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로컬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짧은 글을 보고 나서. ‘서울이 로컬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짧은 글을 보고 나서. 2. 글쓴이 소개 : 다시서점 김경현 얼마전 SNS에서 ‘서울공화국에서 로컬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웃기다. 서울이 로컬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짧은 글을 읽었다. 그가 느낀 서울과 타 지역에 관한 단상은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언젠가 균형발전을 이야기하던 사람을 떠올렸다. 과밀집된 서울의 기관과 기업, 대학을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지역이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억지로라도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루어질 수 없을 것만 같던 그 꿈같은 일들이,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은 이루어졌다. 그 이후로 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떤 단점이 생기더라도, 선량하고 지혜로운 시민들이 그 미숙한 지점을 보완해가며 사회를 발전시키리라 여긴다. 자격, 균형, 발전. 이 어울릴 듯 하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한편으론 참으로 자극적인 말이어서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더 나은 공동체를 꿈꾸는 하나의 방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떤 곳에 어떤 방식으로, 얼만큼의 예산이 가고 쓰이며, 어떤 결과를 이루고 보여주었는지 그 수치를 그 어느 누가 적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다만 그 과정 속에서 빛나던 순간들이 모여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그뿐. 인간의 마음은 저울에 잴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 그렇게라도 지역에 관심을 갖다보면 그 관심의 눈길이 타 지역에도 따뜻하게 닿지는 않을까. 닿지 않는다면 닿을 방법은 없을까. 시간이 지나 스스로에게 ‘어떻게 하면 지역이 균형을 이루어 발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루지 못할 꿈이라서 낙담을 한 것이 아니라 질문이 틀렸다는 생각에서다. 서울이든 지역이든 발전하지 않아도 아무런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산다면, 치열한 삶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길을 내고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자격이나 균형, 발전 같은 딱딱한 이야기는 조금 덜 할 수 있지 않을까. 모두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 우리가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번역하고, 그로 인해 전 세계 어떤 사람들이 우리나라로 여행 와서 지역곳곳을 손쉽게 구경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어 많은 시민들이 지역으로 가 살아가길 바라는 모습을 꿈꾼다. 어떤 면에서는 서울보다 나은 지역. 그런 모습의 한국을 느리지만 선명하게, 꾸준하게 꿈꾼다. 그렇게 되면 나도 서울에서 태어난 죄로 ‘이기적인 서울 시민’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일은 조금 덜 하지 않을까. 나도, 지역도 모두가 살맛나서 웃는 모습을 조금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인간은 그런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살아왔기에 성장하지 않았을까. 다시서점,김경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