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다녀왔습니다 뉴욕 독립서점 -그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공간의 비밀 지은이: 안유정
펴낸날: 2018년 4월 9일 판형: 148*210 값: 14,000원 쪽수: 304쪽
ISBN: 979-11-9634-160-2 03300 펴낸곳: 왓어북
주어진 시간은 한 달, 뉴욕에서 무엇을 볼 건가요? - 자유의 여신상보다, 브로드웨이 쇼보다, 메이시스 백화점보다 흥미진진 한 뉴욕의 독립서점들!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 지역에 있는 작지만 강한 독립서점 19곳과 기업형 서점 4곳의 도서 큐레이션, 이벤트, 공간 구성,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뉴욕의 서점에서는 어떤 책을 진열하는지 궁금한 독서가들, 뉴욕의 작은 서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한 독립서점 주인 들, 뉴욕의 서점 탐방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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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뉴욕 서점 탐방기가 아닙니다. 몇 번가의 어떤 서점이 예쁘고, 어디가 책이 많고, 내부 카페의 컵케익은 어디가 맛있는지에 대한 소개가 아니라, 그보다 깊고 본질적인 의문, 즉 ‘작은 서점이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에 대한 리포트에 가깝습니다. 작지만 강한 뉴욕 의 서점들이 어떤 방식으로 각자의 개성과 전략을 통해 독서 인구 감소와 인터넷 서점의 공 격적인 마케팅,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며 운영되는지에 대한 목격담입니다.
2017년 여름 한 달 동안 맨해튼과 브루클린 지역의 서점을 취재했고, 당시 직원과 나눈 대화 내용도 수록했습니다. 본문 내 100여 장의 사진이 생동감을 더합니다. 이 책은 지적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publy.co)에서 11월 발행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합니다. 퍼블리에서 2018년 3 월 기준 독자 만족도 2위를 차지한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지은이 | 안유정
책 만드는 일을 합니다. 대학 학부에서는 경영학, 대학원에서는 국제통상금융을 공부했고 기업의 재 무팀에서 근무하기도 했지만, 재무제표보다는 텍스트에 더 끌려 출판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인문서, 경제경영서, 자기계발서, 에세이 등 다양한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며 해외 도서를 번역하기도 합니다. 자유로우면서도 안정된 삶, 남들과는 다르게 살지만 남들만큼은 살아야 한다는 모순적인 인생 목표 를 성취하려 노력합니다.
차례
들어가며 ― 7
1장 뉴욕의 강력한 독립서점 10
1 탐험과발견의재미가있는쓰리라이브스앤컴퍼니―15
뉴욕에서도 임대료가 특히 비싸기로 유명한 그리니치 빌리지. 쓰리 라이브스 앤 컴퍼니가 이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40년간 버틸 수 있던 비결이 뭘까요? 이곳에는 다른 서점보다 ‘똑똑한 직원들’과 이들이 제 시하는 ‘수준 높은 큐레이션’이 있습니다.
2 시끌벅적한 활동가들의 천국, 블루스타킹스 ― 31
블루스타킹스에서는 호신술 워크숍, 우쿨렐레와 요가 강좌 등 가볍고 재미있는 이벤트가 매일 열립니 다. 하지만 이곳을 채우는 책은 가볍지 않습니다. 인종문제, 페미니즘, 반자본주의 등 묵직한 주제의 책 이 가득합니다. 머리 아픈 책으로 가득한 블루스타킹스에는 왜 손님이 끊이지 않는 걸까요?
3 다갖춘엄친딸같은독립서점맥낼리잭슨―47
디저트가 맛있는 카페, 활기찬 직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춘 맥낼리 잭슨은 ‘스펙 좋은 엄친딸’ 같 습니다. 에스프레소 북 머신으로 여기서 책을 인쇄해서 판매하게 해준다니, 마음씨도 고운 서점입니다.
4 좋은의도에좋은사람들이모인하우징웍스북스토어앤카페―65
좋은 의도에 좋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기증받은 헌책으로 꾸몄지만 큐레이션은 일반 서점 못지않습니 다. 새책은 한 권도 없는 이곳에 사람들이 반복해서 방문하는 이유는 바로 하우징 웍스 북스토어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지향점 때문입니다.
5 전세계요리책이모여있는보니슬롯닉쿡북스―81
계단을 몇 개 내려가 문을 열면 동화 속 부엌 같은 사랑스러운 공간이 나타납니다. 놀랍게도, 이곳을 채우는 수천 권의 책은 모두 요리와 관련된 책입니다.
2장 독보적 컨셉의 독립서점 vs. 독립서점 9
11 몰래시스북스vs.마스트북스 ―173
“책을 보려면 보고, 일단 모여서 술부터 한잔하자”고 부추기는 것 같은 동네 아지트 몰래시스 북스, 그 리고 작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채운 예술서와 순수문학 컬렉션이 훌륭한 마스트 북스입니다.
