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가 주고 받는 일상톡
<아직은 엄마 아빠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펴낸곳 : 달에서 온 소포
-지은이 : 블링문
-정가 : 10,000 (원)
-크기&쪽수 : 115 x 185 x 70 (mm) , 143p
-출간일 : 2020-04-24
-이메일 : blingmoonn@nate.com
-인스타 : https://www.instagram.com/blingmoon_mj/
‘명사' '형용사' '동사'의 사 = 말씀 사 (詞)의 의미와 저의 이야기 = '사적인 이야기를 말하다'
어 바 웃 북
I
거실에서의 엄마 아빠의 모습,
함께 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 부모님,
이 풍경들이 언제까지나 내 곁에 영원히 함께 할 수 없기에
난 가끔 부모님의 부재에 대한 상상을 하곤 한다. 그런 순간은 누구에게나 피해 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그 순간의 나는 또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본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두 분의 대화 그대로 여기에 옮겨 적었다. 두 분의 평범한 대화는 아마도, 아주 먼 훗날에 비교할 수 없는 그리움으로 다가오겠지.
I
이 책은 부모님이 평소에 나누는 이야기를 그대로 담은 ‘일상톡’ 에세이 입니다. 어떤 날은 두 분의 대화가 저를 웃게 하고, 어떤 날엔 두 분의 부재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하셨던 대화를 들으며 울컥해진 날도 있었습니다. 따뜻한 색채, 유머가 깃든 일러스트와 함께 짧은 대화로 이루어진 글과 부모님이 직접 적으신 일기장 내용의 일부와 함께 편지들을 담았습니다. 언젠가 우리 집 풍경과 부모님의 이야기 그리고 두 분의 목소리와 잔소리마저 그리워지는 날들이 올 것입니다. 아직은 엄마 아빠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일상입니다.
책 속 으 로
Prologue
SCENE 01~40
엄마의 일기장
아빠의 편지
Epilogue
______SCENE 15. 둥근상처는 없다
누가 그랬던가. 상처는 받는 사람도 아프지만, 주는 사람도 아프다고. 특히 못된 말로 가족들에게 주는 상처는 결국엔 내 상처로, 후회로, 아픔으로 남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아픔들은 다른 상처와 다르게 마모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가시가 되어 마음 곳곳을 유영하며 다시 날카롭게 찌른다는 것을.
______ SCENE 03. 탕수육 게임
일요일 주말 오후, 두 분은 거실 TV에서 예능 프로를 시청하고 계신다. 그때 갑자기 TV에서 탕수육 게임을 하는 모습이 나왔다. 마냥 그 TV를 지켜보시다가 갑자기 엄마가 갑자기 입을 여신다. ‘탕!’…….그러자 3초쯤 지나 아빠가 마지못해 하시는 척 쓱-말씀하신다. ‘.........수.’ ‘육!’ ‘탕!’ ‘탕!’ ‘수!’ '육!' '수!'..........이미 게임의 룰은 의미가 없다. 탕수육의 무한 반복이 시작되었다. 아______오늘 점심에 탕수육이나 시켜 먹을까.
______ SCENE 34. 눈물의 여왕
…(중략) 난 엄마의 눈물을 많이 봤다. 아마 종종 엄마는 눈물을 또 흘리실거다. 다만 æ’으로는 슬픔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시기보다는, 그래도 행복한 일들이 많아서 흘릴 그리움의 눈물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______ 엄마의 일기장 #큰 언니 생신
어제는 큰언니 생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언니들을 보니 마음이 행복해졌습니다. 하지만 몸이 아팠던 둘째 언니를 보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수다를 떨고 만나면 이렇게 좋은데 자주 만나지질 않네요. 셋째 언니 집에서 또 먹을 반찬을 한 보따리 싸줘서 가지고 왔습니다. 갈 때마다 싸 들고 옵니다. 친정집에 온 듯 푸짐합니다. 헤어지는 순간은 늘 가슴이 시려요. 나이들이 많으니까 앞으로 볼 날이 점점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니 이 몹쓸 놈의 눈물이 또 소리 없이 주르르...인생 살아봐도 별것도 아닌데 말이죠.
______ 엄마의 일기장 #겨울 이야기
사그락사그락 / 내 몸에 부딪히는 / 함박 눈소리 / 잊고 있던 빛바랜 /정겨운 소리에 / 내 마음은 고향마을 / 한 걸음에 달음박질 / 운치 깊은 그곳에는 / 바람소리 부엉이 소리 / 사계의 소박함이 / 눈처럼 쌓여간다.
______ 아빠의 편지 #01
오늘도 아저씨랑 같이 갔었는데 나만 혼자 와서 장사를 마치고 독수공방 숙의 생각을 떠올리며 한시가 가까운 지금, 네게로 향해본다. 혹시 네가 오지 않을까 해서 회답을 안 보냈는데 11월도 마지막 가는 날 어느덧 78년도 한 달밖에 안 남았구나. 너무나 빠른 세월.
아쉽기만 할 뿐이다. 난 네가 한 번쯤은 다녀가리라 생각했었는데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모양이지?
______ 아빠의 편지 #02
저녁엔 라면을 끓여 먹고 계산하고 나면 열한시. 잠자리 누우면 하루도 빠짐없이 숙의 모습을 생각하며 사진을 보곤 하는데, 숙이는 조용한 방에 불빛만 생각하는 모양이지. 며칠 남지 않은 너와 나의 만남, 모든 얘긴 그때. 난 구정 날 출발, 집엔 두시쯤이면 도착하겠지. 숙아, 이젠 좀 뚱뚱해졌겠지. 그전보다 야위어 보인다면 그냥 안 둘 테니까. 안녕.
<아직은 엄마 아빠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아직은 엄마 아빠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 블루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