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바꾸는 세 가지 1. 강서구로 이사 온, 얼마 전 알게 된 사실. 강서구에 문화재단이 부재하다는 것. 그래서 부단히 찾던 전시-대안공간이 없었고, 그래서 지역 예술인 지원이 없었던 것이었다. 이사 오기 전에 거주했던 합정동에는, 인근 전시 공간으로 합정지구, 온수공간, 별관, 얼터사이드, 대안공간 루프, 씨알 콜렉티브 등등 조금만 나가도 전시 공간들이 즐비했다. 시간을 내어 다른 지역으로 전시 투어를 갈 때에도 전시 공간이 몰려있는 종로구, 중구, 성북구, 용산구, 강남구 쪽으로 가게 되고, 그 인근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문제는 전시 리스트에 내가 현재 거주 중인 이곳, 강서구가 없다는 사실. 대안 공간이 부재해, 강서구에서 나가야만 전시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도, 문화예술 관련 경험을 위해서는 강서구 바깥으로 발걸음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2. 세계를 바꾸는 세 가지 (수학, 철학, 예술) -문화 예술 경험이 왜 중요할까? 예술은 나와 다른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이해되지 않는 문제들을 이해하려는 마음과 함께하기 위한 공생의 폭넓은 사유의 장이 되기도 한다. (영화나 책, 음악, 미술을 통해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진다.) 최근에 마포구 상암에서 강연 하나를 듣게 됐다. 거기서 한 교수는 세계를 바꾸는 것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했다. '수학', '철학', '예술'. 같은 의미로, 사유 역시 세 가지 방식으로 '철학'은 '개념'을 통해, '과학'은 '기능'을 통해, '예술'은 '감각'을 통해 사유한다. 고 알려져 있다. '예술'은 '철학'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데, 최근 들어 자주 논의 되는 '인류세' 문제에 대한 대안적 접근으로, 전시에서도 자주 보이는 '사변적' 접근이 있다. 주변부와 중심, 객체와 주체-비인간과 인간에 관련된 이런 내용은, 인간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것들에 대한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다. 누군가의 그러한, 깊은 고민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예술 작업을 본다면, 그 자체로도 폭넓은 시각과 질문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다분하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기 위한 측면으로 예술이 있다.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_니체의 책. 예술은 그런 ' 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안적 방식을 상상할 수 있다.'라는 가능성의 관점에서, 예술은 다양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는데, 그 이야기를 거주 중인 강서구에서도 듣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서구 내에 있는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공간을 내주어야 한다. 조금만 둘러보아도 이미 다른 지역들에서는, 지역 내 예술인 전시 지원뿐만 아니라, 관련 워크숍과 강연들이 활발히 진행되며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3. 타지인 같은 현지인의 시선 이번 달, 2024 Kiaf SEOUL(한국 국제 아트페어)이 있었다. (미술과 관련된 논의를 떠나, )미술계가 떠들썩했으며, 각국에서 날아 온 사람들한테 보여주기 위해, 여기저기서 분주하게 전시가 이루어졌다. 청년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강서구에서도 문화예술의 다양한 경험을 접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 강서구 외 지역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문화예술을 즐기고, 예술인들이 모여 다양한 이야기가 생겨나는 지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끝으로 글을 줄인다. 덧붙이는 글 '혹시 내가 유독 예술을 좋아해서 멀리 다니는 건가?' 하는 의심에서 찾아본 기사 내용도 아래 첨부합니다. *서울 시민들은 문화예술을 관람하거나 참여 활동을 할 때 지역과 상관없이 찾아가는 경우(59.5%)가 가장 많았고, 거주지 주변(24.8%)과 학교·직장 등 생활권(13.5%)에서도 즐길 거리를 찾았다. 거주지 주변에서 이용하는 공공 문화시설은 도서관(32.9%), 야외 공원(20.4%), 미술관(14.3%) 순으로 나타났다.*https://m.khan.co.kr/local/Seoul/article/202306011042001 (경향신문-영화보다 공연·전시, 주말엔 OTT... 코로나가 바꾼 문화생활 2023.06.01 김보미 기자) 강먼지1995년 부산 출생, 사진 프리랜서,현재 강서구 등촌동 거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