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과 하루 / 타이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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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타이피스트의 첫 단행본 『영원과 하루』가 출간되었다. 동시대의 첨예한 감각을 보여 주는 9명의 시인이 자신만의 비밀스런 창작법에 대해 가감 없이 쓴 시 창작 에세이다. 이 책은 창작 과정뿐 아니라 시인들의 시적 경험들을 솔직하면서도 섬세한 문장으로 담았으며, 그를 통해 얻은 대답과 노하우들을 고스란히 실었다. 『영원과 하루』는 시인이 되고자 하는 분들, 시에 첫걸음을 시작했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분들, 현재 시를 쓰고 있지만 시적 사유와 방향을 고민하는 분들까지,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시의 연서이다. 

 

이 한 권의 책에 시에 대한 모든 대답이 들어 있진 않지만, 9명의 시인이 전하는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시를 쓸 때 마주치게 되는 여러 장면들이 있다. 그 장면들은 누군가에겐 공감과 위안을 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질문과 대답을 들려줄 것이다. 시를 쓰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얻게 된 그들의 태도와 관점에는 인간적인 다정함과 단호함이 있다. 『영원과 하루』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뭉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따듯한 목소리를 건넬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유계영

2010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온갖 것들의 낮』『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이런 얘기는 좀 어지러운가』『지금부터는 나의 입장』, 산문집 『꼭대기의 수줍음』이 있다. 제5회 영남일보 〈구상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소란

2009년 『문학수첩』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한 사람의 닫힌 문』『있다』가 있다. 〈신동엽문학상〉 〈내일의한국작가상〉 〈노작문학상〉을 수상했다.

 

백은선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2년 『문학과사회』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가능세계』『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도움받는 기분』, 산문집 『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 등이 있다.

 

이혜미

2006년『중앙일보』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보라의 바깥』『뜻밖의 바닐라』『빛의 자격을 얻어』『흉터 쿠키』, 산문집으로 『식탁 위의 고백들』이 있다. 웹진시인광장 〈2022 올해의좋은시상〉 〈고양행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선오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20년『나이트 사커』출간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나이트 사커』『세트장』, 산문집『미지를 위한 루바토』가 있다.

 

손미

2009년 월간『문학사상』시 부문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양파 공동체』『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산문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산문시집 『삼화맨션』이 있다. 2013년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연덕

199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8년 〈대산대학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재와 사랑의 미래』, 산문집으로 『액체 상태의 사랑』이 있다.

 

김복희

 

완도에서 태어나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희망은 사랑을 한다』『스미기에 좋지』가 있다.

 

서윤후

1990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2009년 『현대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휴가저택』『소소소 小小小』『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와 산문집 『햇빛세입자』『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 등이 있다. 제19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며

 

유계영

나란한 우리, 개와 고양이와 여인초와 나

태풍 클럽

열매들

 

박소란

생활이라는 감각

물을 계속 틀어 놓으세요

 

백은선

결코 치환될 수 없는 것

사쿠라노요루

엔젤: 러브 레터

 

이혜미

흔적과 자취가 되어 나아가기

저무는 나무로부터

스파클 다이브

 

김선오

그럴 수 없음을 알면서 그렇게 하기

부드러운 반복

익사하지 않은 꿈

 

손미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잘게 부서지는 컵

역방향

 

김연덕

나의 궁전

삼각산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은 한 시기가 뚜렷하고 촌스럽게 흐르는

 

김복희

악마와 계약할 사람

무주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

 

서윤후

나의 젊은 선생님께

고독지옥

미도착

 

 

 

 

 

<책 속으로>

 

애써 궁리한다면 시에 대한 명랑한 비유를 늘어놓으며 재치를 뽐낼 수도, 미문을 동원하여 시 쓰기가 아름답고 탐스럽기만 한 일처럼 느껴지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시 쓰기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나는 최대한 나의 쓰기에 따르는 실천을 수사 없이 말해 보고 싶다. -유계영, 「나란한 우리, 개와 고양이와 여인초와 나」중에서

 

