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각 셀렉션> 후기 <이사각 셀렉션>은 소중히 생각하고 값지게 사용하고 있는 물건의 브랜드와 제작자의 처음을 듣기 위한 기획입니다. 물건이나 좋아하는 것을 고르며 취향 찾기를 좋아하는데, ‘고르고 골라 마침내 이거 땅땅땅!’의 느낌을 담아 ‘셀렉션’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어린 시절 딸기 파와 초코 파로 나뉘는 고급 아이스크림, 셀렉션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덕분에 <이사각 셀렉션>의 표지가 정해졌어요. 2024년에는 5개의 브랜드, 5명의 창작자와 제작자를 만났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 좋은 자극과 영감을 받죠. 그 중엔 원래도 알고 있던 분들도 있었고, 이사각 셀렉션을 통해서 연락하게 된 분들도 있었어요.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막상 작업의 과정 이야기는 잘 하지 않게 되기도 하는데요. 친구나 지인이 아닌 창작자와 제작자로서 자세와 마음가짐을 물을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작업으로만 만났던 창작자들에게 조금은 사적인 제작기를 물어보기도 했어요. 모르는 이의 아주 사적인 작업실에 초대받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느낌이었습니다. 인터뷰 후 공간에 자리한 그들의 물건이 더욱 친근해졌습니다. 처음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고 발표했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시장에 나간다는 건 설레지만 너무나 걱정되고 두근대요.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에 대한 확신도, 내놓은 작업물이 의도에 맞게 만들어졌는지도 잘 모르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잘 모르고 서툴지만 반짝반짝한 그때를요. 앞으로 만들어갈 모습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상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누군가의 처음은 ‘자, 지금부터 시작!’ 일 수도 있지만 저는 저의 처음이 처음인 줄 알아채지 못하고 시작되었어요. 이런 경우가 더 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다 보니, 필요하니까, 해보고 싶으니까 등의 이유로 일과 작업이 만들어졌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만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러니까 더듬어 처음을 생각하고 기록해 보지 않으면 그저 흘러가버릴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이사각이 이런 순간들에 집중한 건 중요한데 가려져 있거나 잠시 놓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였어요.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 버렸더라?’ 하고 이유를 찾아 가다 보면 좀 더 날카롭고 분명하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는 경험들이 종종 있었거든요. 2024년에 이사각도 처음인 일이 많았습니다. 작업실 오픈과 오픈 스튜디오, 레터프레스 플라튼 작업, 부스 디자인 등, 새록새록 기억납니다. 2025년에도 여러 창작자의 이러한 순간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획을 생각 중이에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하고 싶은 일과 바라는 걸 이루는 2025년, 지치지 않는 2025년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사각 셀렉션도 다시 만나요! 이사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