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은 시집 김연희의 두 번째 시집으로, 사회의 부조리와 폭력 속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그리며 쓴 시들이 많습니다. 돌을 앞둔 아이와 아내를 두고 목숨을 끊은 삼성서비스 노동자, 작업 중 수몰된 노동자들, 갑자기 집에 날아든 폭탄 때문에 놀다가 목숨을 잃은 시리아 어린이들… 이들을 생각하며 쓴 시들이 담겨 있습니다. 지은이의 말
이 글은 변명 같은 것이 될 것이다.
나는 2013년 여름부터 말일까지 시를 한 편씩
써서 사람들에게 보내주는 일을 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혼자서 내켜서 했다.
그리고 2014년 1월 1일 재미공작소에서
그 시 편지들을 전시하고 함께 떡국을 먹었다.
2013년에도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녔는데
2014년에도 역시 많이 죽고 다쳤다.
어느 시점부터는 설상가상으로 살고 있는
그런 기분이 되어버린 것도 같다.
2013년과 2014년에 쓴 시들을 모아서
책 한 권을 또 펴내게 되었다.
빼고 싶은 시를 빼지 않기로 했다.
그저 그러고 싶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작고 작은 이 시들이 당신의 마음에
제대로 가닿기를 바라본다.
2014. 12. 18. 목요일
3월 이사를 앞두고, 상수동 집에서
김연희
김연희
1981년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무엇이든 잘 깨고 고장내고 길에서 잘 엎어지고 잘 까먹고 잘 울고 잘 웃고 잘 삐치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백지 같은 중고등학생 시절을 지나 대학에서 불문학을 배우고 시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책 만드는 일을 5년쯤 했고 지금은 상수동 한 옥탑방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날마다 새로운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SAMPLE) 작은 시집 / 김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