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정일 2020년 10월 17일
출간예정일 2020년 10월 22일
값 13,000원 / 168쪽 / 134*200mm
국내도서> 에세이
책 소개
이동문학 단상집 | 집에 오고 가는 거리에서 마음의 옆자리에 앉혔던 것들을 기록했습니다.
저는 경기도 외곽의, 들어본 적은 있지만
살면서 한 번도 갈 일이 없을 것 같은 곳에 삽니다.
그곳에서 '어차피 어디든 멀다'는 걸
받아들이는 삶을 1n년간 살았죠.
멂이 주는 괴로움만큼 위안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1년간 "이동문학 단상집"이라는 라벨을 달고
멀어서 가까워진 것들을 썼습니다.
꼭 물리적으로 먼 곳에 살지 않더라도,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라는 가사에 공감한 적이 있다면,
이어폰을 두고 나와서 슬픈 경험이 있다면,
외박을 하고 싶은 신데렐라의 심정으로 살다
하루 날 잡고 용기를 내서 논 적이 있다면,
이 이야기는 당신의 옆자리에도 안착할 수 있을 겁니다.
작가 소개
민주 | 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사람들과 떨어져 지냈던 시간의 저를 위로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멀찍이서 바라보는 시선을 갖는다는 건 외로운 일이지만, 그만큼 멋진 풍경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제는 온전히 받아들여지길 바란 적도 없이, 너무 쉽게 내쳐져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제가 본 세계를 열고 싶어요. 지금은, 그래서 쓰고 있습니다.
목차
가까워지는 말… 4
창밖은 가을… 6
창밖은 겨울… 30
창밖은 봄… 64
창밖은 여름… 100
창밖은 다시 가을… 146
멀어지는 말… 164
본문 발췌
계기야 어쨌든 좋아하게 되니까 이 곳이 성처럼 느껴졌다. 밖으로 나가기 힘든 감옥이 아니라, 온전히 안락한 나의 공간, 초록이 감싼 성.
-창밖은 가을 중 ‘멀어서 가까워지는 [기록]’에서…
겨울이 오고 있다. 춥다는 말이 입 밖으로 떨어진다. 허리를 시린 공기가 끌어안는다. 바람이 불어 온기 없는 머리끝이 입술에 붙는다. 그럼에도 나는 그 계절이 다가오는 느낌이 마음에 든다. 날이 가고 있다고. 세상에 찬 바람이 채워지면 온 동네에 감정이 굴러다닐 거라고. 차분하게 예고하는 공기 위를 걷고 있다.
-창밖은 가을 중 ‘멀어서 가까워지는 [겨울]’에서…
이렇게 의도치 않게 쓰고 싶어지는 상황이 찾아오면 나는 어떻게든 글적글적 거리게 된다. 그저 글을 적고 싶어 끝내 글을 적는다. 참을 수 없는 충동에 솔직해져야 비로소 만족할 수 있다. 고로 지금 나는 만족을 만들고 있다.
-창밖은 겨울 중 ‘멀어서 가까워지는 [만족]’에서…
버스는 물의 그림자를 머금고 있었다. 때때로 볕을 받을 때 그 안에서 책을 펼친 이는 그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그녀가 마을버스에서 보았듯이. 그렇게 그녀는 시간이 흩뿌려둔 버스의 기억과 책 속의 글자 속에서 진동을 느끼며 오후 1시로 달려갔다.
-창밖은 겨울 중 ‘멀어서 가까워지는 [스케치]’에서…
책 속에서 보았던 침침한 밤의 무늬, 어딘가 막막하고 불규칙적이지만 그 안에 질감과 색이 있던, 그런 하루를 지났다. 이렇게 예외의 순간이 종종 있어 삶에도 무늬가 만들어지는 것이겠지. 잘 새겨넣자. 이 견딤이 더 예쁘게 남도록.
-창밖은 봄 중 ‘멀어서 가까워지는 [예외]’에서…
셰익스피어는 여섯 단어로 사람을 울렸다고 한다. 나는 문득 세 단어로, 사람을 울리진 못해도 탄식이 나오게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어폰을 잊은 경기도민.’
-창밖은 봄 중 ‘멀어서 가까워지는 [공간]’에서…
멀어서 가까워지는 것들 / 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