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끼가 아니다 / A.K.A.토끼 여기 이름을 바꾸어가며 끊임없이 언어를 해체하고 성장해온 작가의 시집이 있습니다. "예술은 망치, 거울이 아니라."라며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 시집 <나는 토끼가 아니다>의 작가 짠민우는 2017년에 <실컷 녹아내려라 짠내 나는 모든 것들아>라는 시집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이번에는 'A.K.A.토끼'라는 이름으로, 중철제본의 시집 <식물원>, <인공폭포>, <기원> 시리즈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토끼가 아니라면서 'A.K.A.토끼'라는 이름을 쓰는 의아한 모습과 뒤표지에 적힌 토끼 2행시 '토쟁아 / 끼부리지마'가 단순한 농담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예술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깨부수는 망치가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며 시집을 읽으면 전작 이후로 끊임없이 고민해왔을 작가의 모습도 떠오릅니다.특히 보여주는 방법마저, 얇은 책에 담긴 글의 무게마저 망치의 모습을 닮아있어서 도리어 '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보다 '어떤 것을 담는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김경현 다시서점 운영자 * 학교도서관 저널 2019-12월호에 소개한 글입니다.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