12 스트랜드 북스토어 vs. 리졸리 북스토어 ― 193
이 두 명물 서점은 대형서점 못지않은 공간과 컬렉션을 자랑합니다. 죽 늘어놓으면 18마일에 달하는 책 보유량으로 온갖 재미있는 시도를 하는 스트랜드, 그리고 유럽 대저택의 서재를 구현한 듯한 고급스러운 서점 리졸리입니다.
13 북스오브원더vs.드라마북샵 ―215
타깃을 정하고 그들만을 위한 책을 갖췄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와 ‘폴라 익스프레스’의 빈티지 포스터를 전시하여 어른의 가슴까지 설레게 하는 어린이책 전문 서점 북스 오브 원더, 그리고 셰익스피어도 흡족해할 만한 공연예술 책이 가득한 드라마 북샵입니다.
14 192북스vs.스푼빌앤슈거타운북스vs.북석네이션 ―233
아트 디렉터가 표지가 예쁜 책만 가져다 놓은 192 북스, 밀어닥치는 관광객보다는 지역 예술가들에게 무한 애정을 쏟는 스푼빌 앤 슈거타운 북스, 그리고 힙스터의 지하 창고 같은 북 석 네이 션입니다.
3장 한번 가보자 기업형 체인 서점 4
15 오프라인 서점계로 진격한 아마존 북스 ― 255
온라인 서점의 강자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으로 진출했습니다. 미국 전역에 앞으로 4백 개 이상의 지 점을 낸다고 하는데, 이들이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는 뭘까요? 힌트는 ‘아마존이 하면 된다’는 것, 그리고 ‘온라인의 강점을 업은 오프라인 서점의 새로운 시도’입니다.
16 변화하는시대,고전하는반스앤노블 ―267
미국 최대 체인 서점 반스 앤 노블. 그러나 요즘 같이 큐레이션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대에, 산더미처 럼 쌓인 책들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뉴욕에서 가장 큰 유니언 스퀘어 매장을 방문해 최근 반스 앤 노블 이 고전하는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17 뉴욕과 일본 문화의 조화가 돋보이는 기노쿠니야 ― 279
맨해튼에서도 가장 번화한 브라이언트 파크 앞에 일본의 대형 체인 서점 기노쿠니야가 자리합니다. 뉴 욕의 기노쿠니야는 도쿄의 그것과 어떻게 다를까요? 일본 대중문화의 특색과 대형서점의 실용성이 절묘하게 접목된 매장을 직접 돌아봤습니다.
18 오타쿠의천국,없는게없는뉴욕잡화상북오프 ―289
누군가 쓰다 팔아버린 기타, 앰프, 비디오 플레이어, 컴퓨터 모니터 등 맥락 없이 진열된 중고 전자 제 품을 보니, 마치 1990년대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수많은 1달러짜리 헌책과 만화책이 꽂힌 서가를 조금 만 둘러봐도 시간이 훌쩍 지나 있습니다.
서점 정보 ― 300 주석 ― 302
책 속에서
“블루스타킹스의 최대 장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이들에게 장소를 제공한다. 특히 진보적 가치와 관련된 운동을 하는 사람 들이 우리 서점에 의존한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추구하거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알리고, 세 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독립서점들도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부분 저자 와의 만남 등의 이벤트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이 경우 저자는 독자 및 잠재 독자를 만난다. 이런 행사가 매출에 도움이 많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상을 원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프로젝트 를 실행하며 자신의 이상을 알리고 직접 행동한다. -본문 41쪽
맥낼리 잭슨이 베스트셀러를 대하는 태도는 다른 독립서점과 조금 다릅니다. 평대에 인기 도서를 진열 할지언정 ‘베스트셀러’ 표지를 놓거나 굳이 티내지 않는 다른 독립서점과 달리, 이곳에서는 베스트셀러 를 순위까지 매겨서 진열합니다. 하지만 이 베스트셀러는 아마존이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참고 하는 게 아니라, 이곳에서 전월 팔린 책의 수치를 토대로 합니다. 자체 데이터만으로 50위가 넘는 순위 를 매길 수 있다는 것은 이 서점의 도서 판매량이 꽤 높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매월 베스트셀러를 꼼꼼 히 체크해서 진열하는 걸 보면 영락없는 상업 서점이지만, 과연 판매가 될까 싶은 독립출판물도 많이 보입니다. 특히 한쪽에 마련해 놓은 챕북(chapbook) 코너가 그렇습니다. 챕북은 짧은 이야기나 시를 담은 가벼운 책으로, 보통 8~24쪽의 얇은 책자 형태에 가격은 5달러 내외로 저렴한 편입니다. -본문 54쪽
북스 아 매직은 운이 좋은 서점입니다. 35년 동안 지역 사회를 책임지던 서점이 없어지면서 대체할 곳 이 절실했고, 마침 그곳에서 일했던 작가가 남편과 멋진 서점을 만들어 기존 고객을 흡수했습니다. 특 히 2010년 1,651개였던 미 전역의 독립서점이 2016년에는 2,300개 이상으로 늘어나, 미국 독립서점의 재 부흥기라고 불릴 정도였던 2017년의 흐름을 보면 타이밍도 무척 좋았습니다. 이 부부는 중간에 헤 어지지 않고 서점을 끝까지 잘 지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본문 125쪽
