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7명의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작가들의 이야기
페이지스 8집 -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음악 My Playlist
페이지스의 여덟 번째 이야기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가 익숙하던 시절.
시간이 묻어 조금씩 늘어져 가는 소리의 쇠함을 즐기며, 수많은 잡음들도 받아들이며 음악을 듣던 시절.
이 시절 위로 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음악을 떼어내기 힘든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단골 비디오 가게에서 빌린 비디오테이프의 색바램을 기꺼이 즐기던 시절.
몇몇 이야기는 그 시절 위로 지나갑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음악을 들어볼까요?
<작가정보>
김경현
다시서점 대표이자 문화기획자, 작가.
산문집 〈이런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을 비롯해
최근 에세이 〈서로에게 의미가 있는 것〉을 썼습니다.
강민경
감정을 그대로 거내 바라보는 사람,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서른 결의 언어〉, 〈소란스러운 하루〉 등
조혜림
음악 콘텐츠 기획자이자 한국 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입니다.
멜론 트랙제로 전문위원이며 FLO, 지니, CJ ENM에서 음악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음악과 책, 트렌드 등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가끔 강연을 합니다.
좋은 음악과 뮤지션을 알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차영남
연기하고 글을 씁니다.
자주 넘어지지만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유일한 재능입니다.
〈그래도 계속해보자는 말 밖엔〉
이도형
세상에는 시가 되는 사람이 있어, 시를 쓰는 사람이 되었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시집 〈오래된 사랑의 실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와 가까운〉,
소품집 〈사람은 사람을 안아줄 수 있다〉 등을 썼다.
독립영화 〈오래된 사랑의 실체〉, 〈새벽 섬〉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송인섭
밴드 못(Mot)의 베이시스트이자 음악가. 자신이 쓴 음악과 글을 좋아하지만 쑥스러움이 많아 주로 혼자 듣고 봄.
하지만 곧 새 음악 발표할 예정.
다미안
음악 만들어 팔고 책 만들어 파는 사람.
〈행여혼신: 허니문 말고 까미노〉, 〈I Met ‘tallica〉, 〈무리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걸〉을 썼다.
내가 메탈리카 티셔츠만 입으니까 메탈리카만 듣는 줄 아나 본데, 메가데스도 듣는다.
<목차>
Palylist 1 김경현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음악〉
Palylist 2 강민경 〈그대 날 떠난 후로〉
Palylist 3 조혜림 〈가끔 라디오에서 좋은 노래가 나올 때가 있어〉
Palylist 4 차영남 〈왕가위영화속음악이나의삶이라면〉
Palylist 5 이도형 〈내게 남은 노래를 드릴게요〉
Palylist 6 송인섭 〈남겨진 이들을 위해 남기는 이야기〉
Palylist 7 다미안 〈송충이와 몽충이〉
Bonus Track 맺음말
<책 속으로>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음악 中〉
무엇을 믿고 따라야 할지 모르던 시절, 우리에게 가수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H.O.T.와 젝스키스가 각축을 벌이던 무렵, 아이들은 내게 와서 어느 쪽을 응원하는지 묻기 시작했다. “넌 누구 좋아해? 무슨 가수 들어?” 그들은 반짝이는 눈으로 내가 ‘흰색이냐, 노란색이냐’의 선택을 하기 바랐지만 내 대답은 미안하게도 ‘패닉’이었다.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그 녀석들 또한 패닉이었지만 이내 흥미를 잃고 “너는? 너는?” 하며 다른 아이들에게 몰려갔다.
‘저럴 거면 왜 물어본 거야….’ 나의 대답보다는 단지 자기 편이 필요했던 건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넌 지오디 편이야, 신화 편이야?” 하아…. 그 당시는 김훈 작가의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가 나오기 전이 어서 이런 말에 대답하는 게 익숙하지가 않았다. 대답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학교를 피곤하게 다니느냐, 조금 편하게 다니느냐’의 차이가 있었을 뿐. 나는 그들에게 애먼 답을 하곤 했다.
〈그대 날 떠난 후로 中〉
낭만에 속았습니다. 술을 먹으면 누구나 어느 한구석이 풀어지기 마련이니까요. 몸이 풀리기도 하고 마음이 풀리기도 하고. 기분 좋게 취할 때면 마음에 세워두었던 벽이 허물어지고, 약간의 설렘을 대단한 사랑이라 착각해 버릴 때도 있죠. 소주는 달고, 섞인 맥주는 유혹 같습니다. 와인이나 칵테일은 정성이 담긴 사랑 같지요. 배경 음악까지 출렁이면 일상 속 매너리즘으로 굳어버렸던 심장이 두근댑니다. 벽 쌓아 허전해졌던 마음… 그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 술과 사랑과 음악이 물밀듯이 밀려듭니다. 별을 헤아리는 낭만도 살금살금 들어와 자리 잡습니다. 술과 음악과 낭만이 당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습니다. 당신의 배려가 편안해서 순간 설렜고, 순간의 설렘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 증폭된 탓이었습니다. 그 마음이 하루짜리인 줄 알고도 모른 척했습니다. 내가 당신 어깨에 머리를 기댈 때 쳐내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평소라면 그러지 않았을 나의 성격 탓에, 그 행동을 더 큰 설렘으로 받았다는 걸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내게 남은 노래를 드릴게요 中〉
붉은 도시하면 사람들은 피렌체를 떠올리곤 하지만, 내겐 리스본이 가장 붉은 도시야. 레이니의 목소리는 빗방울이 붉은 벽돌의 지붕을 스쳐 떨어지는 듯했다. 트램을 타고 언덕을 올라가서 노을 지는 항구를 봐. 네가 살았던 도시는 어때? 나는 대답하지 못하고 와인을 마실 건지 물었다. 여기에선 맥주병처럼 작은 병에도 와인을 판다면서. 레이니는 좋다고 대답하며 지나쳐 가던 캐나다인 무리에게도 말을 걸었다. 노래를 들어볼래요? 저는 브라질에서 왔어요. 제 고향의 노래를 들려 드릴게요. 숲의 노래라고들 하죠.
<서지 정보>
제목: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음악
저자: 김경현, 강민경, 조혜림, 차영남, 이도형, 송인섭, 다미안
쪽수: 120P
판형: 120*200mm
가격: 11,000원
발행일: 2024년 6월 26일
ISBN: 9791191470093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음악 / 77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