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작별 인사 / 오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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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죽음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

 

긴 작별 인사는 죽음과 상실에 관한 저자의 사적인 기록을 엮은 책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우리의 일상을 슬픔이라는 우물에 빠트린다.

누구도 자신을 들여다볼 수 없고, 자신조차 아무것도 내다볼 수 없는 비좁은 우물.

그곳에서 우리는 슬픔의 수많은 얼굴을 목격하게 된다.

 

죄책감이 들면서도 원망스럽고, 그리워하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날마다 달라지는 감정과 상황들.

상실의 슬픔에 빠진 사람은 현재를 살지 않는다. 늘 죽은 이를 떠올리며 과거를 살아간다.

누군가 우물 아래로 밧줄을 내려주기를 기다려 보면서.

 

하지만 저자는 슬픔에 잠겨있을 때 애써 사람에게서 위안을 찾는 것 대신 고독 속에서 달라진 감정과 일상을 글로 기록하는 편이 정신의 안정과, 변화의 수용에 도움이 된 듯하다.

그건 아마도 그에게는 종교가 없을 뿐더러 내향적인 성향인 까닭에 기댈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일지도.

 

결국 기록이란 누군가를 온전히 떠나보내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애도의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상실의 슬픔에 관한 그의 작은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작별의 인사가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삶의 중심으로 향한다.

 

 

 

 

 

 

<저자 소개>

 

오수영

 

작가가 되길 바라던 시절을 살았다. 지금은 직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응대하는 일을 한다. 언뜻 보면 다른 두 시절이 이제는 하나의 플롯처럼 이어지길 바라며 글을 쓴다. 저서로는 아무 날의 비행일지』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진부한 에세이』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이 있다.

 

 

 

 

 

<목차>

 

* 겨울 / 9

* 다시 겨울 / 55

* 그리고, / 147

 

 

 

 

 

 

<책 속으로>

 

돌이켜보면 내가 상실의 슬픔에 잠겨있을 때 애써 사람에게서 위안을 찾는 것보다는 홀로 마음을 다스리며 메모를 기록하는 편이 정신의 안정과, 변화의 수용에 커다란 도움이 된 듯하다. 그건 아마도 내가 종교도 없을 뿐더러 내향적인 성향인 까닭에 기댈 곳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일지도. 5p

 

불면의 밤이 쌓아온 두통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얼마나 오랫동안 깨어있는 상태인지 알 수 없다. 커다란 상실 앞에서 두통 같은 건 한없이 무감각할 뿐이다. 그녀를 잃은 사람들로 가득한 버스가 흩날리는 눈발을 가른다. 상실의 버스가 새하얀 침묵의 세계로 나아간다. 11p

 

단순한 기준으로 관계를 판단하는 잔인한 이분법에 마음이 사로잡혔다. 각기 다른 삶의 방식, 차마 용기 내지 못한 마음, 놓쳐버린 적당한 연락의 시기 같은 것들. 어쩌면 모두 내 탓인 일들. 알면서도 서운함이 앞섰다. 각자의 상황이 생각과 마음의 반경을 규정한다. 23p

 

슬픔일 때 침묵하던 사람들이 익살에는 앞다퉈 서로의 문을 두드린다. 알고 보면 그들은 모두 동일한 사람들. 끊어지기 직전의 소매 단추처럼 단지 연결된 사람들. 가늘고 연약하게. 관계는 단추 같은 것. 때가 되면 바느질 땀으로 다시 매달아야만 하는. 방치만 해두면 어느새 끊어져 버리는. 땅에 떨어진 단추는 더는 결속되지 않는 마음이다. 어디로도 기울 수 없고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33p

 

쌓여가는 부고 소식과, 쌓여가는 결혼 소식. 누군가의 마지막과, 누군가의 시작. 영정 사진과 웨딩 사진의 거리가 이토록 가까울 수 있을까. 작은 세상의 슬프고 기쁜 소식들이 대화방을 가득 채운다. 시간이 지나면 금세 다른 대화들에 묻힐 소식들로, 대화방은 오늘도 포화 상태다. 48p

 

아픈 사람과, 돌보는 사람에게 시간은 더는 예전처럼 평범하게 흐르지 않는다. 영원하고 무형의 존재인 줄 알았던 시간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채 전속력으로 벼랑 끝까지 달아나기 시작한다.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시간은 이미 저만치 멀어져 따라잡을 수 없는 거리를 만든다. 시간의 끝과 가까워질수록 초조함도 커져만 갔고, 달아나는 시간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현실이다. 64p

 

슬픔과 고통은 안으로 자라나는 가시나무다. 안이 비좁아질 때 비로소 몸을 뚫고 밖으로 삐져나온다. 목격자에게 타인의 고통이란 얼마나 시시한 자극일까. 삶은 점점 더 커다란 선택을 강요한다. 벼랑 끝 여기, 이곳에서 쓰러진다면 어느 방향일까. 그것 또한 나의 몫이다. 82p

 

다시 만날 수 없다면, 살아있어도 다시 만날 수 없는 관계라면, 그들은 내 삶의 반경에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는 동안 안부조차 물을 수 없는 사람들, 세상 어딘가에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살아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죽음과 이별은 얼마나 다를까. 결국 다시 볼 수 없다면, 그들은 모두 서로의 삶에서 이미 죽은 사람들이다. 107p

 

눈 속에 머물던 지난겨울은 내게 긴 회복기 같은 시간이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에 너무 오랫동안 묻혀 있었다. 언 몸을 녹이며 이제는 어깨에 쌓인 무거운 눈들을 털어내려 한다. 비로소 봄이 오려 한다. 164p

 

 

 

<출판사 서평>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현재가 아닌 과거를 살아간다. 날마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삶을 곱씹는다. 사람의 흔적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남겨진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위안일까 혹은 최대한의 고통일까.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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