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와 울들 / 곽은정, 이아름, 한진원 독립출판물을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정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와 울들>은 그런 섣부른 판단을 가볍게 깨주는 책입니다. 디자이너 한 명과 두 명의 작가로 이루어진 ‘조와 울들’은 2015년부터 꾸준히 써온 글을 모아 동명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책에 담긴 시들은 시대를 논하기도, 사랑을 노래하기도 하지만 단순한 말놀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열등감에 젖어서 그동안의 성실함이 죄다 번져 버린 것 같다. 열심히 살면 곧잘 억울해진다.(피해의식)’라는 시의 외형은 근래까지 유행했던 짧은 글들처럼 보이지만 <조와 울들>에 담긴 글들은 쉽게 휘발하지 않고 생각을 이어가게 됩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신중함이 재앙 같다는 사실만을 깨닫고(문제는 해결된다 중에서)’라는 문장처럼 너무 신중하다 보면 그러하다는 사실만 깨달은 채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독서도 ‘언제까지고 별자리 운세에 미래를 맡길 순 없는(잡지를 넘기며 중)’ 것이므로 자신있게 당당하게 추천하는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김경현 다시서점 운영자 * 이 글은 학교도서관저널 2019년 3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