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계절 소설 시리즈 ‘사각사각’ 두 번째 이야기
크고 작은 물결이 일렁이는 네 편의 여름 소설 『파랑을 가로질러』
여름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천변을 산책하는 오후, 일렁이는 물결과 수면에 비친 여름빛. 혹은 지긋지긋한 장마.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 한낮의 비 오듯 쏟아지는 땀. 이어지는 잠잠한 여름밤. 시원한 맥주 한 캔과 여름의 과일들.
수록된 네 편의 소설에는 생생한 여름의 풍경들이 있습니다. 그 속에는 우리가 살면서 겪는 다양한 관계가 들어있고요. 가족이나 연인, 동네 주민과 직장동료. 카페 주인과 손님.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수없이 많은 관계가 얽히고설킨 채로 우리는 살아갑니다. 당신은 어떤 관계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사람인가요. 당신 주변의 관계를 떠올리면 여름의 무슨 장면이 떠오르나요.
강렬한 햇볕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차게 식는 나날. 그런 날씨와 감정들. 올여름을 관통하며 우리를 스치는 문장. 저마다의 파랑. 네 편의 소설에 덧붙여진 네 편의 에세이가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속 파랑을 가로질러 당도(當到)한 곳에서 이는 파랑을 마주할 시간입니다. 파랑을 가로질러 온 작가들의 목소리가 시원한 바람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본문 발췌>
문득 이상하게 오한이 났다. 손님이 손가락으로 내 공포를 건드리고 가기라도 한 것 같았다.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버튼 같은 것을 누르고 간 느낌이었다. 등에서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손님의 이야기가 그리 무서웠던 것도 아닌데 그랬다. 오히려 지루하다면 지루했는데. 그런 이상한 옛날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는 것도 아닌데. 집에 가긴 가야 하는데.
29p 이종산 <괴담을 팝니다>
그들은 왜 타인의 삶을 변명해야 하나. 정원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그들의 인생에서 자식을 분리해 내지 못하는 것에 피로를 느꼈지만 결국 본인조차 부모의 고통을 상상하는 것에 익숙한 어른으로 자랐다. 정원은 부모의 마음을 알고 싶었고, 제 편의대로 그것을 헤아려 고통받곤 했지만, 한편으로는 절대로 그것을 다 알 수 없어서 두려웠다.
49~50p 송재은 <각자의 정원에서>
조급한 자동차 경적들, 신경질적으로 끼익 급제동하는 소리, 누군가의 고성에 재연은 잠을 자다 몇 번 깼다. 선풍기는 꺼져있고, 목덜미가 땀으로 축축했다. 덥고 축축한 여름밤이 지나갔다. 아침. 요란한 매미 울음소리에 재연은 잠을 깼다.
74p 김종완 <이사 좀 해줘>
고깃집을 나와 2차로 간 칵테일 바에선 조금 더 가까이 붙어 앉았고 더 자주 상대방을 응시했으며 탁자 위에 올려진 서로의 손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아서 바에 흐르는 재즈 선율을 주의 깊게 들었고 이런저런 감상을 나눴다. 음악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다. 미세한 떨림과 즉흥적인 욕망 그리고 강렬한 확신이 두 사람의 목소리를 타고 합쳐졌다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114~115p 김현 <하지만 그들은 그것에 관해 말하지 않았다>
<목차>
소 설 | 괴담을 팝니다
에세이 | 한여름의 무서운 이야기
소 설 | 각자의 정원에서
에세이 | 오늘의 작은 변화
소 설 | 이사 좀 해줘
에세이 | 여름의 마음
소 설 | 하지만 그들은 그것에 관해 말하지 않았다
에세이 | 수필 러브
나가며 | 어디론가 지름길로 가고파 그럼 안 될까
<서지 정보>
제목| 파랑을 가로 질러
저자| 김종완, 김현, 송재은, 이종산
장르 | 소설
판형 | 114*182(mm)
쪽수 | 152페이지
가격 | 15,000원
발행일 | 2024년 7월 5일
ISBN | 979-11-984383-7-9 (03810)
파랑을 가로 질러 /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