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시간에 기대어 / 오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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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리움이 망각의 슬픔을 덮는다. 모든 기억과 추억이 환상일지라도”

 

『흘러간 시간에 기대어』는 기억과 그리움에 관한 오수영 작가의 생활 산문집이다. 과거에 연연하면 순조롭게 살아갈 수 없다지만, 세상에는 시간의 흐름과는 반대로 걷는 사람도 존재한다. 마음의 저울이 과거로 기울어져 수시로 기억을 곱씹으며 흘러간 시간 속에 머무르는 사람. 세월은 흘러도 마음은 여전히 혼자만의 추억 속에 남겨진 외로운 삶이 된다.

 

한때는 과거에 사로잡힌 삶을 원망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기억 속 장면들을 최대한 간직하기 위해 기록에 더욱 충실할 따름이다. 기록은 사라지는 것들을 지켜내는 동시에, 이미 사라진 것들을 되살리는 일이라고 믿으면서. 그 과정은 본질적으로 슬픔을 동반하지만, 그때의 슬픔은 대체로 절망이 아닌 행복이 머물던 빈자리를 채우는 그리움이다.

 

그렇다면 기억이 많다는 건 그 자체로 하나의 행복이 아닐까. 비록 지난날의 모든 순간과 인연이 곁에서 멀어졌을지라도, 기억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현재의 삶에 관여한다면, 어쩌면 그리움도 더는 과거만을 향한 감정은 아닐 것이다. 흘러간 시간에 기대어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결국 이 책은 그 작은 발걸음을 지켜낸 날들의 기록이다.

 

 

 

<저자 소개>

 

오수영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 쓰고 만든다.

20대부터 작가를 꿈꾸며 살았고, 10년간 대한항공 객실승원부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먼 길은 우회하여 다시 꿈꾸는 삶으로 돌아왔다.

저서로는 『사랑하는 일로 살아가는 일』 『조용한 하루』 『사랑의 장면들』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아무 날의 비행일지』 『긴 작별 인사』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진부한 에세이』가 있다.

 

 

 

<목차>

 

 

1부. 그리움의 변주

 

서문 7/ 각자의 배역 15/ 낯선 소식 20/ 마음 구조 24/ 장래 희망 28/ 그리움의 변주 31/ 가정식 백반 34/ 늦은 답장 40/ 보통의 자세 44/ 골목의 학습 47/ 이것은 책입니다 51/ 절반의 인간 54/ 빗금의 마음 58/ 겸손의 오해 61/ 따뜻한 안녕 64/ 아빠의 도전 67/ 정면으로 바라보다 72/ 흘러가는 그대로 76/ 맨 처음의 마음으로 81/ 바깥으로 넘어지기 84

 

2부. 창밖의 풍경

 

산책의 기운 89/ 가벼운 마음 93/ 낯선 도시의 선물 96/ 오래된 낭만 100/ 방파 장치 103/ 단둘의 시간 106/ 유일한 안식처 111/ 백지의 마음 115/ 사랑이라 부른단다 120/ 피어나기 위해서 126/ 타인의 시선 131/ 정상의 풍경 134/ 사람의 목소리 138/ 정성과 마음 142/ 사람 좋은 사람 146/ 마음 쓰기 149/ 마음 접기 154/ 안으로 쓰기 156/ 탈피 161

 

3부. 기대어 나란히

 

외로운 마음 169/ 유쾌한 안녕 176/ 시동 장치 180/ 산책과 헬스 183/ 제한 시간 186/ 밑줄의 형태 194/ 문턱 사이 194/ 가상의 영업장 202/ 발자국 덧대기 206/ 아침의 토스트 211/ 쓸모의 확인 218/ 안녕의 감각 221/ 기대어 나란히 224

 

부록. 편지와 마음

 

우회하는 길 위에서 229/ 우연히 당신에게 234

 

 

 

<책 속으로>

 

기억의 본질은 추모에 가깝다. 사라지는 것들을 간직하는 일이다. 과거를 추억하면 아름다움과 슬픔이 동시에 몰려오는 까닭도, 결국 회상의 종착지가 과거와의 재회가 아닌 그리움과 멀어짐의 무력한 순환이기 때문이다. 만남과 작별의 반복 속 기억과 슬픔의 비례는 필연적이다. 기억이 많을수록 슬픔의 반경도 확장된다. 그러나 그 반대는 쉽게 성립하지 않는다. 기억이 적을수록 슬픔도 줄겠지만, 기억이 적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가장 깊은 슬픔일 수 있다. P.7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단짝 친구들을 기억한다. 비록 지금은 그들에 관한 기억도 안부도 모두 멀어졌지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언젠가 그들과 다시 마주하거나 연락이 닿는 일이 아니다. 단지 그들이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잃지는 않은 채 무탈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것뿐이다. 한때 마음을 나눈 옛 친구들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모두 같은 마음이 아닐까. 그들의 안녕과 건강을 빈다. P.23

 