합평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혹은 듣고 돌아오는 길에는 늘 마음이 무거웠다. 누군가 쓴 시의 특정 부분을 아쉽다 지적하고는 돌아와서 후회하기 일쑤였다. 곱씹을수록 괜찮은 표현인걸, 하고. 내가 쓴 시를 합평받을 때는 더했다. 합평 자리에서 내 시는 늘 부족했고, 결함투성이였다. ‘다르다’가 아니라 ‘틀렸다’고, 누군가 자꾸만 내 시를 그렇게 재단하는 기분이었다. -박소란,「생활이라는 감각」중에서

 

나는 시라는 것을 무엇이 ‘되어 보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려면 때론 ‘영원’도 필요하다고 이제는 생각한다. 물론 ‘함부로’ 어떤 거대한 말을 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시는 무한히 나아간다는 것이고 나는 그 무한 속에서 단지 하나의 프레임을 보고 있을 것이라는 거. 그러므로 그 누구도 층계의 끝은 알 수 없겠지만, 다정하고 단호한 사람이 좋은 시를 쓴다고 나는 믿는다. -백은선,「결코 치환될 수 없는 것」중에서

 

시를 쓰며 시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란 바다 속에서 숨쉬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어렵고, 언어 속에서 언어를 생각하는 일은 물고기가 물을 생각하는 일처럼 위험하다. 때로 아직도 시를 쓸 때 ‘시’라는 형식을 떠올린다. 정확히는 시의 눈치를 본다. 그러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혜미,「흔적과 자취가 되어 나아가기」중에서

 

시가 발생시키는 착각의 순간은 일종의 데자뷔와 자메뷔의 체험을 유도하며, 이로 인한 감각의 착란을 통해 독자의 인식 속에 새로운 시간의 형태를 부조한다. 우리는 선형적인 것이라 여겨지는 일상적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감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감각할 수 있다. 혹은 감각할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시를 통해 깜짝 놀라는 동시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김선오,「그럴 수 없음을 알면서 그렇게 하기 」중에서

 

그날 밤 나는 봉인된 말을 꺼내 시를 썼다. 물론 메모만으로는 시가 되지 않는다. 거기에 상상력을 가미하는데 주로 나의 상상은 입장 바꾸기다. 바라보는 자와 보이는 자를 바꿔서 생각하기. 나는 저 식물에게 어떻게 비칠까. 어쩌면 저 식물은 나를 보며 악몽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사람이 되는 꿈을 꾸는 것이 식물에게는 가장 끔찍한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런 생각은 시를 짓는다. -손미,「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중에서

 

공간은 때로 이상한 시간을 창출하기도 한다. 공간을 통해 과거의 나, 아직 오지 않았지만 가늠할 수 있는 미래의 나와 만나게도 된다. 나의 더러움과 괴로움, 동시에 지금과는 다르게 살아갈 수도 있을 가능성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는 이곳이 바로 나의 궁전이다. 시의 공간, 혼자 되는 공간, 그러나 입구와 출구가 같아 다시금 들어왔을 때의 입구로 나가야 하는 질서정연한 공간. 궁전치고는 어쩐지 조금 모자란, 그 모자람이 천장과 기둥이 되는 공간. 무섭게 사랑하는 나의 궁전이다. -김연덕,「나의 궁전 」중에서

 

저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자신의 시를 보여 줬던 에밀리 디킨슨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들은 그의 시를 사랑하고 아꼈던 그 소수의 독자들 덕분에 어찌어찌 우리에게 닿았지요. 하지만 여전히 서랍 속에 혹은 관 속에 들어가 버린, 우리가 읽지 못한 많은 시들도 저는 떠올려 보고 있습니다. 쓰였지만 읽어 주는 이가 없어서 사라져 버린 것들이요. -김복희,「악마와 계약할 사람 」중에서

 

선생님은 당장 오늘내일만 쓸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하셨지요. 사실 그 충고는 값지지 않았습니다. 오늘내일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이야기의 미래를 꿈꿀 수 없었어요. 저의 가시거리는 그렇게 불충분했었으니까 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재밌었고, 죽음의 후기를 상상하는 일이 즐거웠고, 언어의 정수리 위로 물수제비뜨는 것이 좋았어요. 그래도 조금 더 멀리 가봐야 할 심부름이 있다면 그것은 모호함이었지요. 모호함은 질문이었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도 모호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서윤후,「나의 젊은 선생님께 」중에서

 

 

 

 

 

<출판사 서평>

 

“시는 모든 것이다.

