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 O / 알마 (U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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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첫, 사랑 혹은 매혹에 관한 열두 작가들의 각기 다른 응답

취향 공동체 알마 ‘부크누크(BookNook)’ 오픈 기념 시-에세이 선집

 

열두 명의 시인과 소설가가 고백한 첫사랑의 세계

내 삶의 방향을 결정지은 첫 번째 사랑 혹은 매혹의 순간들

 

알마가 ‘북살롱 부크누크’의 시작을 기념해 작고 아름다운 선집 《첫사랑과 O》를 출간했다. 한국 문학의 다양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열두 명의 젊은 시인과 소설가들이 이 책을 통해 첫사랑과 첫사랑을 둘러싼 자신의 세계를 고백했다. 편집부는 “첫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시와 에세이를 청탁했고, 작가들은 제각기 다른 첫사랑의 세계로 여기에 응답했다.

 

온전히 자신으로만 꽉 차 있던 내가 당신 없이는 한순간도 존재할 수 없이 결핍된 존재가 되는 첫사랑의 발병(發病)으로부터, 그때 형성된 첫사랑의 세계가 지금 나를 이루게 된 경위까지, 작가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을 뒤흔들었던 가장 내밀한 사건을 고백했다. 어떤 강렬한 매혹은 마치 첫사랑처럼 삶의 방향을 뒤바꾸고 훗날 나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분기점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첫사랑의 순간을 상찬하는 글이 아니라, 처음 겪는 설렘과 고통스러운 긴장과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했던 헤어짐이 얽힌 첫사랑의 세계를 담아내고자 했다.

 

이 책에는 건축가 김헌의 사진들이 함께 실려 있다. 그는 첫사랑의 속성에 관하여 이렇게 덧붙였다. “하나의 대상 자체가 아름답지만 동시에 그것의 부재 역시 아름다운 경우는 드물 것이다. 첫사랑은 그런 존재이고 기억 속에서 공허로 굳어져 가는 어떤 것이다.” 열여덟 편의 시와 에세이를 잇는 겨울, 눈, 나무, 숲의 이미지들은 결코 메워지지 않은 채 얼어붙은 공허로만 짐작할 수 있는 첫사랑의 세계를 포착한다.

 

 

 

<작가정보>

 

김현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글로리홀》 《입술을 열면》 산문집 《걱정 말고 다녀와》 《아무튼, 스웨터》 《질문 있습니다》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등을 썼다. 2015년 김준성문학상, 2018년 신동엽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문보영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책기둥》, 산문집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을 썼다.

 

박연준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산문집 《소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등을 썼다.

 

배수연

2013년 《시인수첩》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조이와의 키스》를 썼다.

 

서윤후

2009년 《현대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휴가저택》을 썼다.

 

손보미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받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 중편소설 《우연의 신》을 썼다.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산문학상,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안희연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과 산문집 《흩어지는 마음에게, 안녕》 《당신은 나를 열어 바닥까지 휘젓고》를 썼다.

 

오은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를 썼다.

 

유진목

시집 《식물원》 《연애의 책》, 산문집 《디스옥타비아》를 썼다. 부산 영도에서 서점 ‘손목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정지돈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등을 썼다. 2015년 젊은작가상 대상, 2016년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최지은

2017년 《창작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황인찬

2010년 《현대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를 썼다. 2012년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책을 펴내며

 

1 첫사랑

손보미 첫사랑

정지돈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으며 존재한 적도 없었다

김현 이별의 스노우볼

문보영 먼지와 춤

박연준 불사조

배수연 누와 누

서윤후 걸어서 비파나무까지

안희연 설경

최지은 한없이 고요한, 여름다락

 

2 갈망

박연준 물이 나에게 준 것

박연준 상처 입은 사슴

안희연 갈망

안희연 파랑

 

3 O

김현 O

박연준 완전하지 않은 것들이 달리는 고속도로

오은 고마워하겠습니다

유진목 2015년 8월 30일

황인찬 사랑과 자비

 

