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틀 때까지(개정판) / 이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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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개요: 안타까운 사연이 이 책을 붙잡고 있습니다. 2018년 모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저는 일 년 동안 책 한 권 분량의 원고를 써내야 했습니다. 자신 있었습니다. 내 첫 수필집이 나온 바로 이듬해였고, 당시 편집자의 예고대로 저는 걸출한 작가가 될 재목이었으니까요.

 

원고를 모아야 해서 동이 틀 때까지 글을 쓰는 날이 많았습니다. 승패를 결정짓기가 그리 쉽지 않은 글쓰기와의 다툼 속에서도 저는, 제가 동이 틀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은 저의 자만’, 혹은 시행착오와도 같은 의미입니다.

 

일 년에 걸쳐 쓴 원고를 편집자에게 보낸 날, 제가 받은 답장은 글의 절반가량을 빼거나 고치라는 것이었습니다. 분에 차 떨리는 말투로 계약을 파기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저는 잠시 서울을 떠나 있다가, 2019년 다시 돌아와 당시에 써둔 그대로의 원고로 <동이 틀 때까지> 수필집을 독립 출판했습니다.

 

(본 책은 2019년도 책의 개정판입니다.)

 

 

<책 속으로>

제목: 오르막길 입새(16~19p)

 

(중략)긴 오르막길만 끝나면 와우산 공원이라 산책하기가 즐겁다. 산책 후엔 그러나 똑같은 오르막길을 내려가는 일이 남았다. 한참 전에 남학생들과 마주쳤던 오르막길 입새의 가로등이 어쩐지 쓸쓸하게 보였다. 집 근처에서 쓰레기 수거차와 마주친다. 올라타 있던 두 분이 내려 편의점 앞의 쓰레기들을 수거해 가는데, 조그마한 편의점에서 많이도 나왔다. 대학생들을 생각한다. 대출을 받을 땐 무서운 액수로 대출을 받아 사용하는 곳은 어쩌면 여기 편의점과 같은 곳들. 그럼에도 오르막길 입새에서 또 다시 대출 걱정을 했으니, 정작 살이 찐 건 저기 종량제 봉투들뿐이다.

 

제목: 빨래(22~23p)

 

베란다가 없는 방구석

빨래 건조대의 팔을 벌리다가

며칠째 기지개를 켜지 않은 내 몸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몇 며칠을 모아놨다가 돌렸다.

 

그것들을 꺼내려다가

드럼 세탁기 속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

마치 입고 살았던 내 몇 며칠과 닮아 보였다.

 

서로 물고 늘어지려는 힘이 세

자고 깨기만을 반복해야 했던 삶 말이다.

 

내가 손댄 양만큼 꺼내기란 불가능했다.

 

자꾸 똬리를 튼 째 딸려 나오는 빨래들을

나는 바닥에다 자빠뜨리고 몸에 힘을 한번 축 뺐다.

 

손으로 똬리의 한 곳을 찢었다.

 

그제야 나타나는 빨래의 낱장, 낱장을 건조대에다 널었다.

 

한 장씩 널 때마다 건조대에 나타나는 모습은,

그러나 매일 매일을 색다르게 산 사람처럼

색깔이 다 달랐다.

 

마지막으로 널었을 땐

지난 며칠을 어떻게 산 것과 상관없이

오늘을 잘 살면 되고,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일단 기지개부터 켰다.

 

 

<저자 소개>

 

이학준

나를 위한 글쓰기와 당신을 위한 글쓰기, 그 경계선을 넘나들고 싶습니다.

<그 시절 나는 강물이었다>(2018, 별빛들), <동이 틀 때까지>(2019, 독립출판), <변변찮은 삶을 위한 변명>(2022, 웜그레이앤블루), <가장 나일 때의 부끄러움>(2025, 학종이)

 

 

<서평>

 

이학준 작가는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서둘러 쫓지 않는다. 그는 차분하게, 본인만의 속도로 걸으며 삶을 바라보는 산책자다. 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정신없이 하루를 흘려보내는 현대인들에게, 그는 잠시 걸음을 늦추고 주위를 살펴보라고 말한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면서 잃어버리는 감정들, 작지만 그래서 더 귀한 틈과 순간들을 그의 글은 놓치지 않는다. 섬세함이 스며든 문장은 조곤조곤 이어져, 마치 낮은 목소리로 곁에서 속삭이듯 다가온다. 그 목소리를 따라 읽다 보면 익숙했던 풍경 속에서 낯설고 새로운 울림을 발견하게 되고, 매일 반복되던 일상도 새롭게 다가온다.

 

-시각 예술가 양승욱

 

 
 
 
 

<서지 정보>

 

도서명: 동이 틀 때까지

저자: 이학준

출판사: 학종이

출판년월일: 2025.10.6

정가: 13,000

PAGE: 100

가로*세로*두께*무게: 114*185*8*6

제본방식: 종이책-무선제본

ISBN: 979-11-989553-1-9(03800)

장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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