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과 같은 이야기>
마음속 말들을 풀어내 나열해 잔뜩 수식어를 붙이고
형용사로 풍성함을 만들고 여러 개의 문장을 쉼표로 이어
마침내 마침표를 찍은 글을 너에게 줄 거야.
두서없는 단어의 연장 같아도
무언가 이해할 수 없는 조화일지어도
나는 그런 말들을 모아 적어 한가득,
너에게 안겨줄 거야.
어쩌면 그게 완성되지 않은 모양일지라도.
너의 품에서 글자들이 떨어져 내려도 괜찮을 만큼
많은 말들을 너에게 전할 거야.
글자가 다 떨어질 때쯤 나도 존재하지 않을 만큼의
문장들을나는 너에게 달려가 전할 거야.
고지현
1990년 1월, 겨울에 태어났다.
넓은 범주의 예술을 사랑하며 어떻게든 비슷한 분야에 머물기 위해
꾸준히 또 꾸준하지 않게 써왔던 시들을 모아 2017년 첫 번째 시집
'회색의 체온'을 독립출판물로 발행했다.
현재는 아은이라는 이름을 지어 그림 작업을 주로 하고 있으나
언제나 글을 쓰고 있다.
회색의 체온 / 고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