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무빙(Body Moving) - 김중혁 (U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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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김중혁의 다섯번째 에세이『바디무빙(Body Moving)』. 특정한 시기에 자신을 사로잡은 주제나 소재를 다방면으로 파고들어가 집중적으로 써내려가는 그의 이번 키워드는 ‘몸’이다. 인간의 몸이란 개개인의 가장 가까운 세계인 동시에 광활한 외부세계를 받아들이는 첫 관문이다. 또한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켜켜이 쌓인 가장 비밀스럽고도 흥미로운 장소이기도 하다. 작가는 “몸이 겪는 스펙터클한 경험과 몸이 말하는 언어”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써보고 싶었다 한다. 〈바디무빙〉에 수록된 32편의 글은 영화와 스포츠, 드라마, 책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문화 콘텐츠와 현상에서 발견한 소재들로 인간의 몸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보여준다.

 

 

 

 

<작가정보>

김중혁

 

저자 김중혁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계명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일층, 지하 일층』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장편소설 『좀비들』 『미스터 모노레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 『모든 게 노래』 『메이드 인 공장』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공저)이 있다. 2008년 단편소설 「엇박자 D」로 김유정문학상을, 2010년 단편소설 「1F/B1」으로 제1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2012년 단편소설 「요요」로 이효석문학상을, 2015년 『가짜 팔로 하는 포옹』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책 속으로>

 

우리의 몸은 인식보다 강력하며, 기억한다고 해서 아는 게 아닐 수 있으며, 안다고 해서 영원히 기억할 수 없으며, 우리가 대체 어떤 존재들인지 영원히 모르고 죽을 확률이 클 것이다. 아직 인생의 비밀 같은 것은 전혀 모를 나이이고, 앞으로도 모를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들지만, 죽을 때까지 팔다리를 흔들어야 하는 운명이라면 버둥거리기보다 춤을 추며 살고 싶다. 춤을 추며 죽고 싶다. 조르바처럼? 아니, 지르박을 추며.

-「뽕짝과 지르박의 몸」 중에서

 

길 가다 가끔 사람들의 몸을 몰래 볼 때가 있다. 비현실적으로 날씬한 몸매의 여자가 지나가는 걸 볼 때도 있고, 엄청나게 거대한 사람이 뒤뚱거리며 지나가는 걸 볼 때도 있다. 한 사람의 몸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나는 몸을 보면서 그 사람의 삶을 상상해보곤 한다. 왜 어떤 사람은 말랐고, 어떤 사람은 뚱뚱할까. 거대한 남자가 혼자 밥 먹는 모습을, 날씬한 몸매의 여자가 아침에 일어나 저울로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때로는 그런 상상을 소설로 옮기기도 한다. 아마도 내 상상은 많이 틀릴 것이다. 사실과 다를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몸만 보고 한 인간의 내밀한 삶을 쉽게 상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몸이 삶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든 삶은 몸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살」 중에서

 

르윈처럼 뻔뻔하게 말해보자면, 세상에는 시간과 맞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시간을 쪼개서 얻는 것이고, 둘째는 시간을 고의로 잃는 것이다. 아마도 1997년 즈음 야구가 사라지기라도 했다면 나는 불안하고 지루하던 이십대의 시간들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 나는 시간을 고의로 잃으면서 다른 시간을 벌었던 것 같다. 야구가 그걸 가능케 했다.

-「우뇌와 좌뇌」 중에서

 

기억 역시 그럴 것이다. 우리에게 선택된 기억들은 끊임없이 재생되고 되풀이되겠지만 주변의 기억들은 서서히 암흑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시간에는 모퉁이가 많아서 우리는 계속 발길을 꺾으며 회전해야 하고, 문득 돌아보면 지나온 길은 잘 보이지 않을 것이다. 미로라고 말할 수도 없다. 시간에는 애초에 출구 따위도 없다.

-「발끈하는 소년들」 중에서

 

나는 상실에 대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보다 상실을 상상하게 하는 이야기가 더 좋다. 무언가 잃어버리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보다 이미 많은 걸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에 매혹된다.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어주는 이야기보다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든다. 이야기 속에 커다란 구멍이 들어 있는 게 좋다. 매력적인 이야기들에는 대체로 커다란 구멍이 들어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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