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책은 오랜 시간 혼자만 간직해 온 짧은 메모들과 저의 상념들을 엮은 단상집입니다.
가끔 보는 친구들, 늘 그리운 가족들, 우연히 만난 여행객들, 카페 창밖으로 지나는 사람들까지.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모든 것들에 저만의 사랑을 담아 기록했습니다.
더는 사랑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 속에서도 내 주변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사랑으로 내가 얼마나 뜨거운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성숙해졌는지 깨달았습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사랑이었음을.
<작가정보>
정모래
인디 음악과 독립 영화를 좋아합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일기를 쓰며 흘러가는 시간을 기록합니다.
한여름 에어컨의 시원함보다 한겨울 보일러의 따뜻함을 더 좋아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온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제주에서 독립출판 브랜드 이응이응프레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 겨울,
첫 에세이 『나에게 안녕을 묻는다』를 썼습니다.
<목차>
들어가며
생존 신고의 밤
1장 지나간 인연, 지나친 인연
길 15
인연에 대하여 16
미아 17
떠나는 사람, 남겨진 사람 18
예정된 이별 20
버리지 못한 것들 23
반쪽짜리 추억 24
슬픈 예감 25
등 뒤의 온도 27
무색무취의 사람 28
연극이 끝난 후 29
흔적 31
2장 사랑은 계절과도 같아서
봄꽃도 한때 37
뜨거운 나이 39
지난 사랑, 그리고 지금 40
사랑한다는 말 42
상처가 아물 때까지 43
초라함 속에서도 46
그런 날이 있었다 51
안식처 53
3장 우리가 우리였을 때
약속 61
사랑에게서 배운 것 63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 67
결말 69
잃는, 잊는 70
나를 아는 사람 1 71
나를 아는 사람 2 73
나를 아는 사람 3 74
운명 76
4장 지난 시간들마저 사랑할 수 있다면
살아간다 85
그들의 안녕 86
한낮의 꿈 87
괜찮은 사람 89
애도 기간 91
지나고 나서야 94
건축학개론 95
나를 지키는 일 98
5장 사랑의 형태는 저마다 달라서
이런 게 사랑이라면 107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108
주는 사랑 109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111
좋은 사람 곁에는 112
내일 114
내가 나일 수 있을 때 116
사랑하는 마음들 118
너를 통해 나를 본다 119
6장 소란했던 시간이 지나고
공항 가는 길 127
실패의 힘 129
그럼에도 불구하고 131
나를 인정하는 일 132
작은 마음 135
구원 136
이름에게 137
사람이 온다는 건 138
사진 141
닮는다는 것 144
좋은 날 145
7장 그건 사랑이었지
사랑이 잠든 곳에 151
지금 이 순간 153
집들이 155
베이컨을 굽는 사람 159
나를 살게 하는 것 161
뒷모습 163
당신에게 165
길 167
나가며
그럼에도, 사랑
추천의 글
전하는 말
<책 속으로>
그때 우리는 풋풋했고 누구보다 반짝거렸지만 실은 반쪽짜리 추억에 불과했다. 언성을 높이고, 서로에게 못된 말들을 퍼붓고, 어떻게든 지지 않으려 자존심 싸움을 했던 시간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변해 버렸을까. 우리의 사랑은 어쩌다 이렇게 낡고 퇴색되어 버렸을까. 더는 사랑 같은 건 없다고, 죽었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변한 건 사랑이 아니라 우리였음을 나는 이제야 깨닫는다. 사랑이 무슨 죄가 있겠니.
「반쪽짜리 추억」 중에서 (24p)
누구에게나 마음 속 빈 공간을 메울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그걸 돈으로 채우고, 어떤 사람은 일, 어떤 사람은 종교로 채운다. 나는 그 ‘무언가’가 ‘취향’인 것 같다. 포기할 수 없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그리고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 팍팍한 일상에
서 유일하게 가면을 벗고 오롯이 나로 존재할 수 있는,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안식처.
「안식처」 중에서 (55p)
사랑을 할 때는 당장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만 같고, 그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래서 너무 많은 마음을 줘 버린다. 늘 진심이었으니까.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내 모든 걸 쏟아부었다. 언제나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그럼에도 나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나 그와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지키지도 못할 무수한 약속들을 했다.
「약속」 중에서 (62p)
이제 와 나는 그게 너무 고맙다. 그간 나의 선택들에, 그리고 내가 택했던 그 사람들에게. 철없던 시절일지라도 흉흉한 세상에 이 정도면 제법 뽑기 운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자다가 갑자기 이불을 걷어찰 만큼 부끄럽고 수치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것마저 귀여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어, 피식 웃으며 그때를 떠올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어느 것 하나 잘못된 사랑은 없었다고. 그 인연을 모두가 참 귀하다고.
「괜찮은 사람」 중에서 (89p)
물론 나는 여전히 삶이 버겁고, 힘들다. 때로 사는 게 지겹기도 하고, 가끔은 숨이 막힌다. 그럼에도 오늘 밤이 지나면 당연한 듯이 내일을 맞을 수 있다. 삶에 감사하다거나 하는 그런 구태의연하고 경건한 생각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내일이 있다. 오늘보다 1mg이라도 나아질 내일이.
「내일」 중에서 (115p)
누구에게나 순간을 저장하는 상자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소비하지 않고, 소모하지 않기 위해. 오래 보관하고, 고이 간직하기 위해. 산다는 건 아마 이 상자에서 이미 지나간 것들을 조금씩 꺼내 먹으며 그땐 그랬었지, 하고 추억하는 것이 아닐까. 찰나의 기억으로 평생을 사는 사람도 있으니까. 인생은 순간을, 사람을, 시절을, 그리고 나를 추억하는 하나의 긴 여정이라고.
「사진」 중에서 (142p)
사랑할 때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반짝이는 눈빛, 발그스름히 상기된 얼굴, 옅은 미소,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동자까지도. 앞모습이 드넓은 에메랄드빛 바다라면, 뒷모습은 잔잔하고 고요한 윤슬일 테지. 보고 있으면 안아 주고 싶기도, 그리운 감정이 들기도, 처연한 기분이 들기도, 쓸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뒷모습」 중에서 (164p)
<출판사 서평>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사랑이었다.”
내가 사랑이라 불렀던 모든 것들은 결국 나를 한 뼘 성장하게 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잘것없이 느껴져 몹시 초라한 때에도
끝내 나를 살린 건 사랑이었다.
말없이 내어 준 연인의 어깨,
무심히 건넨 친구의 손,
내 목을 와락 끌어안은 조카의 두 팔,
메모지를 찢어 투박하게 쓴 아빠의 손 편지,
나를 다정히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
할머니 품에서 나는 꼬순내.
그건 사랑이었다.
<서지 정보>
도서명: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겠니
저자명: 정모래
출판사명: 이응이응프레스
출판일: 2024년 9월 11일
정가: 13,500원
페이지수: 184p
판형: 105*168*11.04mm / 141g
ISBN: 979-11-985025-2-0 (02810)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겠니 / 정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