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공원 산책 #3 오늘은 우리 동네의 '옹기골 근린공원'을 지나 '서울 식물원'에 다녀온다. 사진은 날씨가 참 중요한데 흐린 날씨라 기록용 사진이 된 게 아쉽다. 옹기골 근린공원으로 가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적당한 잔디와 적당한 가로수. 가는 길은 여전히 적당히 좋다. 옹기골 근린공원에는 시민 누구나 사용하는 생활체육시설이 있다. 풋살, 농구, 배드민턴.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리수'가 있다. 옛날 시절의 인식에 '수돗물'이라 안 마시게 되지만, 사실 마셔도 되는 깨끗한 물이다. 저녁 늦게까지 어디서나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과 항상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참 좋은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서울 식물원에 도착했다. 호수원을 향해 걸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갈대와 콘크리트 건물이 참 잘 어울린다. 어느새 가을이 왔다. 호수에는 목이 길고 하얀 새가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다. 호수원과 습지원은 도로를 경계로 한다. 그 아래에 빛이 들어오는 공간이 있다. 식물원의 벤치는 정갈하다.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는 색. 공원 벤치에 앉은 여러 사람을 본다. 유모차의 아기를 보는 부모. 차분히 공원을 보는 어르신. 그리고 빠르게 지나가는 뛰는 청년을 본다. 서울 식물원과 연결된 공원을 지나가다 보면 'LG사이언스 파크 마곡'에 잘 정비된 가로수와 식물 사이로 걸을 수 있다. '이렇게 빨간 벤치는 처음 보네."라고 생각했는데, LG의 색을 칠한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의자에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게 맞나 보다. 우리는 공원과 정원을 차분히 걷기도 하고 혼자 차지하기도 하며, 지나는 길에 소원을 쌓기도 하고 잠시 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세상에 정답과 진리가 어디 있겠냐마는, 우리 곁엔 여유와 행복을 선물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건 참으로 진실이다. 어느새 강서구 공원을 담기 위해 산책하며 3개월이 지났다. 이것으로 서울문화재단의 n개의 서울 '강서 예술인 작업 일지' 활동이 마무리되었다. 나의 사진은 감탄할 만한 멋진 풍경을 크게 담거나, 사람의 희로애락을 담지는 못한다. 화려한 장비와 기술로 누군가를 감탄시키지 못한다. 단지 내 눈으로 보이는 그 정도를 담았다. 나름 생활예술인으로서의 공식적 첫걸음이 조금 긴장되었는데, 보이는 그 정도만 담아 내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세월이 가며 보는 눈이 깊어지면 내 사진도 함께 깊어지지 않을까. 김영범강서구에서 삶의 전반을 보낸 김영범입니다.저는 해보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에요.경험 중인 수많은 순간이 어느 날 잘 꿰어져 보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