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estro vecindario es bueno para vivir

살기 좋은 우리 동네

Nuestro vecindario es bueno para vivir

많은 사람이 “우리 동네는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몇달 동안 그들의 말처럼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을 모으고 만들었다.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기록했다. 각자가 생각하는 '살기 좋은 우리 동네'는 달랐다. 내가 예상한 모습과도.

어떤 사람들은 기록과 작품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부모도 인간을 창조했다. 이미 창조되고 기록된 것에 의미가 없다면, 인간과 인간의 삶도 의미없는 것일지 모른다. 나는 이 환상을 실체로 만들고 싶다. 현실은 가상이 되고, 가상은 현실이 되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현재까지 네 명을 인터뷰한 뒤 녹취록을 공개했다. 인터뷰이의 목소리를 활용하여 음악을 만들고, 그 목소리를 잘 들리지 않게 했다. 그들을 특정 지을 정보는 삭제하거나 변경했고, 누군지 알 수 없게 하였다. 녹취록은 스페인어로 구글 번역하여 워드프레스로 만든 사이트에 업로드하였다.

Nuestro vecindario es bueno para vivir. (2024) https://nuestrovecindarioesunbuenlugarparavivir.wordpress.com

한국인들도 찾아 보지 않는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 얼마나 전달될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는 의미가 없는가.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가까워지는 와중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진지한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은가. 따분하고, 재미없고, 서로를 경직되거나 불편하게 하는가.

그러면 우리는 언제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나. 불편한 것을 회피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 것은 아닐까. 의미 있는 것보다 의미 없는 것이 의미 있는 것에 관하여. 진짜가 된 가짜와 가짜가 된 진짜와 그 모든 것이 중요한 사람과 그 모든 것이 불필요한 사람.

무엇이 우리에게 '필요'와 '불필요'를 구분 짓게 하는가.

“Nuestro barrio es un buen lugar para vivir”, pero no existe.
‘La buena vida pertenece a la burguesía.’

Nuestro vecindario es bueno para vivir. (2024) https://nuestrovecindarioesunbuenlugarparavivir.wordpress.com/

Algunas personas dicen que los discos y las obras no tienen sentido. Pero los padres de esa persona también crearon a los huma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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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강서구에 살게 되었나.

1955년, 아버지는 밀양에서 태어나 자랐다. 젊은 시절 부산, 대구, 서울 망우리, 구로 등을 거쳐 강서구에 자리 잡은 아버지는 강서구에 살게 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저 형이 소개해준 사람이 그 당시 강서구에 있어 이곳으로 왔을 뿐이라고 했다.

밀양시 활성동. 구손 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점필재 서원이 있던 자리라 하여 구서원(舊書院)이라 한다. 구손은 구서원이라는 말이 변하여 붙은 이름이다. 2008년 마을 안쪽에 리더스컨트리클럽이라는 골프장이 들어섰는데 우리 집안 선산이었다.

아버지는 형제가 여섯이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장남과 이남, 1951년 한국전쟁 중에 태어난 삼남과 사남에 이은 다섯째로 태어났다. 윗 조상들은 조선 선조 시절부터 밀양 하동(삼랑진) -> 활성에 살았다. 대략 300~400년 동안.

김해김씨 삼현파 족보에서 12대 위 김순관 할아버지(60세)가 부평에서 밀양으로 근거지를 옮겼다는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59세 김응경 할아버지는 조선 선조 시절 사람으로 18살 때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묘는 부평군 대부산에 있다고 하는데 이 기록이 재미있다.

1914년 4월 1일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부평군 일원과 인천부의 비도시(非都市) 지역을 중심으로 남양군의 섬 지역, 강화군의 북도면을 합쳐서 부천군이 설치되었다. 군의 명칭은 전신인 부평군의 '부'와 인천부의 '천'에서 따왔다.

현재의 인천광역시 대부분(중구 육지, 동구, 서구 검단, 서해 5도 제외), 경기도 부천시 일원, 시흥시의 북부, 광명시의 옥길동, 안산시의 대부도·풍도, 서울특별시 구로구의 안양천 서쪽 지역 및 강서구의 공항동 일부다. 대부산(大阜山)의 기록은 도무지 찾을 수 없는데 안산시청의 안산 동별 유래에 이런 기록이 있다. “대부동은 남양(현 화성시 서부)에서 대부도를 바라면 '(섬이 아니라) 마치 큰 동산처럼 보인다'고 하여 "대부"(大阜: 큰 언덕)라고 불리게 되었다.”

