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르포 첩첩방산 / 김민혜, 이규태 (출판사 색칠)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으며 자라왔다. ‘노동은 과연 신성한 것인가?’라는 질문과 대답도 주야장천 들어왔지만, 그토록 신성한 노동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지역과 연계한 예술 활동을 이어온 작가 김민혜의 아트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을지로 르포 첩첩방산]은 방산시장의 마지막 지게꾼인 김기성 사장님의 모습을 담았다. 30여 년 간 한 자리에서 묵묵하게 낡은 지게로 짐을 지고 나른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상과 오브제 등으로 구현하고, 설치작업으로 전시한 김민혜 작가와 이규태 작가는 그 결과물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70대 지게꾼의 노동과 그 역사를 읽으면서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는 말을 다시 떠올려본다. “내가 이렇게 살았구나. 눈물이 난다.” 책에 담긴 김기성 사장님의 말이다. 노동이 신성한 것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시간을 짊어지고 버텨낸 한 인간의 삶은 참으로 신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경현 다시서점 운영자 *학교도서관저널 7월호에 실린 서평입니다.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