부록 빌 헤이스 인터뷰

올리버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고 있었다

 

 

 

<책 속으로>

 

그들의 사랑에는 무언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달콤한 것, 격정적인 어떤 것이 포함되어 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런 식으로 생각을 했다는 게 우습지만 그들의 사랑은 내가 그 당시 가늠할 수 있었던 최대치의 사랑,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완성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래, 나는 그들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가보지 못한 곳까지 도달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내 마음속에서도 그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만들어졌고, 그 후로 몇 년이나 흐르는 동안에도 그런 그의 모습은 내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_25쪽, 〈첫사랑〉에서

 

정확히 말하면 세계 7대 불가사의나 미스터리 등은 그로테스크와 거리가 있다. 단지 그중에 몇몇이 그로테스크할 뿐이다. 그러나 나를 매혹시켰던 것은 세계 불가사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을 둘러싼 그로테스크의 미학이었다.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존재하는 것처럼 엮는 기술, 존재하는 것들을 원래 존재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이야기하고 접합하는 기술. 그것이 주는 괴이함과 매력. 나는 그런 것들에 속절없이 빠져들었고 그게 내 인생에 좋은 영향을 줬는지 나쁜 영향을 줬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그것은 내가 되었다.

_33~34쪽,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으며 존재한 적도 없었다〉에서

 

나는 다가갔습니다

당신이 점점 희미해질 때까지

그러나 온전히

부재하진 않을 때까지

저의 정체성은 분명해졌습니다

_38-39쪽, 〈이별의 스노우볼〉에서

 

이곳에서는 깨진 것들을 사랑의 얼굴이라 부른다

깨지면서 태어나 휘발되는 것

부화를 증오하는 것

날아가는 속도로 죽는 것

_45쪽, 〈불사조〉에서

 

전축에 이 여름을 켜면

비파나무가 매미를 간질이는 노래

그건 잡음이 아니라 이 사실적인 장면을 끼적이기 위해

울고 있는 노래

 

나의 기도를 어긴 그 여름은 오랫동안 재생되고 있다

영원히 작았다고 말하게 될 비파나무로부터

우리의 속력은 그곳에 묶인 채로

그 무엇도 채근하지 않는다

_51~52쪽, 〈걸어서 비파나무까지〉에서

 

제 이름은 은(銀)입니다

마흔일곱 살이 되는 날,

저는 또다시 당신을 떠올릴 겁니다

주기율표를 들여다보며

“여기까지 왔다”고 스스로를 다독일 겁니다

그때도 저는 시를 쓰고 있을 겁니다

사람일 겁니다

인간일 겁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을 겁니다

_88쪽, 〈고마워하겠습니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시간 감각마저 잃은, 무언가에 속절없이 빠져든 순간들

그 순간들이 모여 나를 이루었다

 

이 선집의 기획은 ‘의학계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올리버 색스의 고즈넉하고 나무 향이 풍길 법한 서재를 떠올리는 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어린 시절 매혹되어 자신의 초기 기억을 상당 부분 차지하는 것으로 서재를 꼽았다. 오크 판으로 마감된, 집에서 가장 조용하고 아름다운 공간이었던 그곳에서 색스는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책에 빠져서는 완전히 시간 감각을 잃곤 했다. 그의 매혹은 나중에 도서관으로 옮겨갔는데, 그는 서가와 선반 사이에서 자신만의 것을 즐기는 다른 독자들과의 조용한 동행을 즐기며 “그렇게 나를 만들어갔다”고 고백했다. 그의 서재에서 도서관까지, 평생토록 꺼지지 않은 지적 열정의 발화점인 첫 매혹의 순간들에서 첫사랑을 떠올렸다.

