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90년대에서 2000년대를 함께 한 기기들에 대한 향수.
삐삐에서부터 마이마이, CD플레이어, mp3, 2G휴대폰까지,
우리와 함께 했던 다양한 전자 제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았다.
총 스물한 명의 저자가 자신과 함께했던 특별한 제품들에 대한 사연을 남겨주었고,
스물한 편의 글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당신에게도 분명 존재할 그 시절의 이야기는 지금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나 때는 말이야’라는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 속 신비로만 남은 것 같다.
‘우리’에게는 애틋한 추억이고,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다음, 그 다음 세대에게는 흑백사진처럼 정취가 묻어나는 이야기이기를 바란다.
<필진>
고병관, 김현경, 다마스, 땡요일, 박상희, 보미, 부스럭, 석영, 순간의 기록자, 오종길, 오태원, 이건해, 이도형, 이성혁, 이아로, 이유, 장하련, 재은, 참새JJ, 천운, 최경아
< 내용 중에서 >
어떤 순간들은 영영 다시 들을 수도 볼 수도 없다.
언젠가부터 모든 기억은 기록 없이는 떠올리기 힘들어졌는데,
기계장치와 마찬가지로 인간에게도 저장의 용량이란 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기억의 간조 이후에도 남아 있는 오래되고 반짝이는 풍경들을 롯의 아내처럼,
오르페우스처럼 되돌아보는 건 죄가 아니다. 그때, 거기서부터 기원한 우리다.
기억하기로 80바이트 메시지들은 유통기한이 있었다.
수신문자함이 포화되면 자동으로 오래된 것부터 지워져 버렸다.
붙잡아두고 싶은 기억들은 고르고 골라 담아두고 때때로 꺼내 보았다.
이제 그 문자들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0과 1로 공기 중에 흩어져 우주로 날아갔을 것이다.
아, 새삼 느끼기를, 사람이 없구나. 내가 과거에서 떠올렸던 건 처음 보는 전자기기도,
뭐든 새로웠던 그 시절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나 가득했던 친구들, 우리였구나.
하기야, 중학교, 고등학교만큼 우리를 끈질기게 붙잡고 엮어주는 곳이 어디에 또 있을까.
사회로 뱉어진 우리는 각자도생, 먹고살기에 바빴고, 가족을 꾸리기에 바쁘고, 노후를 준비하기에 바쁠 것인데.
인스타의 좋아요로, 카카오톡의 선물하기로 관계를 대체한 우리가, 아니 내가,
오프라인의 시대에서 온라인 세상으로 완벽히 전향한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으랴.
그저 언젠가 누군가의 입에서 옛 모바일 게임 얘기가 나왔을 때,
들뜬 마음으로 한 마디 꺼내기 위해 기억 속의 낡은 장난감을 되새기는 것 외에는.
< 목차 >
01 | 다시 들을 수도 볼 수도 없는
꿈의 주파수와 저장된 목소리 | 이도형
80byte | 부스럭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 보미
그가 듣던 노래가 궁금했던 시간 | 김현경
02 | 저장 공간이 부족합니다
무삭제본 추억 | 다마스
디지털 수저 | 재은
음악을 기억했던 방식에 대하여 | 이건해
삐삐칠게. | 장하련
03 | 장롱 속 유령의 전성기
가보 | 오태원
아이폰보다 시디플레이어 | 석영
허벅지가 뜨거워질 때까지 | 최경아
내 친구 마이마이 | 순간의 기록자
04 | 그 사실을 어릴 때는 몰랐다
훔친 건 MP3가 아니라 언니의 감성이었다 | 이아로
견고한 순수가 있었던 시절이었다 | 고병관
전자사전이 만든 어른 | 이유
응답하라떼는 | 천운
05 | 되돌아보는 건 죄가 아니다
그 뭐더라, '액션 퍼즐 패밀리' 알아? | 참새JJ
그때 그 시절이 아니었다면 | 이성혁
pem letter | 박상희
나의 첫 휴대폰 | 땡요일
노래에 깃든, 문자에 담긴 | 오종길
나가며 | 김현경
쪽수: 186p
판형: 128*182mm
가격: 12,000원
한때 우리의 전부였던 : 밀레니얼 키즈의 향수 / 송재은, 김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