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들게 된 이야기 : 일 년 전쯤 반려견 꽃순이를 아무런 준비 없이 황망하게 보내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며 후회를 했었지요. 어떤 사람들은 떠나간 반려동물이 환생해 다시 나에게 오기를 바라기도 하고, 실제로 그런 것이 틀림없다며 운명처럼 다른 동물을 만나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녀석이 저에게로 다시 올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정말로 잘못한 것이 많았거든요. 난 꼭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보고 싶은데 그 녀석이 환생하면 나는 죽어서도 다시 볼 수 없겠구나 싶어 절망하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고대 이집트인들의 생사관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환생이 없습니다. 이승에서 오직 한 번의 삶이 있을 뿐이고 신분 상승이나 인생 역전도 없으니 어쩌면 나는 죽어서 꽃순이는 물론 뽀비, 이쁜이, 똘똘이, 해피, 바둑이, 나비..... 모두 만날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네, 그때의 저에게 그것은 분명히 커다란 희망이었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었습니다.
책의 내용 : 책은 미라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서 그들이 미라 만들기에 왜 집착했는지, 그들이 생각했던 사후 세계는 어떤 것인지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혼이라는 개념을 고대 이집트인들은 ‘바“, ”카“등 조금 더 여럿으로 나누어 생각했는데요, 이것을 이해하고 간략하게 풀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집트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때부터 지금까지 바와 카는 저에게도 풀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풀어도 풀어도 계속 틀리는 기분입니다. 미라는 바와 카에 대해 알고 나면 조금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야기라 어렵긴 하지만 최대한 간단히 적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지막 장은 미라 만드는 방법과 장례 절차, 부장품, 부적 등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책에 실린 모든 그림은 색연필과 반짝이 붓펜을 이용해 그렸습니다.
바인딩 이야기 : 책등에 노출된 코드(노끈)를 실이 감싸고 지나가는 방식으로 엮었습니다. 코드는 책등 폭보다 여유 있게 잘라 양 끝을 실로 총총 감아 멋내기를 해 보았고 코드의 끝은 풀리지 않도록 밀가루 풀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사용된 코드와 실은 아마 100%로 만들어진 것을 사용했습니다. 아마는 미라를 감을 때 사용하는 붕대를 만드는 재질이라 이번 책과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며 혼자 흐뭇해했습니다. ^^
종이 이야기 : 내지와 표지에 사용된 종이 루프 파티클은 그림과 책의 내용을 잘 살릴 수 있는 것으로 고른 것인데, 고르고 보니 마침 FSC 인증을 받기도 한 것이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친환경 종이 중에 골랐다고 하면 더 멋질 텐데 솔직히 말하자면 순서가 그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 제가 만든 첫 번째 독립 출판물인 <SIWA> 때도 이 종이를 사용하였으니 5년 만에 다시 만났네요. <SIWA>는 루프 파티클 스트로였고, 이번에는 루프 파티클 버치를 사용하였습니다.
서지 정보 페이지 : 60
페이지판형 : 148*148
내지 : 루프 파티클 버치 116g
표지 : 루프 파티클 버치 216g
가격 : 18,000원
발행일 : 2020.10.10
미라 - 영원한 생명을 꿈꾸다 / siwa 시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