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언어들 / 김이나 (U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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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대한민국 대표 작사가 김이나가 일상의 언어들에서 포착한 마음의 풍경

매 순간 결핍과 고독감에 흔들리는 ‘보통의 우리들’을 위한 책

 

이번 책 [보통의 언어들]은 김이나 작가가 그간 대중과 긴밀히 소통해온 경험을 살려 우리가 삶에서 맞부딪히는 복잡한 감정과 관계의 고민에 대한 해법을 일상의 단어 속에서 탐색한다. 그녀는 작사가로서의 예민한 안테나를 살려 우리가 자주 표현하는 감정의 단어들을 수집하고, 그 단어들이 다 품어내지 못한 마음의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평범한 단어들 속에 깃들인 특별한 가치를 찾고 삶의 지향점을 풀어가는 김이나의 글은 쳇바퀴 같은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확장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김이나 작가의 글은 사소한 일들에 상처받지 않고 좀 더 의연하게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녀처럼 언어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에서 벗어나 생각하다 보면 자신을 위한 삶의 방향성이 더욱 선명해질 것도 같다. 어떤 기준과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를 자꾸만 붙잡는 그 단어에 대해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자기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들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이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는 것만으로도 복잡하고 어수선했던 마음이 조금은 정돈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김이나

작사가 겸 방송인. 1979년 서울 출생.

유년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의 칭찬과 사랑을 부족함 없이 받으며 자랐고,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의 프레임에 속지 않겠다는 당돌함과 슬픈 영화 속 주인공의 얼굴만 보아도 눈물이 핑 돌던 섬세한 감성을 고루 갖춘 어린이로 성장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작곡가 김형석을 만난 계기로 작사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고 히트곡만 300여 개가 넘는 작사가가 되었다. 2019년에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라디오 DJ가 되었고, MBC 라디오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녀는 따뜻한 시선과 이성적인 태도를 함께 지닌, 그리고 이것을 누구보다 선명하게 표현하는 사람이다. 보잘것없고 부끄러운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고 오히려 그로 인해 스스로를 더욱 빛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쳇바퀴 도는 일상 속 특별함을 꿈꾸면서 살아가고 있다. 저서로는 『김이나의 작사법』이 있다.

 

 

 

 

<책 속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인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 소수와의 관계는 견고한 것이다.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고서는, 나는 누군가와 진실로 가까울 자신이 없다. 우리, 마음껏 실망하자. 그리고 자유롭게 도란거리자.

- p.22

 

열 명의 사람 중 두세 명에게서 미움을 받는다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게 백 명, 천 명이 넘어가면 두렵다. 퍼센티지로는 동률이어도 숫자로 세어지는 마음이 미움이다. 살면서 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어느 순간 이에 대한 선택을 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긴 대로 살아야겠다는 것’ 말이다. 방송을 하면서부턴 더더욱 그랬다. 어쩔 수 없이 호불호의 평가를 받아야 되는 일을 시작한 이상, 내 방향성은 더 명확해졌다. 그건 바로 대충 미움받고 확실하게 사랑받는 것이다.

- p.24

 

소중한 것은 글자가 뜻하는 것처럼 힘을 들여 지켜야 하는 것임에도, 우리는 종종 말로만 그것을 소중하다 칭한 채, 방치한다. 그래서인지 가사 속에서 ‘소중하다’는 말은 주로 과거형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말 같기도 하지만, 세상의 모든 소중한 것들은 그것이 유한하기에 그렇다. 꽃을 보고 드는 반가운 마음은 이것이 곧 시들 것을 알기 때문이고, 청춘을 예찬하는 이유도 쏜살처럼 빨리 사라져버림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과 적응의 동물이기에 이 유한성을 잊는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떠나기에, 하루하루는 소중하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같이 이별에 가까워지고 있다.

- p.90

 

중학생 시절, 집으로 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본 장면이 이상하게 잊히질 않는데 바로 그 장면의 제목이 내겐 ‘서글픔’이다. 서글픈 누군가는 슬픈 누군가, 서러운 누군가와 달리 본인 스스로는 정작 슬프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서글픔에는, 왠지 모르게 그 풍경에서 느껴지는 애틋한 아픔이 담겨 있다. 즉 나의 감정이 개입된 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서글프게 본다는 문장에는 이전의 히스토리가 담겨 있다. 이미 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니까.

- p.107

 

나의 인생을 극으로 본다면 작가는 나고 주인공도 나다. 작가가 위기에 빠진 주인공 곁에 같이 앉아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하고 발을 동동 굴러선 안 되는 법이다. 걱정에 빠진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를 위해 작가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음 회차로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것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순리에 모든 걸 맡기는 것.

생각에 갇혀 잠 못 이루는 밤, 긴 숨을 쉬어보자.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에만 집중해보자. ‘나는 숨을 쉬고 있다. 이렇게 잘 살아 있다. 걱정에 빠진 나를 구원하기 위해, 가만히 숨을 쉬며 누워 있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된 다음, 주인공을 위한 최선의 다음 화를 써내려가는 거다. 주인공이 방치될 순 없으니까.

- p.161~162

 

내 지난날들엔 비굴하고 비참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모르긴 몰라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시선도 많았을 것이다. 중요한 건, 빛나는 재능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게 ‘살아남기’라는 것이다. 금 밖으로 나가면 게임이 끝나는 동그라미 안에서 변두리로 밀려나 휘청거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올 것이다. 그때 볼품없이 두 팔을 휘저어가며 다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는 것, 그 멋없는 순간 스스로 겸연쩍어 선 밖으로 나가떨어진다면 잠깐은 폼 날지언정 더 이상 플레이어가 될 순 없다. 기억하자. 오래 살아남는 시간 속에 잠깐씩 비참하고 볼품없는 순간들은 추한 것이 아니란 걸. 아무도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수는 없단 걸.

- p.191~192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자존심이 꺾이지 않으려 버티는 막대기 같은 거라면, 자존감은 꺾이고 말고부터 자유로운 유연한 무엇이다. 자존심은 지켜지고 말고의 주체가 외부에 있지만 자존감은 철저히 내부에 존재한다. 그래서 다른 누가 아닌 스스로를 기특히 여기는 순간은 자존감 통장에 차곡차곡 쌓인다. 선행에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욕망이 부록처럼 딸려온다. 어릴 때 칭찬에 길들여졌을 수많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내성이고, 특별히 나쁠 것도 없는 점이기도 하다. 허나 선행이 누군가의 칭찬과 거래되는 순간 자존감 통장에는 쌓일 것이 없다. 나의 대견함을 ‘알아주는’ 주체를 타인에게 넘겨버릇하는 게 위험한 이유다.

- p.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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