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쳐들어오는 불안에게 방을 내어주곤 구석으로 몰리는 날이 있다.
온전하게 단잠에 드는 날도 있다.
포근한 단잠에 드는 날도 있다.
불안에 흔들려 두 번 다시 닿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 해도.
다 괜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도, 내일 모레도.
어김없이 오늘은 온다.
삶은 이렇듯 여전하고, 그렇게 계속된다.
오므린 두 손바닥에 가지런히 올려진
지금, 여기, 오늘이라는 순간.
그 순간을 잘 품어내는 것만이
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몫이라는 것을
지금 여기 그리고 오늘 / 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