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사냥'이라는 오랜 주제에 관한 동시대 새로운 시선!
벨기에 그림책 듀오 자크와 리서가 펼쳐내는 감각적인 색조와 역동적인 움직임이 가득한 『빅토르』
『빅토르』는 인상적이고, 화려하다.
녹색과 오렌지빛을 중심으로 삼은 정돈된 배색에 빨강을 포인트로 하여
어둡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생생한 그림책이 만들어졌다.
큼직한 그림책은 펼침면 하나하나마다 눈을 즐겁게 한다.
지금 가장 활발한 감각적인 벨기에의 그림책 작가 듀오 자크와 리서의
첫 출세작이자 가장 인기 많은 작품이다.
『빅토르』를 펼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장면은 자못 충격적이다.
아마도 제목과 동명일 사냥꾼 차림의 남자가 치타를 겨냥하고 있고,
바로 옆 페이지에는 피 웅덩이 속 드러누운 치타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빅토르는 사냥을 좋아합니다! 치타를 잡는 건 빅토르의 오랜 꿈이었죠.
오늘은 마침내 그 꿈을 이룬 날이고요.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의 메시지가 빅토르의 의기양양한
무용담이 아닐 것은 바로 이 표제지부터 짐작이 된다.
빅토르는 비로소 사냥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된 사냥꾼이, 사냥물에 대해 연민을 느끼고,
자신이 가까스로 얻은 견고한 정체성을 탈피하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이 사냥꾼이 사냥을 보상하기 위해 꾸민 결정이 과연 탁월한지,
사냥꾼이 사냥을 후회하거나 관두기로 해야만 하는지,
정체성의 견고함과 유연성 사이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답보다는 질문을, 더 많은 대화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혼자라는 견고한 정체성을 획득하기보다, 함께라는 유연한 정체성을 나눈다는 값진 교훈!
기껏 실현한 꿈을 되돌리는 사냥꾼에게서 배우는, 연민과 감수성
우리가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인식하고 공표할 수 있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한편 그렇게 얻은 정체성을 과감하게 양도할 정도로,
한 개인의 성격을 뒤바꾸고 그의 인생행로에 변곡점이 되는 사건은 몇 번이나 찾아올까?
이 두 가지 사건을 단 하룻밤에 겪는 사냥꾼이 이 책 『빅토르』의 주인공 빅토르다.
빅토르는 오랫동안 치타 잡는 꿈을 꿔온 사냥꾼이다.
벽에는 치타 그림이 걸려 있고, 쿠션 역시 치타무늬다.
마침내 사냥에 성공한 그의 발아래, 부드러운 카펫처럼 깔린 치타 한 마리.
그는 이날 처음으로 연민과 반성의 감각을 절실히 느낀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죽은 치타의 친구들에게 친구가 되어주기로 결심하는
이 사냥꾼에게는 앞으로 어떤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까.
빅터는 권력과 소유, 그리고 동물에 대한 우리의 구제할 길 없는 본성을 꿰뚫는 매혹적인 이야기다.
제 손으로 잡은 사냥물의 가죽을 입은 사냥꾼을 그린 장면은 섬뜩하고도 황홀하다.
『빅토르』는 나를 다른 존재로 상상하고, 여기서 연민을 느끼고,
세계를 점유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 결국은 우리 자신까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작가 소개>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 듀오.
자연의 세계를 관찰하고 체험하는 이야기를 여럿 발표하며, 독창적인 시선과 섬세한 형식미를 제시했다.
주요 그림책으로, 의기양양한 사냥꾼의 환상적인 경험을 다룬 『빅토르』,
살아 있는 자연의 생동감을 집 안으로 옮겨놓는 시도가 그려진 『헨리』 등이 있다.
-디자이너 6699의 말
『빅토르』는 타자의 세계로 들어가 친구들을 마주하는 경험으로 초대한다.
빅토르는 치타 친구들과 함께 걷고, 뛰고, 맛있는 것을 나누며, 타자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운다.
읽는 분들도, 다양한 높이를 지니되 하나의 선처럼 흐르는 표지의 제목 글자처럼 인간과 동물,
나와 너의 눈높이를 맞추어보실 수 있다면 좋겠다.
재킷을 벗기면 넓은 우주 속 작고 여린 존재, 빅토르가 또 한 번 등장한다.
포근한 종이의 질감에서는 사납고 무서운 치타가 아닌 가까이 있는 친구로,
오늘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의 작은 온기가 전해지기를 바란다.
-편집자 김미래의 말
꿈 많은 빅토르는 두 번째 꿈을 만났다.
사냥꾼을 꿈꾸던 빅토르가 자못 사냥꾼다워졌을 때 찾아온 또 하나의 꿈.
그 꿈에서 이 사냥꾼은 다른 무엇으로 전락한 듯했지만,
단수를 넘어 복수로서 산다는 꿈꿔보지도 못한 바를 성취했다.
빅토르가 이 굉장한 꿈을 꾸고 나서도 환골탈태하지 않았다면,
그건 한 번쯤은 더 그가 아니고 싶어서일 것이다.
나 아닌 다른 이의 신발을 신고서, 나 아닌 다른 이의 가죽을 입고서,
막간만이라도 다른 처지가 돼본다는 건 무척이나 황홀한 꿈이다.
쪽수: 48p
판형: 210*306mm
가격: 19,800원
빅토르 / 자크 마에스, 리서 브라에커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