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죽죽]은 그림으로 기억을 기록하는 임나운 작가가 처음으로 독립출판으로 제작했던 책인 [여기부터, 서현범과 임나운, 2015]에 수록되었던 서현범 작가의 단편소설 ‘산산 죽죽’을 원작으로한 만화입니다. 죽음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한 이 만화는 한 사람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이들의 하루와 비워진 자리를 지켜보며 삶과 만남, 관계를 되돌아봅니다. ‘산 사람은 산 사람이고, 죽은 자는죽은 자’라는 말이 때론 냉소적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임나운 작가가 한 컷 한 컷마다 담아둔 여운과 전개가 매력적인 책입니다. [여기부터], [우리 이제], [너의 그런 점이]를 통해 서정적인 주제를 담담하게 풀어가고 있는 임나운 작가는 <산산 죽죽>에서 배경을 나열하는 작법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과 습관들을 통해 사람을 추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두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사는 세계와 사후세계를 대비시킨 배경톤과 섬세하게 묘사한 관계의 설정을 눈여겨보면 더욱 좋을 책입니다. 김경현 다시서점 운영자 * 이 글은 학교도서관저널 2018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