사물의 희미한 윤곽, 생물의 동력,

우주가 부풀어 오르는 리듬이 바로 시다.”

 

동시대의 첨예한 감각을 보여 주는 9명의 시인이 쓴 시 창작 에세이

시인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했던 내밀한 기록을 만나다

 

유계영, 박소란, 백은선, 이혜미, 김선오

손미, 김연덕, 김복희, 서윤후

 

타이피스트의 첫 단행본 『영원과 하루』가 출간되었다. 동시대의 첨예한 감각을 보여 주는 9명의 시인이 자신만의 비밀스런 창작법에 대해 가감 없이 쓴 시 창작 에세이다. 이 책은 창작 과정뿐 아니라 시인들의 시적 경험들을 솔직하면서도 섬세한 문장으로 담았으며, 그를 통해 얻은 대답과 노하우들을 고스란히 실었다. 『영원과 하루』는 시인이 되고자 하는 분들, 시에 첫걸음을 시작했지만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분들, 현재 시를 쓰고 있지만 시적 사유와 방향을 고민하는 분들까지,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시의 연서이다. 

 

시간과 공간과 몸과 기억 들이 만나는 문장들

 

유계영 시인은 ‘몸으로 돌아가기’ 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몸’을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쓰는 ‘나’를 발견하고 다시 감각으로 돌아가는 ‘몸의 창작법’에 대해 그려 낸다. 박소란 시인은 시와 생활의 밀접한 사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본다. 생활인으로서의 시 쓰기와 ‘합평’이라는 시간을 건너온 ‘시인’으로서의 질문과 고민을 들려준다. 백은선 시인은 ‘시란 무엇인가’부터 ‘시의 원리와 쓰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시적 고유함이란 어디서 오는지, 어떤 방식으로 시 세계를 포섭할 것인지 감각적인 문장으로 그려 낸다. 이혜미 시인은 ‘시적 디테일과 섬세함’에 관해, 마음으로 세계에 깊이 천착하는 시 창작법을 들려준다. 부록 〈시 창작을 위한 48개의 모티프들〉에 이혜미 시인만의 노하우를 실었다. 김선오 시인은 감각의 착란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적 착란을 감각하는 방식과, 시간의 선형성과 비선형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손미 시인은 일상에서 모은 메모 속 단어들이 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담았다. 단어와 이미지의 충돌이 어떤 결말을 가져오는지, 어떤 순간에 시의 희열이 찾아오는지 그려 낸다. 김연덕 시인은 ‘공간’을 치밀하게 파고든다. 김연덕 시인만의 시적 디테일이 ‘공간’ 속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김복희 시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시인’이라는 존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미지의 영역을 의식하는 존재로서의 시인에 관해 이야기한다. 서윤후 시인은 ‘젊은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글 형식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돌아본 질문들을 던지며, 쓰는 존재로서의 고민과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실었다.

 

영원과 하루를 살아가는 시인들

 

혼자 책상에 앉아 시를 쓰다 막막해질 때면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습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 비록 선명하진 않지만, 나의 물음에 다정하게 방향을 가리켜 줄 사람- “저 언덕을 넘어 가파른 숲길을 지나면 얼음 호수가 나올 거야” 같은 대답 말입니다. 나는 이렇게 시를 쓰고 있어. 당신이 생각하는 시는 나와 다르게 움직이는구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뭉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나도 당신도 시를 쓰는 시간에는 아픈 어깨로 스탠드 불빛에 의지해 겨우 써나가는구나, 그런 따듯한 목소리 한 줌. 이 책은 그때 필요했던,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필요한 한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들어가며 중에서

 

이 한 권의 책에 시에 대한 모든 대답이 들어 있진 않지만, 9명의 시인이 전하는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시를 쓸 때 마주치게 되는 여러 장면들이 있다. 그 장면들은 누군가에겐 공감과 위안을 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질문과 대답을 들려줄 것이다. 시를 쓰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얻게 된 그들의 태도와 관점에는 인간적인 다정함과 단호함이 있다. 『영원과 하루』는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뭉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따듯한 목소리를 건넬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이 영원과 하루를 사는 세상의 모든 시인들에게 가닿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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