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정보>
고연주
1984년 1월 13일의 금요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교통사고 세 번에 건물에서 떨어지기를 두 번, 이래저래 넘어지고 까지기를 셀 수 없이 하며 다사다난한 유년기를 보냈다. 열에 부모를 잃고 열여섯에 집을 나와 열여덟에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 돈 60만원을 주머니에 넣고 영국으로 떠났다. 유학이란 이름으로 영국에서 지낸 1년, 그곳에서 모두에게 버려진 채 국제미아가 되었고 다시 한번 혼자가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 그렇고 그런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썼다. 누구나 훔쳐볼 수 있도록, 다소 건방지고 심히 발칙한 이야기를. 그리고 그 글은 날개를 달아 책이 되었다. 어려서부터 자신을 설레게 한 것은 글쓰기 밖에 없어 ‘글을 쓸 수밖에 없다’는 당돌한 아이.
<책 속으로>
새벽 두 시에 마치자.
글을 쓰면서 몇 번이고 그렇게 생각한다. 시침이 숫자 2를 넘어가 버리면 헤어나기 힘든 감정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시침이 숫자 2에 닿지 않으면 내가 나를 돌아보지 못한다. 영국의 이름 없는 길을 걷던 때, 그래도 덜 추울 수 있었던 것은 하루 중 내게 가장 소중한 시간인 새벽 두 시라는 것이 나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무도 나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는 온전한 내 시간이라는 것과 다르다. 그 시간에 누군가와 술을 마셔도, 그 시간에 누군가가 자신을 보듬어 달라고 눈물로 손을 내밀어도 새벽 두 시란 결국 내 것이 된다.
새벽 두 시, 내 생각은 결단을 내린다.
오늘 나의 새벽 두 시는 내게 일단은 입시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말한다. 주옥같은 이야기를 어설프기 짝이 없는 문장들로밖에 엮어 낼 수 없는 내가 아니라, 삶의 냄새가 진동하는 글로 적을 수 있는 내가 되려고. 내 시간에 풀어놓은 나의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 속 아직 끝나지 않은 삶의 냄새들.
라오넬라 새벽 두시에 중독되다 / 고연주 (U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