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음이 무너진다. 후드득 후드득.비가 내린다. 후드득 후드득...마음이 무너지는 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힘겨운 날들이 이어진다.누군가가 쉴 틈도 없이, 누군가의 퉁퉁 부은 눈가를 가라앉힐 새도 없이... 나에게 향하는 조언을 가장한 훈계를, 그 말을 들여다본다.둘째라서 좋았던 적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곱게 갈린 뼈들이 놓일 공간을 의논하는 때에도 나는 그중에 제일 어려서 혼자 그 대화에 끼지 못했다. 그때 나는 혼자서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혼자서 빙글빙글 같은 자리를 돌면서 그곳을 바라봤다. 제각각 다른 입 모양과 표정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사진을 바라봤다. 나는 둘째여서 관을 뒤로 한 채로 앞장서서 사진을 들었고.아, 둘째여서 응급실도 들어가지 못한 채로 중환자실에서 마주할 수 있었고. 둘째라서... 둘째라서... 두 번째라서... 그래도 누군가에겐 1처럼 큰 2이기를...그래도 누군가에겐 1만큼 독립적인 2이기를...그래도 누군가에겐 1같이 특별한 2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흰자와 노른자흰자에서는 깔끔한 맛이 나고 노른자에서는 고소한 맛이 납니다. 이 두 개의 경계가 흐릿한 계란 후라이에 케찹을 뿌려 먹으면 조화로운 맛이 납니다. 단 순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계란 후라이 위에 케찹으로 하트 모양을 자주 그리던 아이였고, 앞으로도 케찹으로 하트를 그리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사람으로 머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