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을 지키는 다정 (김소원 단상집 03)
애써 위로하지 않고 다만 함께 있기 위한 글, 자주 사람에 기대어 웃고 무너지며 친애하고 침해하는 사랑들을 바라보며 쓴 글들을 선보인 김소원 작가의 세 번째 단상집입니다. 무수히 많은 관계와 감정 속에서 작가는 언제나처럼 조심스럽게 타인과 스스로를 지켜내며 친절함 보다는 특유의 다정함으로 글을 썼습니다. 언젠가는 세상엔 이런 삶의 형태도 있어, 라고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선명하고 투명한 생각을 글로 옮깁니다.
책 속에서
“어떤 호의는 누군가에게 꿈이 된다”
“노력해서 다정한 것 말고 천성이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도 타인을 이해하는 사람, 상황에 대해 납 득이 아니라 공감하는 사람, ‘이해는 하는데 ~하다’에서 ~라는 감정을 가지지 않는 사람.”
ー 7p
“늘 타인에게 나의 일상을 빚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만큼 당신도 내게 빚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누군가가 내게 빚질 수 있다면 내게서 좋은 것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좋은 것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ー 24p
“다정에도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닐까 다정함을 베푸는 데는 용기가.”
ー 28p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므로, 라는 이유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해할 때 오늘의 대화를 꺼내어 볼 것 같다
사랑의 한가운데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하여”
ー 36p
“늘 이 정도의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같은 궤도에서 성실하고 한결같은 사람. 계속하고 있나, 싶어 드문드문 들여다보면 꼭 계속하고 있는 사람. 그것이 무엇 이든. 이 정도의 사람에서 ‘이 정도’라는 것을 미세하게 다듬고 조정하면서 궤적을 그려나가는 사람.”
ー 82p
작가의 말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정한 사람, 이라고 되고 싶 은 나를 생각하면,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다정을 생각하는 것과 정말로 다정한 사람이 되는 것은 달랐습니다. 쉽게 무너지고, 쉽게 포기하고, 쉽게 허물어지는 마음을 바라보며 누군가에게 다정하다는 것 이 얼마나 어렵고 괴로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꾸만 편협해지고 날을 세우는 마음을 다독이고 어르면서 다정에 대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안 좋은 소식이 많았습니다. 사람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 세상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왔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그래? 사람이 그래도 되는 거야? 그런 물음들 앞에서 다정한 마음 같은 것은 아무런 힘도 없는 것 같아서 무력했습니다. 그럴 때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괴로웠습니다. 그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다정이 저를 일으켜주었습니다. 다시 똑바로 설 수 있게 되었을 때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세상이 더이상 이런 세상이지 않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것은 너의 다정으로 지켜진 나의 다정으로, 또 다른 누군가의 다정을 지키는 일이겠구나. 그들의 다정으로부터 그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함께 통과해온 소식들을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느 날 또, 어떤 소식이 우리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날에 당신이 기댈 수 있게 나의 다정이 좀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바랄 수 있다면, 이 글이 그런 날들에 당신의 다정을 지키는 다정이길 바랍니다.
언제나 당신의 다정에 빚지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김소원 @luxwish_be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문학잡지 <After Sentimental>의 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한 이해와 단단한 다정을 위해 노력합니다. 괄호 속의 말들을 씁니다.
김소원 단상집
01 너였다면 이곳에 낭만적인 이름을 붙였을까
02 침해하는 나의 사랑에게
03 다정을 지키는 다정
지은이 : 김소원
디자인 : 이민영
펴낸곳 : 별책부록
ISBN : 979-11-967322-6-4 (03810)
사이즈 : 130 x 197 mm
페이지 : 136 pages
가격 : 10,000원
다정을 지키는 다정 (김소원 단상집 03) / 별책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