“한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고 있다. 서점에서 10퍼센트 이상 할인해서 팔 수 없도 록 법으로 규정해서, 작은 서점과 출판사의 생존을 돕겠다는 의도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법안이 통과된 다면 어떨까? 좋아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규제가 좋다고 생각한다. 관건은, 정가를 온전히 다 내고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 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게 핵심일 것이다. 나는 책의 가치를 훨씬 더 높게 생각하고, 지금 책 가격은 저렴해 보이기까지 한다. 따라서 찬성이다. 얼마 전, ‘황금나침반(Golden Compass)’을 지은 영국의 소설 가 필립 풀먼(Philip Pullman)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할인된 가격에 책을 사 버 릇해서 그런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것 같다. 물론 종이, 인쇄, 제본을 포함해 책 한 권을 만드는 비용 은 몇 달러밖에 안 되는데, 30달러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는 게 말이 안 되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책 은 단순히 종이와 활자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누군가가 노력해서 글을 쓰고 편집하는 비용을 꼭 감 안해야 한다.
-본문 168쪽
이곳은 술을 빼면 설명이 안 되는 공간입니다. 우선 서점에 바가 있다는 것부터가 남다릅니다. 술 가격 도 저렴해, 버드와이저가 4달러, 그 외 맥주는 5달러, 레드와인 6달러, 화이트 와인이 7달러입니다. 바 뒤쪽 선반에 각종 술병과 잔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해피아워(오후 6~8시)에 맞춰 가면 술을 더 저 렴한 가격에 먹을 수도 있습니다. (...) 저녁에 벌어지는 이벤트 또한 독보적입니다. 출간 기념회와 낭독 회는 물론, 디제잉 파티와 동네 체스 대회, 가라오케의 밤, 공짜 헤어컷 같은 이벤트도 열립니다. 주인 맘에 내키거나 커뮤니티에서 원하는 이벤트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여는 듯합니다.
-본문 180쪽
또한 이곳은 직원들이 책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스트랜드에서 직원으로 일하려면 책과 관련된 퀴즈를 맞혀야 합니다. 200명에 달하는 직원은 모두 퀴즈 관문을 통과한 검증된 사람들입 니다. 공간 군데군데 붙은 ‘우리에게 물어보라(ASK US)’는 표지에서 이러한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이 직 원들은 ‘북러버들의 활기찬 서점’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만듭니다. 다른 서점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책 이나 저자의 사진이 올라오는 반면, 스트랜드의 계정에는 직원들이 등장합니다. 힙스터 직원이 책을 들 고 춤추는 영상, 바닥에 누워 웃는 직원의 사진, 할로윈 데이를 맞아 제이슨(영화 <13일의 금요일>에 나오는 연쇄 살인마)으로 분장한 직원이 한 손에는 책을, 한 손에는 칼을 들고 휘두르는 영상도 올라옵 니다. 고루하게 느낄 수 있는 책과 서점을 쿨한 이미지로 풀어내려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본문 200쪽
아마존 북스의 매장에는 소설, 인문, 사회과학, 에세이, 경제경영 등 전통적 분류 외에 독특한 카테고리 가 보입니다. ‘독자 평점 4.8 이상인 책’, ‘사전 예약이 많이 된 책’, ‘뉴욕에서 제일 많이 팔린 소설’, ‘굿 리즈(Goodread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고전’, ‘아마존의 위시리스트에 가장 많이 담긴 책’, ‘킨들 독자 들이 3일 만에 읽은 흡인력 있는 책’ 등입니다. 온라인 회원의 구매 히스토리와 평점, 리뷰, 판매량 등 의 데이터를 가지고 얼마나 기발하고 재미있는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서 큐레이션의 변주 가 무궁무진합니다. 아마존 북스는 온라인 서점의 판매 추이를 분석해 신간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특정 책을 읽은 독자들의 공통 구매 목록과 이들이 선호하는 저자 혹은 장르를 고려해, 독자들이 좋아할 만 한 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보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자서전 옆에 ‘타 이탄의 도구들(Tools of Titans)’과 ‘보이지 않는 고릴라(The Invisible Gorilla)’, ‘슈독(Shoe Dog)’이 함께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베스트셀러 바로 옆에 비슷한 장르와 스타일의 도서가 진열되는 방식으로, 독자 들에게 신간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습니다.
-본문 258쪽
안유정, 다녀왔습니다 뉴욕 독립서점 / 왓어북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