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공원 산책 (1) / 김영범 최근 열대야가 매우 기승이었다. 항상 듣는 '역대급'이며 '기록적'인 열대야였다. 더위를 피해 사진이 쨍하게 나오는 낮보다는 기분 좋게 땀을 약간 흘리며 걸을 수 있는 시간에 공원 두 곳을 찾았다.◆ 방화근린공원◆ 느티공원방화근린공원은 개화산 밑 꽤 큰 규모의 공원이다. 농구장, 트랙, 공연장이 있고 둘레길과 연결되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느티공원은 작은 놀이터 정도의 규모다. 이곳에는 500여 년 동안 서 있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서 있다.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된 이곳에서는 마을수호신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인상 깊었던 건 다른 공원이나 놀이터에 비해 관리가 정말 깨끗하고 정갈히 잘 되어 있었다.공원의 선과 구조를 담으면서 해질 즈음의 공기, 시간, 하늘색을 기록한다. 담은 분위기는 그날의 느낌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곧은 선은 안정감을 준다.재질도 담는다. 어떤 운동은 매끈한 바닥이 어떤 운동은 잔디가 필요하다.공원들의 공통된 피사체를 찾는다. 공통된 피사체에서 유사점을 발견하고 차이점을 발견할 때 우리는 어떠한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모아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을.우리 일상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벤치이지 않을까. 놀이터를 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아이와 부모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해하고 싶지 않아 담지 못했다. 다음에는 놀이터도 꼭 담아야지.최근 '처서매직'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마침 사진을 찍기 가장 좋은 계절이 되었더라.나는 하나의 사진으로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낼 자신은 없다. 그렇지만 시간을 쌓는 꾸준함은 여전히 하고 있다. 학위 논문을 쓰면서 많은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 나만의 이론을 주장하게 되었을 때 꽤 큰 기쁨이 있었다. 나의 사진도 어떠한 패턴을 찾아내는 기반이 된다면 그날도 꽤 큰 기쁨을 느끼겠지.김영범강서구에서 삶의 전반을 보낸 김영범입니다. 저는 해보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에요.경험 중인 수많은 순간이 어느 날 잘 꿰어져 보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