현재 김해김씨 삼현파 족보가 일제강점기에 정리된 행정지명을 기록한 것이라면, 대부산이 대부도를 뜻하는 것이라면 족보 속 기록에 관한 의문이 풀린다. 그리고 60세 김순관 할아버지는 ‘자부평이우밀양(自富平移于密陽)’ 스스로 부평에서 밀양으로 옮겼다.

12대 윗대 할아버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부평에서 밀양으로 근거지를 옮겼다. 아버지는 별다른 이유 없이 강서구로 왔지만, 윗대 할아버지가 강서구, 또는 강서구 인근 지역을 떠난 지 300여년 만에 밀양에서 이곳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머니를 만났다.

어머니는 풍기 진씨 삼척파로 서기 660년 당나라 소정방의 백제 정벌군에 참여했다가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신라에 정착한 진필명(秦弼明)을 시조로 한다. 함께 나당연합군에 참여했던 신라 장군 김유신의 후손과 진필명의 후손이 우연하게도 강서구 방화동에서 만났다.

풍기 진씨는 강원도 삼척 지역에 오랫동안 살았는데 어머니 형제들은 산업화로 이촌향도가 늘던 박정희, 전두환 시절 서울 강서구로 옮겨와 살았다. 삼척에 남은 큰외삼촌을 뺀 네 남매가 방화동에 모여 살았는데 큰이모네는 철물점을, 작은이모네는 여관을, 작은외삼촌은 서점을 했다.

외가 친척들은 삼척에서 강서구로 하나둘 옮겨왔다. 한 사람이 자리를 잡으면 다음 사람이, 또 한 사람이 자리를 잡으면 다음 사람이. 1987년 울산에 있던 외삼촌까지 강서구로 왔다. 그리고 각자 타 지역에서 서울로 온 사람을 만나 결혼했다.

나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다. 밀양 총각과 삼척 처녀가 만나 1986년, 내가 태어났다. 나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나지 않았다. 그냥 태어났다. 태어나보니 강서구였고 크고 나니 자란 곳이 강서구였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강서구를 떠날 수 있었다.

경기도 안성, 파주 교하, 용산구 한남동, 서대문구 홍은동, 강서구 등촌동을 거쳐 공항동에 정착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지자체가 살기 좋고 아름다운, 행복한 미래 도시를 말하지만, 살아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실존하지 않고 실체를 모르니 부르짖는 환상 같다.

지방은 서울이라는 특별한 도시에 착취당한다. 서울은 크게 서울이라 불리지만, 서울이라는 이름 아래 서울 중심과 자본가들이 자행하는 착취의 이면이 가려진다. 살기 좋고,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는 가진 자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이지, 가질 수 없는 자들의 것이기 어렵다.

몇몇 친구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면서 해외로 떠났다. 몇몇 친구들은 지방 여기저기에서 공동체를 만들고 살아간다. 해외 이민의 역사와 히피 공동체가 떠오른다. 그러면 나는, 둘 중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아니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냥 여기서 살아야 하나.

10년 정도 강서구를 떠나 살았다. 왜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을까. 가족과 친구가 있어서, 그동안 배우고 익힌 것을 세상에 내어놓고 싶어서... 많은 생각을 했지만, 살기 좋은 우리 동네는 사실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그냥 사는 데로 사는 것은 싫어서 또, 다시 생각한다.

내가 찾아낸 다른 방법은 사람들에게 되묻는 것이다. ‘살기’, ‘좋은’, ‘우리’, ‘동네’ 모두 형용한다. 명확하지 않기에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그 상상이 환상일 수도, 희망일 수도 있지만 각기 꾸는 꿈을 모으다 보면 환상이든 희망이든 커지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살기 좋은 도시란 ‘이런 도시를 만들테니 즐겁고 행복하게 사십시오’ 일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도시 계획에 사람이 없다. 사람이 있어도 가려진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서울에서 태어난 건 특혜라고 말하지만, 그 말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들은 서울에서 태어났어도 특혜를 받지 못한 사람들을 외면한다.  어떻게 하면 세상을 단면이 아닌 입체로 보고 만질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일단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려 한다.

당신에게 ‘살기 좋은 우리 동네’란 무엇이냐고. 사람은 그저 '살' 뿐인가.  

‘Nuestro vecindario es bueno para vivir’

Conocí gente, los entrevisté sobre
“¿cuál es un buen vecindario para vivir?”
e hice música basada en sus historias.

https://soundcloud.com/seoul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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