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채 제7시집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저자는 이 시집에서 우리가 늘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노래하였다. 우리는 늘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을 존귀하게 대해야 한다고 배우지만 힘겨운 세상살이 속에서 말만큼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이채 시인은 바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쉬운 문장들을 독자에 마음에 점자처럼 펼침으로써 읽은 이 스스로가 마음을 매만지게 한다.
<책 속으로>
《살다 보면 따뜻한 가슴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꽃 한 송이의 사랑을 피워도
낙엽처럼 쓸쓸할 때가 있고
그 사랑으로 행복을 노래해도
노을 한 자락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의 삶과 사랑이 고독해서
하얗게 잊고도 싶지만
생각만 분분하고
바람만 횅하니 가슴으로 불어올 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자신에게 반문해봅니다
내가 나에게 절대적이어야 함에도
때로는 그 절대성을 잃고 방황하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언제부터 나였고
그리고 언제까지 나로 살아갈까
조용히 내 이름 불러보면
그 이름조차도 타인처럼 낯설 때가 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으면서도
끝내 홀로일 수밖에 없는 홀로가 되어
끝내 외로울 수밖에 없는 외로움을 느낄 때
문득 따뜻한 사랑, 따뜻한 가슴이 그리워집니다
36~37쪽
《가을처럼 아름답고 싶습니다》
가을에 오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의 등불 하나 켜 두고 싶습니다
가을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진실한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가을엔
그리움이라 이름하는 것들을
깊은 가슴으로 섬기고 또 섬기며
거룩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싶습니다
오고 가는 인연의 옷깃이
쓸쓸한 바람으로 불어와
가을이 올 때마다
조금씩 철이 들어가는 세월
꽃으로 만나
낙엽으로 헤어지는
이 가을을 걷노라면
경건한 그 빛깔로 나도 물들고 싶습니다
그대여!
잘 익으면 이렇듯 아름다운 것이
어디 가을뿐이겠습니까
그대와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그대와 나의 삶이 그러하지 않습니까
126~127쪽
《6월에 꿈꾸는 사랑》
사는 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
청춘도 이와 같아
꽃만 꽃이 아니고
나 또한 꽃이었음을
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
인생이 길다 한들
천년만년 살 것이며
인생이 짧다 한들
가는 세월 어찌 막으리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6월 같은 사람들아
피고 지는 이치가
어디 꽃뿐이라 할까
197쪽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 이채 (U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