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시간] 손영규 도톰한 장정판 표지와 매력적인 내지의 구성이 인상적인 손영규 작가의 <잠의 시간>은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생긴 환청들을 토대로 지은 시들을 비롯해 상주가 되어 장례를 치르던 시기의 이야기, 생활에서 찾은 알레고리들을 담은 시집과 추운 새벽녘의 서리와 햇빛, 뚝방길 옆 그린벨트 구역의 겨울 풍경, 양재천과 탄천 근처 한강 하류의 물결이 담긴 사진집을 한 권으로 엮은 책입니다. 시집과 사진집이 한 권으로 어우러지는 모습도 눈여겨 볼만 하지만, 각각 글과 사진의 무게감 또한 늦은 밤잠을 잊고 <잠의 시간>에 빠져들게 합니다. 하지만 깊은 무게가 느껴지는 내용과는 다르게 224쪽의 다소 많은 분량의 책임에도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판형뿐만 아니라 책의 질량까지도 고려한 디자이너의 고민 때문일 겁니다. 이런 책을 만지다 보면 책을 읽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지만, 책이라는 물건 자체가 주는 기쁨도 맛볼 수 있습니다. 책장에서 책을 뽑아 들었을 때 꼭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을요. 김경현 다시서점 운영자 * 학교 도서관 저널 2018년 7월 + 8월 호에 손영규, <잠의 시간>을 추천하였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만져보고 싶은 책들이 늘어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