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어제 다움님이랑 사직동에서 정말 즐거웠어요. 서촌을 좋아하게 됐어요. 양손과 어깨를 가볍게 하고 날 좋은 날 바깥으로 나가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지금뿐인 이 계절을 느끼는 일은 아주 풍족한 삶이라는 것을 내내 느낀 하루였어요. 매일 익숙한 풍경에 놓여있는 날이 대부분이지만, 주기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나를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제 일기장에 이런 문장들은 내려놓았어요. '늘 익숙한 풍경과 맛만 찾던 나인데 다움님이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다. 요거트 맛이 나는 빙수도 시켰는데 성공이었다. 만 원어치의 여행이었다. 동행이 있어 좋았다. 여행의 묘미는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고마운 하루였어요.
2022년 5월 8일, 보령
지난 주말에 사직동 여행 같은 하루를 보내고 월요일을 시작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여행 갈 땐 새벽에 비행기를 타러 가도 하나도 안 피곤하고 신나잖아요. 그러니 일상을 여행하듯 살아보면 좋겠어요. 여행가처럼 살아가면 매일이 재밌을 것 같아요. 권진아의 <여행가> 라는 노래가 있어요. 우린 수명이 다하면 떠날 사람들이니까, 지구를 여행하는 중이지 않을까. 내 인생을 여행하듯 매일 호기심을 가지며 살고 싶어요. 그 설렘과 기대를 잃지 않으면 정말 좋겠어요. 여행 중엔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잖아요. 어딜 갈지, 뭘 먹을지, 저건 도대체 뭔지 궁금하고.
2022년 5월 11일, 다움
지난 8월은 다움님이 크고 뾰족하게 저를 채우고 비워줬어요. 덕분에 나태해지고 싶을 때마다 뇌 한구석에 다움님이 저를 일으켜주곤 한답니다. 우리가 서로 불편한 사이가 되지 않았으면 해요. 지금처럼 서로의 거리와 테두리는 인정해 주면서도 가끔은 훅 치고 들어와서 잘 살고 있는지 보살펴 주기로 해요.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소리입니다ㅋㅋㅋ 지난 편지의 모든 말들을 여러 번 새겨읽었어요. (늘 그렇지만ㅋㅋ) 제 마음에 ‘다움’이라는 바구니가 하나 생겼답니다! 우리 젊음의 궤적이 솔직하고 선명하게 글로 남아서 안심이 되고 좋아요. 서툰 인생 여행자를 위한 바이블 느낌?ㅋㅋ 우리는 초보 지구별 여행자들~!
2022년 9월 10일, 보령
보령님은 12월 어떻게 보낼 예정이에요? 내년에는 어떤 꿈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해요. 전 내년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특히 가을에도 무탈하게 이 믿음과 확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삶이 기적처럼 펼쳐진다는 것을, 꺾이지 않는 마음을 변함없이 늘 가지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이제 곧 만나서 강의 듣고 저녁 먹으면서 책 이야기 본격적으로 해봐요. 이 청춘을 함께 보내줘서 정말 고마워요. 올 한 해는 이보령, 이 세 글자로 기억될 거예요. 서툴고 어렵고, 부족한 저를 탄탄히 지탱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제게 기적처럼 찾아온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고 살게요.
2022년 12월 25일, 다움
<서지 정보>
제목: 기다림을 자초한 편지
저자: 보령, 다움
판형: 140*200mm
쪽수: 422p
가격: 19,000원
(SAMPLE) 기다림을 자초한 편지 / 보령, 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