<책 소개>
40년간의 탐구여정에서 만난 다양한 인류문화 이야기!
아마존에서 티베트까지, 인류 지혜의 원형을 찾아 떠나는 40년의 여행『세상 끝 천개의 얼굴』. 이 책은 하버드 대학에서 인류학, 생물학 학위를 받고 인류학자, 민속식물학자, 여행가, 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웨이드 데이비스가 캐나다 북부, 안데스와 티베트의 산악지대, 아마존, 오리노코, 아이티 등을 여행하며 만난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르네오의 프난족, 케냐 북부의 유목민들, 티베트의 운명 등에 관해서 서술하며, 세계 전역의 유서 깊은 민족들이 과거로부터 단절되고 불확실한 미래로 떠밀려가는 세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불어 원주민들의 삶과 그들을 둘러싼 자연환경이 담긴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진은 그 자체로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40년간에 걸친 탐구의 여정에서 만난 원주민과 그들의 문화를 통해 수많은 문화가 각자 분명하게 가지고 있는 사상·신앙·신화·통찰의 총체인 인종권이라는 개념에 대해 서술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토착 언어의 대다수가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살펴보고, 서구 문화라는 지속 불가능한 단일 문화가 전 세계의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다른 문화를 멸종의 길로 이끌고 있는 지금의 세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가정보>
웨이드 데이비스
저자 웨이드 데이비스는 ‘과학자, 인문학자, 시인에 모든 다양한 삶에 대한 열렬한 옹호자가 합체된 보기 드문 인물!’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이와 같은 찬사를 보내는 웨이드 데이비스를 수식하는 말은 그 밖에도 인류학자·민속식물학자·민족지학자·모험적 여행자·베스트셀러 작가·사진작가·영화제작자 등 가히 전 방위적이라 할 만하다. 웨이드 데이비스는 하버드 대학에서 인류학, 생물학 학위와 아울러 민속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식물 탐험가로서 그는 하버드 대학 식물원의 지원을 받아 아마존과 안데스 산맥 주위에 거주하는 다양한 원주민 부족들과 3년 이상 생활하며 6천 종 이상의 식물 표본을 수집했다. 그 후 아이티로 가서 좀비의 실체에 대해 조사했으며,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쓴 첫 번째 책 『Serpent and the Rainbow』(1985)는 아홉 개 언어로 번역된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또 다른 저서 『One River: Explorations and Discoveries in the Amazon Rain Forest』(1996)는 캐나다 최고의 문학상인 총독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Passage of Darkness』(1988) 『Penan: Voice for the Borneo Rain Forest』(1990) 『Shadows in the Sun』(1993) 『The Clouded Leopard』(1998) 『The Lost Amazon』(2004) 『The Wayfinders』(2009) 등의 저서가 있다. 그는 아이티의 보둔교, 아마존의 신화, 생물학적 다양성의 위기, 향정신성 약품의 전통적 사용과 남미 원주민의 민속식물학 등과 관련된 과학 논문을 150편 이상 꾸준히 발표했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그의 사진들은 뉴욕 국제 사진센터를 비롯한 많은 갤러리에서 그룹전 형식으로 전시되었으며, 타임, 피플, 디스커버, 사이언스 등의 잡지에도 게재되었다. 2002년에 웨이드 데이비스는 익스플로러스 클럽The Explorers Club이 훌륭한 탐험가에게 수여하는 로웰 토머스 메달Lowell Thomas Medal을 받았으며 2004년에 익스플로러스 클럽의 1백 년 역사상 스무 번째 명예 회원으로 추대되었다. 또한 래넌 재단Lannan Foundation 문학상에서 논픽션 분야 상을 받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웨이드 데이비스는 현재 미국지리학회의 전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동아프리카, 보르네오, 네팔, 페루, 폴리네시아, 티베트, 말리, 베닌, 토고, 뉴기니, 바누아투, 북극과 그린란드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스티킨 황야에서 지내곤 한다.
<출판사 서평>
조지프 캠벨, 카를 융, 루디야스 키플링을 하나로 묶어낸 서사시!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과학자, 인문학자, 시인에 모든 다양한 삶에 대한 열렬한 옹호자가 합체된 보기 드문 인물’이라 찬사를 보낸 세계적인 인류학자이자 민속식물학자인 웨이드 데이비스. 이 책은 그가 40여 년의 세월 동안 외부인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세상의 오지들을 탐험하며 생태의 신비와 문화의 다양성을 연구한 결과에서 나온 다양한 저술의 결정(結晶)을 심도 있는 에세이로 풀어낸 독보적인 기록이다.
