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고양이 / 이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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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고양이 털처럼 부드럽고 

고양이 눈처럼 신비로운

고양이 판타지 연작소설 

 

< 수면의 고양이 >는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소중한 존재에 대한 자그마한 판타지입니다. 

내 안의 어린아이와 만나고 싶은 이를 위한 이야기이며 

불완전한 여린 존재들에게 건네는 응원이자 

모든 고양이를 향한 사랑의 노래입니다.

 

자네, 잠을 통 못 자는 얼굴을 하고 있군.

지구상에서 가장 충실하게 잠을 자는 동물이 뭔지 아나? 

바로 우리 고양이들일세. 그만큼 우리는 꿈에도 일가견이 있지. 

좋은 책을 읽는 것처럼 양질의 꿈을 꾸고 싶다면 

매일 고양이와 함께 잠이 드는 것이 제일이야. 

꿈에는 고양이를 이길 수 없다네. 

                                                      - 검은 고양이 -

 

 

도심 한복판의 구시가지, 재개발을 앞둔 어느 골목에 10시 10분 모양의 콧수염을 가진 남자가 있습니다. 

보름달이 뜬 어느 날, 이집트 여신 바스테트를 닮은 검은 고양이가 그를 찾아와 말을 걸었습니다. 

단조롭던 꿈과 일상이 다채롭고 신비롭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서로 꿈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잠 못드는 오늘밤, 꿈을 공유하는 고양이를 만나보세요.

 

 

 

 

<저자 소개>

 

이근영 

이상하고 아름다운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며 사진을 찍습니다.

눈으로 담을 수 없는 너머의 것들에 대하여 글을 씁니다.

instgram.com/studio_owau

 

 

 

 

 

<목차>

 

10시 10분의 콧수염 - 9

내 모자, 초록 - 45

다른 두 눈의 노래 - 133

에필로그 - 검은 고양이의 비망록 - 155

 

 

 

 

<책 속으로>

 

p.9

그는 종종 콧수염 뒤로 숨곤 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콧수염이 자신을 지켜 준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면 아마 열에 아홉은 콧수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었다. 양팔을 벌린 모양의 풍성하고 잘 정리된 콧수염을. 그러나 콧수염 이외의 다른 특징을 물어보면 아홉 중 일곱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콧수염은 자신을 각인시키고 얼굴의 나머지 부분을 지워버렸다. 콧수염은 그를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 주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방패이며 동시에 그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사람들 속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게 해 줄 마지막 안전장치였다. 그래도 돌아갈 곳 하나쯤은 필요하기에.

 

p.19

그는 생각을 할 때마다 콧수염 한쪽 끝을 뱅글뱅글 꼬아 위로 잡아당기는 버릇이 있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그는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그렇군요. 라고 말할 뿐이지만 사람들은 만족했다. 그의 콧수염을 보면서 사람들은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고야 말았다는 후회나 수치심 대신 출처를 알 수 없는 아주 자그마한 위안을 얻었다. 그래서 그는 매일 8시 20분 모양의 콧수염으로 가게를 열고 10시 10분의 콧수염이 되어 가게를 닫고는 했다.

 

p.33

지구상에서 가장 충실하게 잠을 자는 동물이 뭔지 아나?

바로 우리 고양이들일세. 그만큼 우리는 꿈에도 일가견이 있지.

좋은 꿈을 꾸고 싶다면 고양이를 가까이해야 하는 법.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우리야 뭐 원래 그러니까….

검은 고양이는 까슬까슬한 분홍빛 혀를 내밀어 보였다.

아니 어쨌든 좋은 책을 읽는 것처럼 양질의 꿈을 꾸고 싶다면 매일 고양이와 함께 잠이 드는 것이 제일이야. 꿈에는 고양이를 이길 수 없다네. 그게 꿈의 도서관의 모토지.

 

p.35

둘은 밤의 거리로 나섰다. 좁은 골목의 아스팔트 바닥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이제 때가 되었다는 듯, 가로등 주변의 나무에서 하나둘씩 꽃잎이 떨어졌다. 고양이의 작은 발가락을 닮은 말간 분홍빛 꽃잎들이 수분을 머금은 밤공기 속으로 살랑이며 흩어졌다.

 

p.38

게다가 꿈의 도서관에 찾아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른들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대로 모두 할 일이 많았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처럼 꿈을 꾸는 일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p.50

엄마가 새 모자를 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다른 모자는 소용없다.

엄마는 꿈과 모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도 말했다.

자신은 모자가 몇 개나 있는데도 늘 좋은 꿈만을 꾸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그렇지만 엄마의 모자는 아빠가 준 것이 아니다. 그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모자가 없으니 이제 다 틀렸어.

홍이는 더 이상 즐거운 꿈을 꿀 수 없게 된 것이다.

 

p.67

공식적으로는, 이름이 없습니다. 도서관의 꿈은 우리 모두의 것이지요. 이름이 없어야 모두가 같은 꿈을 빌리면서도 각자 다른 자신만의 꿈을 꿀 수 있어요. 물론, 숨겨진 이름은 있습니다만 알려드리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 이름을 부르게 되면 그 고양이는 도서관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어요. 이름을 부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그 사람만을 위한 꿈이 됩니다.

 

p.92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 생각하고 자신이 아는 것만 믿으려 하지요.

그러나 우리가 만나는 모든 존재에게는 다른 이들이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답니다.

 

그럼 그 또 다른 이야기를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렵지 않아요.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지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p.105

깨달음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살며시 찾아온답니다. 마치 고양이처럼 말이죠.

 

 

 

 

 

<서지 정보>

 

책 제목: 수면의 고양이

저자: 이근영

출판사: 북스 오와우

출간일: 2024-03-05

분야: 소설

제본: 무선제본

쪽수: 164p

판형: 128*182 (mm)

ISBN: 9791198669605

가격: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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