 

열두 명의 시인과 소설가는 첫사랑, 혹은 첫사랑처럼 자신을 뒤흔들었던 매혹에 관해 썼다. 선집을 여는 글은 첫사랑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으로 쓴 두 에세이다. 손보미 소설가의 〈첫사랑〉은 작가가 첫사랑을 느낀 상대의 다른 첫사랑에 관한 에세이다. 슬픈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작가는 세심하고 담백한 언어로 고등학생 시절 첫사랑의 어렴풋한 이상향을 그린다. “그들의 사랑은 내가 그 당시 가늠할 수 있었던 최대치의 사랑,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완성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래, 나는 그들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가보지 못한 곳까지 도달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첫사랑〉에서). 정지돈 소설가는 자신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매혹되었던 두 가지, ‘목욕탕’과 ‘불가사의’가 섞여 ‘그로테스크’라는 말이 생겨난 경위를 좇는다. 그의 생각은 ‘그로테스트 미학’으로 더 나아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존재하는 것처럼 엮는 기술, 존재하는 것들을 원래 존재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이야기하고 접합하는 기술. 그것이 주는 괴이함과 매력”에 빠졌고, 그것이 그 자신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런가 하면 나의 안위는 생각할 겨를 없이 당신에게로 날아가 깨지고 부딪히는 첫사랑의 방식을 그려낸 시인이 있다. 박연준 시인은 “이곳에서는 깨진 것들을 사랑의 얼굴이라 부른다”고 썼다. 당신에게 곧장 날아가 이마가 깨져도 좋은 사랑이라면, 그건 김현 시인의 말대로 정체성이 분명해지는 사랑일 것이다. 그때의 감정은 희미해졌지만 첫사랑이 남긴 것들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첫사랑은 처음으로 나를 결핍된 존재로 만들고,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이 내 안으로 들어오길 갈망하게 만들 테니.

 

《첫사랑과 O》는 알마 출판사가 ‘취향의 공동체’를 꿈꾸는 북살롱 부크누크의 시작과 함께 준비한 책이다. 이 페이지들에 기록된 첫사랑 혹은 첫 매혹의 순간들처럼, 부크누크가 견고했던 마음에 균열을 내고 사랑할 만한 것들을 찾아 그 경험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소망하며 책을 펴낸다.

 

★ 살롱, 취향의 공동체 ‘부크누크(BookNook)’ ★

 

《첫사랑과 O》는 출판사 알마가 2019년 10월에 오픈하는 북살롱 부크누크를 기념해 준비한 책이다. 알마는 지금까지 독특하면서도 실험적인 출판을 한국 출판 시장에 선보여왔다. 부크누크 역시 기존의 북클럽과 다른 가치와 형태,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부크누크는 ‘살롱(salon)’을 지향한다. 살롱은 프랑스가 만든 특별한 문화로, 단순한 사교의 장이 아니라 당대의 지식과 문화가 어우러지고 결합하는 지적인 장이었다. 조금은 비밀스럽게 느껴지는 이 작은 공간이 특별한 이유는, 직위와 성별, 출신 성분 등 강력했던 계급 질서를 뛰어넘어 참여자들이 격의 없이 사유를 나누었다는 사실이다. 18세기 프랑스의 지성 볼테르, 몽테스키외, 루소, 디드로 같은 사상가들이 살롱에서 의견을 교환했다.

 

알마의 ‘북살롱 부크누크’는 ‘취향의 공동체’를 꿈꾼다. 시인,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책을 짓는 이들과 독자들이 만나고, 대화하고, 배우고 가르치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책 읽는 사람들은 언제나 세상의 모퉁이에 머물렀고 이 작고 아늑한 자리에서 세상의 소란 너머를 상상했다. 책이 그들의 삶과 세계 사이에서 통로가 되었듯이, 알마는 책(book)으로 구석구석(nook)을 잇고자 한다. 살롱에 가입하는 회원들은 주기율표 1번부터 82번 가운데 한 가지 원소의 번호를 부여받아 6개월간 회원으로 활동한다. 올리버 색스가 사랑했던 원소 83번 비스무트는, 알마가 맡아 독자들을 기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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