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램블 교차로의 유령들/ 박민정
“그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였다. 아직 햇빛이 쨍했다. 눈부실 만큼 햇살이 좋았다. 신호가 바뀌자 여섯 개의 횡단보도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길을 건넜다. 그 모습을 높은 곳에서 부감하면 장관일 것 같았다.” 쨍했던 게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햇살처럼, 우리 자신이 깜박이며 어렴풋해질 때가 있습니다. 스크램블 교차로 한가운데서 우리는 흐릿해진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박민정은 소설 쓰는 사람, 삶의 수행성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우연히 알아내면서,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스크램블 교차로의 유령들>도 그런 마음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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