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들의 기적 / 박희수 (U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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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박희수 시집 『물고기들의 기적』. 시인은 기존의 문법에 구애받지 않는 파격적인 이미지 구성 방식과 유려한 발화법이 도드라지는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시 세계를 펼쳐보인다. 스케일과 호흡측면에서 폭발력을 지닌 새로운 감수성과 신세대다운 색다른 감각, 그리고 시적 에너지가 분출하는 언어가 생동감 넘치는 '생명으로 가득 찬 시집' 이다.

 

 

 

 

<작가정보>

 

박희수

저자 박희수는 1986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09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는’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추천사>

 

김승일 (시인)

왜 눈물이 나서 혼났는지 설명하겠다. 1부를 읽었다. 여기는 어떻게 아름다운가? 어떻게 “더럽디더러운 풍경에서/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리는가? 그런 질문들을 읽고 있었다. 「기묘하게 힘찬 합창」이라는 시에서 답을 얻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읽어보면 알 것이다. 어쨌든 거기까지 읽었을 때, 나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죽은 것들의 생명력은 신의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생명으로 가득 찬 시집이로군. 힘으로 가득 찬 시집이로군. 그렇게 2부로 갔다. 거기서 「죽음의 집 2」라는 시를 읽었다. 「죽음의 집 1」은 이 시집의 첫번째 시였지. 「죽음의 집 1」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그곳으로 갔다. 편지였다. 거기엔 귀신도 있고, 신도 있고, 생명도 있고, 죽음도 있었다. 정확히는 그것들을 관찰하는 박희수가 있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울고 있다는 문장을 쓰고 있는 박희수를 만났는데, 이번엔 박희수가 울고 있었다. 나도 울었다. 그리고 다시 2부를 읽었다. 3부도 읽었다. 거기엔 울지 않으려는 박희수가 있었다. 박희수는 지금 당장 죽을 수도, 개 같은 세상을 마냥 아름답고 힘찬 것으로 여길 수도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시는 계속 새로운 형식을 찾아 모험을 떠나고 있었다. 언어가 생명이 되게. 죽기 위해 흐르는 강처럼

 

 

 

 

 

<출판사 서평>

 

모든 것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삶,

그 안에서 찾아낸 기적의 언어들

 

깊은 사유와 경험에서 우러난 참신한 “개인적 상상력에 접목된 사회성이 현대와 고전의 절묘한 호흡을 타고 있는” 강렬함으로 2009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박희수 시인의 첫 시집 『물고기들의 기적』이 출간되었다. 대학 시절부터 시동인 모임 ‘시속’에서 탄탄한 기량을 다져온 시인은 최근에는 김승일, 박성준, 최정진, 황인찬 시인과 함께 ‘는’ 동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젊은 시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인이다. 오랜 숙련 끝에 등단 7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기존의 문법에 구애받지 않는 파격적인 이미지 구성 방식과 유려한 발화법이 도드라지는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시세계를 펼쳐 보인다. 스케일과 호흡 측면에서 폭발력을 지닌 새로운 감수성과 신세대다운 색다른 감각, 그리고 시적 에너지가 분출하는 언어가 생동감 넘치는 “생명으로 가득 찬 시집”(김승일, 추천사)이다.

 

철로는 산으로 파고든다/햇살이 쏟아지는 버드나무 잎사귀/바람은 투명한 손을 내밀어 나무의 앞섶을 어루만진다/나무는 몸을 열며 상처를 드러내고/거기에는 새로 차오르는 물과 움직이는 맥박이 있다 //여름이 지나 잎사귀들은 물 위에 띄운 배 같으리,/흐르는 여울을 따라 낮은 곳으로 흘러갈 것이니/숨 쉬는 바다를 만나 푸른 살 속에 파묻혀/열매보다 더 깊게 심연으로 뻗어가리라(「물고기들의 기적」 부분)

 

관념적인 인상이 두드러지는 박희수의 첫 시집 『물고기들의 기적』에는 삶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인간은 결국 죽음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미시적인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비극적 세계관이 짙게 깔려 있다. “모든 것이 사라지는/사라짐도 사라지는” 유한한 삶의 본질과 “소멸(消滅)이라는 단어가 지닌 흰 어감”에 주목하면서 “적어도 내가 누구였을 수는 있겠지만/누구일 수는 없”(「죽음의 집 1」)다는 뼈아픈 고백을 통해 시인은 죽음을 자신의 삶과 언어를 구속하는 기제로 받아들인다. ‘다섯편의 노래와 한편의 의례’로 구성된 「검은 낚시꾼」에서 다양한 운명의 행로를 다채로운 형식으로 읊고 있듯이, 이 죽음을 통해 시인은 인간 존재의 한계라는 비극적 인식 속에서 “자연사를 노래하듯이 문명사를 노래하고, 문명사를 읽듯이 자연사를 관조하며 인간사의 전체적인 윤곽을 가늠”(강동호, 해설)한다.

