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양자물리학의 핵심 개념처럼, 관찰 전의 대상과 관찰 순간의 대상과 관찰 이후의 대상은 바로 관찰이란 행위의 능동적인 개입으로 인해 달라진다. 거창하게 대단한 피조물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다시 침대 위로 눕는 그 순간까지 매일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 그리고 한 인간의 마음을 드나드는 수많은 개념과 감정은 어떤 안경을 쓰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놀랍게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개인이 해야 할 것은 안경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과 안경을 쓰고 벗을 시점을 결정하는 능동적인 참여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 틀림없다. 이에 따라 매 년 반복되는 계절의 모습이 달라지고 책상 위에 자유분방하게 흩어져 있는 소지품의 표정이 달라진다. 기억 속에 진하게 맺혀 있는 사건과 감정의 색 또한 달라지게 된다. 이와 같은 달라짐 혹은 변화를 관찰하게 되는 그 순간에 비교할 수 없이 깊은 깨달음과 심장을 가득 채우는 환희를 비로소 느끼게 된다.
매일 똑같은 버스를 타고 똑같이 붐비는 길거리를 걸으며 하루를 살아가는 한 명의 인간에서 고유한 안경을 쓴 관찰자의 눈으로, 방 안에서 방 밖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서 길거리로, 가까운 관계에서 보통의 사람으로 그리고 마음 속에서 휘몰아치는 모든 감정들로 시선을 옮겨가며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일 년에 걸쳐 이루어진 관찰의 결과를 마주할 시간이다.
<목차>
들어가는 길_5
두 손 가득 채우는 너는,
마음 채운 너는
노란 우체통 속 빨간 소식_13
그럴 때가 됐어_17
주소불명_23
발을 멈춘 달팽이 편지_29
작별의 품격_37
눈을 떴을 때, 돌아보았지
완벽히 멈춘 시간_45
아이스 커피를 만들려다_51
해바라기의 여행_55
겨울의 입술, 겨울의 몸_61
13mm의 거리_67
펜을 들고 산책을 나서다
4월의 색_75
키 작은 종이컵_79
신호등 건널목에서 개똥철학_85
알람을 끄다_91
두 발을 붙든 남겨진 자취
어디선가 봤었어야 해요_99
떠나왔으니 돌아갈까_103
버스가 내 품 안에_109
더 이상 「나 홀로 집에」를 보지 않는 이유_115
안경을 벗고 내 안의 나를 보며
십여 년이 흐른 「살아야지」_123
찬 겨울의 추운 시상식_129
저 멀리 있어줘_135
막상 하면 하잖아_141
떠나는 길_149
<저자 소개>
강성욱
낮에는 영어에 빠지고 해가 지면 한글에 몸 던져 깊은 곳까지 유영하는 지구 생명체 중 하나. 하늘 저 멀리 검은 우주로 띄워둔 두 눈 내려 매일의 일상 속에 흩뿌려 두고 마음 속 귀 활짝 열어 세상 모든 것이 겉에 두른 껍데기를 벗고 황홀한 알맹이를 선사하는 그 순간을 고요하게 치열하게 보고 들으며 글로 옮기는 여정을 걷고 있는 외로운 생명체. 인간 존재를 회의하지만 마지막 믿음을 놓지 않으려 꽤나 발버둥을 치며 살고 있다.
<책 속으로>
인류가 품은 가장 행복한 풍경 위로 분홍, 빨강, 초록, 노랑, 파랑 향기가 조금씩 퍼져 나갑니다.
서로 이리저리 뭉치고 흩어지며 밝은 햇빛을 물들입니다.
하얀색 시멘트 입은 아파트 건물에도 방울져 점차 퍼져 나갑니다.
<서지 정보>
제목: 13mm의 거리
저자: 강성욱
출판사: 글멋
출간일: 2024-07-01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152p
크기: 120*200 (mm)
ISBN: 9791198382504
정가: 15,000원
13mm의 거리 / 강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