그럼에도 여전히 세상 어딘가에는 한 번쯤 우리에게 이렇게 물어봐 줄 사람이 남아 있다면 좋겠다. 너는 이다음에 크면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그럼 우리는 온종일 늙은 소년의 얼굴과 들뜬 기분으로 속마음을 풀어내며 그때처럼 다시 어울릴 수 있을 듯한데, 우리가 삶의 어떤 시기를 건너고 있든 아랑곳없이 다시 맨 처음의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비록 예전처럼 거창한 꿈을 향한 막연한 도전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일상의 작은 소망들 정도는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한, 결국 이뤄진다는 믿음 만큼은 끝까지 간직하고 싶다. P.30

 

슬픔을 영원히 봉인하는 건 불가능하고, 설령 삶에서 슬픔이 지워진다면 동시에 그리움마저

사라질 테니 그 또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겠다. 그리움은 늘 슬프고 아픈 감정이라 믿었다. 그런데 계절이 바뀌고 얼었던 호수가 다시 녹아내리듯 그리움의 표정도 봄처럼 밝아질 수 있다는 걸 그해 겨울에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이들 곁에 잠시 머무르다 먼저 떠나거나 떠나보내는 일을 숙명처럼 반복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숱한 슬픔과 아픔 속에서도 끝내 삶을 포기하지 않는 까닭은 어쩌면 그리움의 다양한 변주 덕분이 아닐까. P.33

 

실패와 탈락에 익숙해지면 간신히 노력을 유지하면서도 더는 기대하지 않은 버릇이 생긴다. 성과나 합격을 위한 노력보다는 단지 노력을 위한 노력, 즉 노력이 보통의 자세가 된다. 한 자세에 오랫동안 길든 몸은 이미 굳어서 좀처럼 자세를 바꿀 수 없다. 노력이 습관이 됐다는 말은 언뜻 바람직한 삶의 태도 같지만, 노력은 늘 미련과 등을 맞대고 있는 관계다. 성과없는 노력이 지속될수록 지금 나의 분투가 노력인지 미련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럴 때면 내 삶이 진공 상태처럼 현실이 아닌 공중에 발을 딛고 있는 듯 아득해진다. P.44

 

네가 창피했던 적도 많았지만 돌아보면 너와의 순간은 모두 선물 같았네. 네가 멈추지 않은 덕분에 늦지 않게 만남과 작별을 향해 달려갈 수 있었고, 네가 늘 곁을 지켜준 덕분에 무료한 일상을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견딜 수 있었지. 그치만 나는 금세 너를 잊게 될 거야. 새 차에 익숙해져 네 생각이 사라질 거야. 하지만 내 청춘의 터널을 처음부터 줄곧 함께 달려준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너였잖아. 그것만이 우리의 영원한 기억이 되겠지. P.66

 

마음 안으로 넘어지는 사람은 홀로 우물에 빠진 것처럼 아무리 외쳐도 바깥에 닿지 못한다. 목소리는 우물을 넘지 못하고 찰랑대며 다시 흘러내린다. 내 안에서만 크게 공명하는 목소리도 있구나. 어쩌면 나 스스로 밖으로 뻗어 나가는 목소리의 발목을 잡았거나, 일부러 안에서만 공명하도록 목소리의 반경을 좁혀둔 것일지도. P.85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고립된 마음의 수도원에 가둘 수 있으니까. 물론 그 수도원의 철문 또한 언제나 열 수 있는데, 문제는 너무도 쉽게 그 문의 존재를 잊는다는 것. 그래서 나중에는 탈출하고 싶어도 출구를 찾지 못해 영원히 그곳에 갇힌다는 것. 중요한 건 문의 존재를 잊기 전에 스스로 문을 더듬으며 열어보는 연습이다. 실패할지라도 문 주위를 서성이는 망설임이고, 문 너머를 상상해보는 미련이자 희망이다. P.91

 

일반인의 연예인화. 누구나 경쟁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분투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수정하며 특정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길을 걷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모습이 타인의 시선에 어떻게 비칠지 먼저 의식하며 발걸음을 조절하는 것처럼. 자신의 두 눈으로, 자신의 생각과 판단으로,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선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 아닌, 온종일 감시 카메라에 둘러싸인 것처럼 연출된 일상을 살아간다. 결국 자신이 체험하는 순간보다 타인의 시선에 투영된 모습을 진짜의 삶이라고 착각하면서. P.132

 

사람의 흔적을 내 손으로 직접 감각하며 페이지를 넘기는 일. 때로는 그 사람의 밑줄에 나의 밑줄을 덧대는 일. 그것은 특히나 지금 같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종이책과 중고 책을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인 이유가 된다. 그렇게 읽은 책은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도출한 정확하고 편리한 정보 습득과는 다르다. 그것은 이 세상에 나처럼 살아 숨 쉬었던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연결점이고,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삶 전체에 관여하는 영향력이다. P.197

 

 

 

<서지 정보>

 

 

제목 : 흘러간 시간에 기대어

저자 : 오수영

출판사 : 고어라운드

출간일 : 2025. 6. 16

분야: 에세이

제본 : 무선제본

쪽수 : 240p

크기 : 113 * 188 * 16.6

ISBN : 979-11-990105-2-9

부가기호 : 03800

정가 : 1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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