 

아으 아이 아으 아이/그가 가버렸네/검은 낚시꾼/드디어 그림자 물고기를 낚아 올렸네//아이 아으 아이 아으/물속에 잠긴 몸이/물 밖의 몸 되려면/어떤 아가미를/무슨 부레 지느러미를 붙여줘야 하는가//아으/낚았구나/제가 저를/낚아버렸구나//아으 아이 아으 아이/그는 가버렸네/검은 물 속으로/검은 발자국을 남기며/아으 아이 허 아으 아아(「검은 낚시꾼」 부분)

 

시집 전체를 읽어나가다보면 시인은 인간의 심연에 잠재된 죽음 충동이라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죽음에 대한 불안이 도사리고 있는 삶의 모든 국면에서 시인은 “세상을 다 모르고 죽는 일은/나름 멋지다고 생각”(「오프닝」)하거나, “꿈을 적어놓고 군홧발로 밟으며/내가 나를 조금씩/괴롭히”(「삼면화(三面畵)」)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불안의 힘이 몸속의 피를 흐르게 하고/잠들었던 가슴을 깨어나게”(「아키텐, 유폐된 왕자」) 하듯, 시인은 나아가 죽음이라는 관념적 사건을 삶을 꾸려가는 원리이자 역사적 실천의 매개로 삼는다. 이를테면 “끝없이 달리라는 형벌”을 감당해야 하는 존재론적 한계를 극복하고 죽음이라는 절대적 관념에 속박되지 않는 역사적 계기, “모닥불 속에서 하나로 타오르”(「달리기」)거나 “이 몸이/저 몸으로 건너가는 법열의 순간”(「화륜(火輪)」)을 꿈꾼다.

 

누가 우리에게 끝없이/달리라는 형벌을 주었는가 누가/우리에게 끝없이 달리라는 형벌을/누가 우리에게 끝없이 달리라고/우리가 마침내 끝날 때까지//(…)//달리기는 우리 안에서 듣는 음악이다/달려갈수록 우리는 달리기가 되고/달리기라는 끈이 달리는 우리들을 하나로/묶어준다/포개져 쌓인 장작들이/모닥불 속에서 하나로 타오르듯이//오 달리는 강물이여/너는 포말인가, 노도인가, 파도치는 흐름인가?(「달리기」 부분)

 

그야말로 죽음은 곳곳에서, “탄가루로 가득한” 이 세계에 “공장의 피스톤처럼 여기” 무의미하게 내던져진 시인의 삶을 얽어맨다. 그럼에도 시인은 “나는 전체성을/전체성을 얻을 수 없네”라는 슬픔 속에서도 “굴러오는 모든 것은 길이 될 것”(「전체성」)이라는 어떤 희망의 실마리를 찾아내며 “더럽디더러운 풍경에서/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리는 “기적 같은 순간”(「기묘하게 힘찬 합창」)을 기다린다. 시인이 바라는 ‘기적’은 허무주의적 절망을 부둥켜안고 세계 바깥으로 나아가는 탈속적인 행위가 아니라, 세계 안에서 세계 전체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요컨대 “제정신이 아닌 듯이, 모든 제정신의/창살과 수갑을 뚫고”(「달리기」), 가느다란 “운명의 끝을 거칠게/끊어”(「들뜬 꽃의 희생」)내며 자연사로서의 죽음으로부터 역사를 분리하는 것, 즉 고통이 내재된 삶의 내부에서 내부의 다른 길을 열어놓는 내재적 초월이다.

 

더럽디더러운 풍경에서/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린다//(…)//비참하게 젖은 꽃들의 노래가 온다//잎맥도 줄기도/뿌리도 몸을 떨며 따라 부른다/땅을 뒤흔들며 따라 부른다//오세요 소란 속으로/터지는 물의 매혹 쪽으로/상처 입은 영광과/쓰러진 갈대들의 굳건함/망치가 내려치면 번개가 튀고/시든 구름들이 모조리 찢어지는 이/기적 같은 순간 속으로/다가오세요/우리의 더럽혀진 혈관이/눈부시게 빛나는 실명(失明)을/목도하세요(「기묘하게 힘찬 합창」 부분)

 

박희수의 시는 스케일이 크다. 특히 장시(長詩) 계열의 시편에서 드러나듯이 역사적 사건이나 소재를 차용하고 고전을 인용하는 구성적인 측면에서 탁월한 솜씨를 보여준다. 또한 “그날 저녁은 상(像)이 맺히는 처(處)였다”(「죽음의 집 1」)처럼 한자어를 비틀어 사용하거나 ‘의명(依命)’ ‘성흔(聖痕)’ ‘울연(蔚然)’ ‘치죄자(治罪者)’ 같은 의식적인 한자 병기도 특기할 만하다. 최근의 산문에서 시인은 “시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장르”인만큼 “언어를 뛰어넘는 언어를 발명해야 된다”(『시작』2015년 봄호)고 밝힌 바 있다. “내가 지금 어디를 향해 저렇게 입을 벌리고 있을까”(「죽음의 집 1」)라며 자신의 언어가 향하는 지점을 되물으며, 시의 “새로 차오르는 물과 움직이는 맥박”(「물고기들의 기적」)을 지피고자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을 찾아 모험을 떠나”(김승일, 추천사)는 이 젊은 시인이 앞으로 무엇을 더 느끼고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 자못 기대된다.

 

창밖의 빨래와/장미 덩굴/바람에 흔들리고 있다//그대는 무엇을 느끼는가//햇살이 담벼락에 닿고/그림자의/끝부분이 조금 떤다//그대는 무엇을 느끼는가//그대는 무엇을 입는가//그대는 무엇을 느끼는가//그대는 무엇을 지우는가//그대는 어디 있는가//꽃이 사라지고/아이들 소리가/이미 들리지 않는 골목에서//그대는 어디로 가는가(「물결을 흔들며 2」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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