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공원 산책 #2 지난번 남의 동네 공원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이탈리아 공원을 담았다. 이번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을 다녀왔다.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인 이곳은 세계정원, 테마정원, 참여정원, 오천그린광장, 경관정원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공원과 정원의 차이는 무엇일까? 찾아 보았을 때 주관적 분류라 여러 의견이 있는 듯 하다. '순천만 습지'도 보고 싶었으나, 정원만으로 꽤나 넓어 하루에 다 보기가 어려웠다. 오천 그린광장이 인상적이다. 잘 설계된 아치형의 언덕들. 올라가는 좁은 길과 정갈한 잔디.이곳의 특징 중 하나는 시선의 위치에 따라 여러 선을 보게 한다는 것이다. 아래에서 높은 언덕을 보는 경우가 꽤 있는데, 잘 정리된 선이 인상 깊다. 가로수 아래 흙 위에 덮어진 금속덮개. 찾아보니 '수목덮개'라고 한다. 보도타일과 맞추어 디자인된 것이 인상적이다. 덮개 없이 깔끔하게 잔디로 덮힌 것도 좋다. 꽃이 많았다. 꽃을 좋아하고 사진을 찍으면 어른이 된거라던데.. 카톡 프사에는 하지 말아야지. 이동하는 길에서 리듬과 흐름이 느껴진다. 잘 정비된 곳은 기분을 좋게 한다. 좋은 물은 기분을 더 좋게 한다. 물은 위험이 많은 조경요소이다. 비, 가뭄, 온도, 이끼 등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잘 정비된 개울과 호수가 더 기분 좋게 닿는 걸까. 초입에 호수가 있다. 유유자적한 분위기가 '와'라는 탄성을 자연스럽게 뱉게 한다. 눈 앞에 홍학이 있다. 모형 같은데 살아있다. 잔잔한데 선을 통해 물이 흐르는 것을 느끼게 한달까. 본질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담고 어디로 흘려보내느냐도 중요한 듯하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벤치의 모습이 있다. 배를 형상화한 걸까, 씨앗을 형상화한 걸까. 벤치라는 건 생각보다 많은 걸 담고 표현할 수 있다. 날씨가 참 좋은 날이었다. 너무 좋아서, 오히려 사진의 노출 설정이 어려웠다. 카메라와 더 가까워지고 내 눈과 마음을 연결하고 싶다. 한번쯤 공원에 집중하며 걸어보자. 나의 마음에 집중하며 걷는 것도 좋고,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해도 좋다. 김영범강서구에서 삶의 전반을 보낸 김영범입니다.저는 해보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에요.경험 중인 수많은 순간이 어느 날 잘 꿰어져 보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