아마존의 열대림과 안데스의 산악지대부터 아이티의 보둔교, 말레이시아의 원시림, 북아프리카의 사막과 눈 덮인 티베트, 그리고 북극지방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능숙한 필치와 시선을 압도하는 사진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우리는 일찍이 알지 못한 경이로움과 비극이 펼쳐지는 세상 끝에서 ‘인종권(ethnosphere)’을 만난다.
“인종권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그것은 우리 꿈의 소산이요, 우리 소망의 구현이요, 우리 자신과 관련된 모든 것의 상상이요, 대단히 탐구적이고 놀라우리만치 적응력이 강한 종인 우리가 창조해낸 모든 것”이라고 웨이드 데이비스는 말한다.
우리는 그간의 인식전환을 통해 생물다양성의 붕괴는 애석해하면서도 인종권, 즉 문화적 다양성의 소멸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 바로미터는 인간 정신의 정수요, 각 문화의 정신과 물질이 소통하게 만드는 매개체인 언어다. 오늘날 존재하는 6천 개의 언어 가운데 절반은 더 이상 전수되지 않는 사실상 사망상태이고, 2주마다 하나꼴로 이 세상 어딘가에서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더없이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 경험의 예술적, 지적, 정신적 표현들이 사장되고 있다는 말이다. 좀 더 직접적으로 비유하면, 성경, 논어, 코란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화는 언어와 운명을 함께한다.
인종권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저자의 설명은 아마존의 여러 부족과 안데스의 잉카문명, 캐나다 황야의 원주민 신화, 악명 높은 코카인의 원료로 알려진 남미 코카의 전통적인 효용, 아이티에서 만난 좀비의 실체와 보둔교, 벌목으로 사라져가는 보르네오 밀림 최후의 유목민, 외래문화에 대한 대응에 따라 운명이 갈린 케냐의 두 부족 등 수많은 사례와 분야를 종횡무진으로 넘나든다. 저자가 길게는 10년에 가깝게 자신이 접하는 각각의 문화와 삶을 나누며 그것의 핵심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이 책이 그려내는 다양한 토착문화의 생생함과 그를 통한 설득력은 불가능했으리라.
기술적인 정교함과 물질적인 풍요가 문화의 복잡성을 가늠하는 직접적인 척도라는 20세기 초까지의 주장을 전복시킨 위대한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데이비드 메이버리 루이스, 에번스 슐츠와 그 뒤를 이은 웨이드 데이비스의 여러 선배와 동료들의 업적과 에피소드는 이 책에 흥미와 다채로움을 더해준다.
이들의 열정적인 연구가 있었기에 이제 우리는 역사란 그리고 현재란 물리적으로 열악한 문화를 정복하고 복속시켜서가 아니라 유구한 세월이 일궈낸 하나하나가 고유한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계승하면서 발전하고 풍부해져왔다는 깨달음에 도달한다. 문화적, 생태적 다양성이란 결국 세월의 저편을 넘어 우리의 삶에 근간을 이루는 대지일 뿐만 아니라 거기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자양분이다. 이 공급원이 끊긴다면 우리의 현재를 지탱하고 있는 기반이 붕괴된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남의 발등인 줄 착각하고 도끼로 자신의 발등을 찍는 길을 가고 있다. 만연한 환경파괴와 더불어 일원적인 세상을 추구하는 현재의 글로벌화는 문화적 다양성의 기초인 수많은 토착문화를 뿌리 뽑아서 우리의 세상이 과거와 단절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미래 세대에게 다양한 문화적 기억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전망을 물려주지 않는 일종의 뇌수술이요, 인류의 혼을 빼앗는 정신적 살인이다.
“다르게 생각하라! 창조적으로 일하라!” 이것은 많은 자기계발서와 각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힌 선구자들이 입을 모아 전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른 생각과 창조적인 사고는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이 책에서 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한 가지 언어와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어떤 다른 생각과 창조적 사고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토착문화는 하나하나가 다양한 사고와 세계관의 총화이고, 세상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하는 열쇠이다. 많은 세계가 사라져가고 많은 문화가 소멸되어간다는 것은 우리 삶의 가능성이 그만큼 더 축소되고,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에 대한 적응 반응의 레퍼토리가 그만큼 더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다양성의 보존은 환경 보호론자나 호사가들만의 주장으로 치부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인간의 공통적인 욕구와 규범이라는 외투 속에는 형형색색의 실로 짜여 황홀한 무늬를 엮어내는 고도로 분화된 삶의 양식들, 유일무이하고 경이로운 꿈을 동반하는 독특한 문화들이 담겨 있다. 그런 천을 불빛에 비춰본다고 상상해보라. 만약 그 다양함이 뿜어내는 화려한 색채가 한 가지 색으로 대체된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잃어버리게 될까? 책장을 넘기며 끊임없이 숙고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가장 끔찍한 악몽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세상 끝 천개의 얼굴 / 웨이드 데이비스 (U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