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와 발자국 /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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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잔디와 발자국은 주인공 안도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과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일곱 편의 단편 소설집.

 

 

 

 

<목차>

- 잔디와 발자국(3부작)

- 아가리

- 꼬꼬

- 검은 인어

- 비늘

- 지렁이

- 폐가

 

 

 

 

 

<책 속으로>

 

안도는 등에 붙은 잔디를 털어내며 일어났다.

축축하고 미끄덩거리는 잔디를 맨발로 한 번 더 밟았다 떼며 생각했다.

결국 우리는 어딘지도 모르는 늪에서 희망을 부단히 찾을 수밖에 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p19)

 

사막의 땅은 부드러워서 걷기가 무척 힘들어.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발이 푹푹 빠지거든.

언덕이라도 나오면 순간 움찔해.

걷는 것보다 열 배는 더 힘들거든.

더구나 다리에 힘이 풀리니까 자주 넘어지더라.

그런데도 계속 걸었어.

그렇게 걷다 보니 땅이 부드러워서 넘어져도 아프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

오히려 미세하게 갈린 모래가 아름답더라.

알갱이를 자세히 보려고 일부러 넘어지기도 했어.

그렇기에 나는 계속 걸어 나갈 수 있었던 거 같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부드러운 사막을 생각해.  (p24)

 

약한 존재는 다시 태어나도 결국 약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어.

바뀔 수 없다면 차라리 아름답게 약하고 싶어.  (p29)

 

안도는 육개장에 밥을 말아 먹고 민정이 따라주는 술 한 잔을 받았다.

문득 친구의 죽음에도 밥이 잘 넘어가는 자신이 경멸스러웠다.

그래서 자신의 입은 아가리라고 생각했다.

아가리로 술을 마시고, 아가리로 코다리조림도 먹었다.  (p45)

 

이제 자신이 무섭기까지 했다.

점점 인간이 아니게 되는 것 같아서.

그런데 이 사회에서 진정한 인간으로 사는 것은 무엇인지의문이다.  (p87)

 

불도 붙이지 못하고 촌스러운 녹색 옥상 바닥만 한참을 내려다봤다.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죄책감이 들지 않아서 죄책감이 들었다. (p 88)

 

검은 인어는 바닷속을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

그렇게 한참 반복하다 육지의 누군가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검은 인어는 있는 힘껏 그들을 향해 헤엄쳤다.

얼마 가지 않아 왼팔이 점점 물거품이 되더니, 육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모든 신체가 물거품이 되었다.

결국 그들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p 91)

 

안도가 일을 마무리하고 사무실에서 나왔을 때는 아침 여덟 시였다.

사람들은 한창 출근 중이었고, 안도가 일하는 건물의 사람들만 퇴근하고 있었다.

출근하는 사람들과 퇴근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비슷했다.

짜증 나 죽겠다는 듯 굳은 얼굴들.

그렇게 아침의 거리에는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과 하루를 마무리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p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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