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와 비 / 김성은, 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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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하고 이름이 같은 두 명의 성은이들은 이유 없이 매년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자고 약속을 한 뒤 실제로 매년 같은 자세를 하고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이 책은 두 사람이 평범하게 오해하고 시샘하고 다투었던 일들을

십 년간 찍은 사진과 엮어 다정한 마음으로 기록한 책입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더 똑바로 살고 싶다는 바람으로 썼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과 혼자서 해내야만 하는 일들을 자신과 서로에게 알려주고 싶은 사랑으로 썼습니다. 

 

 

 

 

<책 속의 말>

 

‘오후가 되면 방에는 햇살이 가득 찼다.

성은이가 내가 사 놓고 연주하지 못하는 기타를 치면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를 불러주어서 그 노래는 오랫동안 음악 재생 목록에 들어있었다.

어떤 슬픈 노래는 햇살이 가득한 방에서 불리면 따뜻하고, 어떤 행복한 노래는 춥고 쓸쓸한 곳에서 불려서 서늘하다. 우리는 서로 비밀들을 고백하고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을 공유했다.

그러다가 진짜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그런 서로를 위로했고, 미래를 희망차게 보자고 다짐했다.

우리는 행복한 애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말이다. 둘이서 자주 그런 일들을 반복했다. 정말 여러 번 반복했지만 한 번도 지루했던 적이 없었다. (p.22)’

 

‘나는 때때로 친구를 세었다. 엄지부터 손가락을 접어가면서 제일 친한 친구는 누구인지

그 다음 또 다음은 누구인지 꼽아보았다.

꽉 쥐어진 손을 보면 마음이 든든해졌다.

내 손에 들어와 있는 그들을 나는 너무나도 좋아했다.

계속 그들과 오래오래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야지... 훗날 다 같이 옹기종기 모여 살아야지...

그것이 나의 꿈이었다.

언제부턴가 손가락을 접는 습관이 없어졌다.

오히려 접었던 손가락을 펴는 연습을 했다.

싸운 적도 없고 이제 너와 놀지 않을 거라며 다짐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누군가는 저만치 멀어져 있었고

나는 이만큼 떨어져 나와 있었다.

뒤돌아서는 일은 어렵지 않았지만, 손가락을 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부터 사람은 손에 쥐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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