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단어들 / 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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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저자의 첫 번째 독립출판물 입니다.

해당 책의 장르는 에세이로, 사계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무 가지의 ‘일상의 사건들’을 담았습니다.

각 계절을 살아가는 동안, 혼자 관찰하고 생각했던 순간이나 주변 인물들과 함께 겪었던 이야기들을

계절별로 다섯 개씩 꼽아서 겨울부터 봄, 여름, 가을의 순서로 구성하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평범한 상황일지라도,

그 속에서 느낀 기쁨, 슬픔, 사랑, 외로움, 평화, 불안 등의 보편적인 감정을 작가만의 단어와 문장들로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느긋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계절의 장면들과 그 스토리를 모았기에

‘계절의 단어들’이라는 제목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가 계절과 얽히며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각 계절이 주는 특유의 매력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연상하기도 하고,

자신이 경험했던 계절 속의 추억도 다시금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자 소개>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한 2020 경기히든작가 에세이 부문에서 당선 이후,

글 쓰는 일에 더 확신을 갖고 독립출판 활동을 용기 내어 결심 한다.

수상작품집 의 작품 중에서 일곱 번째 글 ‘모두 똑같을 필요는 없잖아’를 썼다.

평소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관찰하고 사색하기를 좋아하며,

그로부터 비롯된 시선과 감정을 나만의 문장들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라고 느낀다.

자신의 문장들이 누군가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거나 여운을 줄 때 희열이 있고,

그것이 곧 책을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목차>

 

Part 1 겨울 : 충전 학교 옆 분식집│입학식│사랑의 붕어빵│스노보드와 첫걸음마│12월 31일

Part 2 봄 : 채비 꽃샘추위│불변의 산수유│4월의 산책│그녀와의 수다│어버이날

Part 3 여름 : 발산 대낮의 혼카│용감한 휴가│소나기│한강의 밤│늦여름

Part 4 가을 : 여과 과도기│시골과 나의 소원│낙엽│만추의 생일│안부 편지

 

 

<책의 특징>

 

<계절의 단어들> 의 본문 내용은 과거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였지만, 문장은 모두 현재형입니다.

지나간 에피소드를 마치 현재 겪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부분입니다.

책의 일부 이야기에는 관 련된 사진도 함께 삽입하였는데,

여기서는 현재형인 글과 대비시켜 과거의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일부러 흑백 사진으로 택했습니다.

또한, 차례 를 보면 각 계절마다 모은 다섯 가지의 에피소드를

하나의 키워드가 대표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단어로 묶었습니다.

겨울은 충전, 봄은 채비, 여 름은 발산, 가을은 여과.

각 키워드의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의식하면서 그에 어울릴 만한 계절별 이야기들을 실었습니다.

 

 

 

 

<본문 일부 발췌>

 

쌓인 눈 위로 함께 만든 발자국, 공부보다 더 집중했던 눈싸움, 아직 김이 나는 사랑의 음식,

뜨끈하게 데워 놓은 장판, 기분 좋게 나른해진 몸과 마음. 이것들이 코 묻은 몇천 원의 값과

맞바꾼 겨울의 선물이라면 나에겐 너무 과분할 따름이다.

21p. 학교 옆 분식집 중

 

코끝이 찡할 만큼 추워서 벌벌 떨 때도, 붕어빵 한 봉지에 묻어나는 은근한 온기가 손을 타면 좀 낫다.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해주는 것들은 사실 별 게 아니라는 하나의 증거이다.

별 게 아닌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누리기 위하여 별의별 일들에 휩싸이는지도 모른다.

27p. 사랑의 붕어빵 중

 

너는 끝까지 영문도 모르는 이야기만 잔뜩 듣고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떠난다.

나도 그 런 너를 뒤로하고, 살벌한 바람을 맞으며 종종걸음을 친다. 볼이 새빨개진 채로. 봄인데 이렇 게 엉뚱하게 추울 일인가 투덜댄다. 새로운 계절을 환영하지 못하고, 지난 계절에 여운을 두 는 모양이 꼭 너 같다. 그저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면 될 것을. 42p. 꽃샘추위 중

 

봄만의 기분 좋은 온도만큼 햇살이 달궈져서는 나의 오른팔에 와 닿는다.

내 체온인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스며든다.

54p. 그녀와의 수다 중

 

조용한 방 안으로 돌아와 투둑투둑 창문을 맞추는 빗소리를 듣는다.

전혀 방해되지 않는 기 분 좋은 데시벨. 지금은 밤이고, 여름이고, 더군다나 소나기 내리는 때 나는 혼자 방 안이다.

이 안정적인 조합에 많은 일로 경직되어 있던 마음이 슬슬 풀리기 시작한다.

70p. 소나기 중

 

기다란 한강 다리에 불이 켜지고 모든 대화를 멈춘 채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다.

우리는 같 은 자리에서 모두 다른 시선을 가지고, 여름의 생기와 한강의 찬란한 장면들을 부지런히 남기는 것이다.

어쩌면 이 밤의 의미도 서로 다를지 모르지만,

모두에게 사라질 수 없는 젊은 날 의 기억이 될 것은 분명하다.

77p. 한강의 밤 중

 

계절이 변화하는 시점. 나는 어느새 또 가을 한철을 잘 살아낼 것이지만,

여름에서 가을로 바 뀌는 순간만은 환영하지를 못해 애써 견디기도 한다.

땀을 온통 쏟아내면서도 애정을 가졌던 계절을 상실하고, 더디게 왔으면 바라던 계절을 만난다.

나에게 가을의 시작은 여전히 이루 지 못한 것들에 대한 무게를 느끼는 때이기도 하다.

내가 나와 약속했던 일들을 하나둘씩 들 추어 본다.

시간은 유한히 사라지는 것 같고 나의 짐들은 무한히 남아 있는 것 같다.

85p. 과도기 중

 

하고 싶은 모든 말을 마치면서 마지막 온점을 찍기 전, 몇 마디를 더 덧붙인다. (중략)

조금만 적으려고 했던 마무리 멘트에 환절기 때 놓치기 쉬운 나의 육체와 정신 건강까지 빼먹지 않고 언급한다.

겨우 한 사람인데도 이렇게 챙겨야 할 것들이 셀 수 없이 많다.

100p. 안부 편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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