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너무 나 같은 이 책을 무어라고 소개하면 좋을까요. 하고 싶은 말, 그러나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을 쓰고서 엮었습니다. 일상과 영화, 일기와 편지 사이에서 사랑을 사랑한 흔적입니다.
드러내고 싶은 마음과 감추고 싶은 마음은 왜 이리도 헷갈리게 뒤섞일까요. 부족한 소개는 책 속의 글에게 맡기려 합니다. 홀로 숱하게 읽어도 닳지 않던 문장, 이제 당신께서 읽어 주세요.
소망 하나 있어요. 우리 망하지 말고 살아요.
<저자 소개>
느린테
단정한 글 얼굴을 꿈꾸면서도 흐트러진 문장을 보란 듯이 꺼내고 싶어요.
말간 나의 증명 『달리 말할 수 없이 무주』를 펴냈습니다.
『들켜도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가 친절한 나의 소개서가 되면 좋겠습니다.
<목차>
· 들어가며
· 무제들
· 이름 붙인 용기
· 영화를 보면
· 몇 년 몇 월 며칠
· 인사_우리 망하지 말고 살아요
<책 속으로>
무모순과도 친해져 보고 행간의 의미는 간과하며 분명한 것들의 사랑을 느끼면서 지낼 것.
-28쪽
약속하지 않아도 만나는 사이를 귀하게 여겼다. 공유하는 세상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뜻 같아서. 내가 가면 있으니 염려도 묻지 않았다. 그 정도의 거리는 나의 온도와 잘 맞았다. 늘 그렇게 마주한 당신과 올겨울은 약속을 했다. 가끔은 서로의 확신을 만지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사실은 매일 그랬을지도 모르니까, 마주한 우리의 순간이 고마웠다.
-50쪽
봄이 오려나 보다. 오다가 주춤댈 것을 안다. 올해는 다르게 생각해야지. 다시 봄이 왔네가 아니라 이제 봄이 왔다고. 직선의 시간에 살아보려고.
-53쪽
문학책을 들이는 게 마음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아서, 이미 아는 마음은 다시 모르고 싶고 몰랐던 마음은 알아 가고만 싶어서, 쉽게 마음을 얻겠다는 욕심으로 언제 읽을지도 모를 책을 샀고, 산다.
-58쪽
얼마 만에 당신의 자필을 손으로 만지는지, 필체를 보니 얼굴이 떠올랐고 시를 읽으니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럴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글이 사람이 된다. 난 그 둘을 떼 놓지 못하겠다.
-75쪽
나 미동의 힘을 더욱 믿기로 했다. 높은 언덕에 숨이 차지 않게, 내리막길이 낭떠러지가 되지 않도록. 뭉근해도 끓고 있음을 나는 알면 된다.
-113쪽
언어는 삶이고 이해이고 전부 같다. 누군가의 전부가 궁금해진다.
-137쪽
<서지 정보>
제목: 들켜도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 느린테
쪽수: 160p
판형: 122*189mm
가격: 13,000원
발행일: 2025년 5월 25일
발행처: 느린테트리스
ISBN: 9791198783417
들켜도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느린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