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해경, 겨울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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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꿈 같은 이야기들이 담긴 그래픽 노블 단편집

이 책은 독특한 그림 세계와 아름다운 서사가 돋보이는 작가 목해경의 첫 작품 모음집이다. 장작을 찾아 헤매는 사람, 목이 마른 장대비 여인, 바다를 보기 위해 전쟁터에 나간 아들, 헤 어진 아내의 연주회에 간 사진사, 어느 겨울 벤치에서의 꿈, 골디의 가족 이야기, 꿈에서 본 푸른색을 찾아간 남녀, 표류하는 유령선 등, 마치 판화와도 같은 이 흑백 작품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 꾸었던 ‘꿈같은’ 이야기들이다.

작중의 인물들은 모두 무언가를 찾아 떠난다거나 그것을 이미 지나쳐 버린 이들이다. 작가에 게 꿈이란 간절한 바람인 동시에 그 모든 것이 지나가 버린,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자체인 것 같다. 그런 꿈 같은 시간은 대개 짧게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강렬한 꿈에서 깨어난 뒤, 우리는 어딘가 달라졌다는 느낌뿐이고, 그것에 대한 명확한 단서는 늘 주어지지 않는다. 단지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몇 개의 장면들일 따름이다.

 

장면들

꿈을 기억하는 방식은 시의 그것과 닮아 있다. 모든 말을 전부 기억하진 못하더라도, 인상적 인 장면들과 감정에 의해 재생되는 것이다. 이런 지점에서 『겨울 꿈』에 나타나는 함축적인 장 면들은, 작가 목해경이 목격한 현실(꿈)의 부분적인 단면에 불과하겠지만, 역설적으로 작가가 꿈의 어법을 서술의 태도로 취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작중의 인물들과 배경은 어딘가 초현실적인 장면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반복과 차이

꿈에서 반복이란 드문 일이 아니다. 어쩌면 모든 꿈이 과거의 꿈을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 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대체로 막연한 느낌뿐인데, 왜냐하면 꿈은 약간의 차이를 두며 반복을 변주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그림은 얼핏 똑같은 장면인 것처럼 보여도 장면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같은 꿈 을 꾸어도 어딘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작은 차이와 반복을 찾아가며 ‘느리 게’ 읽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선인장의 속도

이 책에서 극적이며 박진감 넘치는 서사 전개를 기대하긴 어렵다. 전체적인 줄거리도 단순한 플롯에서 차분하게 진행되지만, 그 언어들이 바라보는 곳을 곱씹어 보면 그 의미가 그리 간단 하지만은 않다. 어딘지 동화나 신화 같은 분위기의 짧은 이야기들. 구전으로 전해지던 이야기 들이 짧은 시간 많은 정보를 담아내기 위해 이미지와 상징을 사용했던 것처럼 이 책 속의 이 야기도 그렇다. 장면 사이의 행간을 읽는 작업이 필요한 작품이다. 일시에 소비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천천히 압축을 풀어가며 읽어야 하는 이야기다. 책의 서두에는 이런 글이 표지판처럼 쓰여 있다. ‘선인장의 속도로 한다.’

삶의 전략보다, 믿을 만한 토템을 생각한다는 작가의 말을 떠올려 보자. 사막 한가운데서 자 기 시간을 묵묵히 일관하는, 선인장이라는 토템. 아마도 이것은 꿈이라는 현실, 현실이라는 사 막에 대한 작가의 태도일 것이다. 이 책 역시 한 권의 꿈이라는 현실, 현실이라는 사막이라면, 이 책을 읽는 이들도 선인장의 태도로 ‘겨울 꿈’을 읽어주길 바라는 작가의 기도가 아닐까.

또 한 가지 특징. 이 책은 영어와 우리 말이 병기되어 있다. 짧은 영시를 읽는 듯한 감동 또 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차례

프로메테우스_____ 9

장대비 여인_____ 35

YAHOO _____ 63

언더 워터_____ 109

겨울 꿈_____ 135

가족의 탄생_____ 161

호라이즌_____ 179

유령선_____ 215

 

-2-

목해경 글_____ 223

 

 

지은이 : 목해경(木海鏡) 1986년생. 여러 형태의 작업을 진행해 오다 결국 출발점으로 돌아와, 현재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고 있다. 단순하면서 근본적인 모든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변하는 것들을 아우르는,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주목하는 편이며, 바다나 불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전시

2015 청강뮤지엄 '만화탐구'전 2015 갤러리175 <얼굴 없는 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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