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코스모스와 초이아트홀 가을이면 김포공항 입구에서부터 인공폭포를 지나 양화대교까지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양쪽 8차선 대로를 줄지어 서 있었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귀빈(외국 대통령 등)이 온다든가 아니면 해외에서 기능올림픽과 스포츠 선수들이 김포공항을 통하여 들어오는 날이면 각 마을 주민과 주변 학교 학생들은 김포가도에는 코스모스처럼 양쪽 길에 태극기를 들고 흔들어대는 모습이 코스모스와 비슷하다. 올해 펼쳐진 국군의 날 행사와 똑같아 보인다. 그 시절에 까까머리로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사촌 형들이나 동네 형들이 듣던 팝송을 신기해하며 들었고 그걸 따라 불러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나는 사촌 형들의 그런 영향으로 팝송을 주로 들었지만, 다른 친구들은 가요(뽕짝)를 남진 나훈아의 노래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수준 차이 난다고 말하며, 무시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땐 왜 그랬을까) 추석이 되기 전 10여 일 전부터 동네 콩쿠르 대회를 저녁마다 동사무소 옆 공터에서 벌어진다. 마을마다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며, 10여 일간에 예선전을 하고 추석 다음날쯤에는 아마도 결승전 같은 것을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상품은 양은 냄비에서부터 괜찮은 살림살이 용품을 주었던 것 같다. 콩쿠르대회 기간 내에는 별일 없이 잘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반주해 주던 분들이 여러 명씩 오셨는데 한 명이 펑크를 내면 반주가 제대로 되었겠는가.그리고 술 취한 분들이 같은 곡으로 춤판만(상하이 트위스트) 벌이던 분도 계셨고 또 이웃 마을과 경쟁을 하다 보니 이런저런 일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 와중에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밴드들의 즉흥 연주 실력이었다. 어떤 노래든 반주를 다 해주는 연주 모습에 신기해하며, 나도 기타와 노래에 관심을 같게 만들었다. 집안으로 보자면 아버지께서 장구를 치시던 모습이 어릴 적 기억으로 남아 있던 것이 나에게는 한국문화연구원에서 풍물을 배우고 노동문화의 풍물패로 활동하게 되는 것은 운명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보니 서울시 공무원이 되고 나서 취미활동으로 직원 풍물패를 만들어 내고 강습하고 동아리 활동은 꽤 오래 이어졌고 퇴직 후 무엇으로 인생 2막을 만들어 갈까 하는 고민 끝에 만들어진 것이 초이아트홀이 되었다. 중장년들의 취미활동과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곳은 주민자치센터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 꽤 많다.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등산을 좋아하여 명산을 정복해 나가는 분들도 있고 서예나 그림을 전시를 통하여 사람들과 만나는 성취감을 만들어 가는 등 여러 형태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살아간다. 주민자치센터나 문화센터에서 받은 교육 내용을 자신만의 공연을 통하여 드러내고 싶어 하는 분들을 충족 못 하는 것을 초이아트홀에서는 나만의 공연처럼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다. 요즘 젊은 공연자들은 홍대나 대학로 극장을 대관하여 공연을 하고 있으며 그 비용이 몇백만원씩을 들여야 한다.그렇지만 동호회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자존감도 중요하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가족과 지인 정도의 관객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하였다. 그래서 작은 공간이지만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던 것이고 나는 그 역할과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스스로 즐기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최석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