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 싶으세요? 그럼 같이 연주하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아토 [ART-O]'라는 커뮤니티 브랜드의 디렉터이자, 다양한 북을 연주하며 살아가는 연주자 KIMO입니다. 3년째 비 음악인들과 함께 ‘젬베’를 연주하고 있기도 하죠.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젬베에 관한 설명을 먼저 드리는 것이 좋겠네요. 젬베는 서아프리카의 타악기로, 통나무를 깎아 만든 몸통에 염소나 송아지 가죽을 씌워서 만듭니다. 기계가 아닌, '누무'라고 불리는 장인들이 손수 곡괭이와 도끼로 나무를 파내고 조각해서 만드는 악기이죠.젬베가 아프리카 악기라는 것은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 처음부터 아프리카 전역에서 사용했던 악기는 아니었습니다. 13세기 무렵, 현재의 서아프리카인 말리제국의 만뎅(Manden) 문화권에서 젬베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이 연주되기 시작했고, 음악이 발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대에 음악은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었죠. 사람들은 연주를 통해 의사소통 했고, 그 시대의 기록을 음악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젬베는 ‘서아프리카의 타악’ 문화의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젬베의 영어 표기법은 Djembe입니다. 서아프리카 말리의 바마나 부족의 이야기에 따르면 ‘dje’는 사람이 모이는 것을 뜻하고, ‘be’는 평화를 뜻한다고 하여 '모두가 평화롭게 모이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합니다. 실제 아프리카에 가면, 모두가 둘러 모여 춤추고 연주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함께 연주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행위로 자리 잡혀 있습니다. 편 가르지 않고 누구든 상관없이 함께 즐깁니다. 그 흥이 강력한 에너지와 분위기를 만들어 내죠.2011년, 우연히 젬베를 만난 저는 저도 모르게 덜컥, 젬베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젬베의 역사도, 연주법도 전혀 몰랐죠. 수업과 해외 영상을 전전하며 연습하던 중, 글 한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매주 홍대 놀이터에서 누구나 상관없이 모여 젬베를 연주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내가 가도 되는 건지, 괜히 피해를 주지는 않을지 고민하다 ‘일단 나가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홍대 놀이터로 향했습니다.멀리서부터 악기 소리가 들렸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여러 명이 모여 연주를 하고 있더라고요. 어색했지만 한쪽에 자리를 잡고 같이 젬베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젬베를 두드리는 제가 있었죠.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내가 누구인지, 뭘 하는 사람인지, 나이는 몇 살 인지 그 무엇도 상관없이 함께한다는 것, 여러 명이 모여서 연주하는 에너지와 웅장함, 내가 그 리듬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 이 부분들에 매료되었어요. 이 경험이 저를 계속 연주하게 만들었고, 10년이 넘는 시간인 지금까지 젬베를 연주하며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또 젬베 수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이유이기도 하죠.젬베가 편 가르지 않고, 누구든 상관없이 함께 즐기며 만드는 흥으로 강력한 에너지와 분위기를 만든다고 말씀드렸죠? 함께 연주하고, 리듬에 빠져서 즐기는 행복한 시간. 그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도 만들어줍니다. 이것이 젬베의 또 다른 매력이에요.현재 *‘젬베 왕국 만들기’ 프로그램에 함께 하고 있는 분들도 이 매력을 한껏 느끼고 있습니다. 직장도 집도 아토 스튜디오에서 먼 참여자 한 분이 ‘주중에는 일을, 주말에는 친구나 가족, 연인과 온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나만을 위한 시간이 부족해요. 젬베 치러 오는 길이 멀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젬베를 치는 화요일 한 시간 반이 유일하게 나만을 위한 시간이어서 끊기 어렵네요.’라는 피드백을 줬어요. 그때 아, 우리의 ‘젬베 왕국 만들기’가 이루어지고 있구나, 생각했어요.‘젬베 왕국 만들기’는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 가족 중심 교육 목적으로 시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2023년 성인 대상 프로그램이 되고,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정규 레슨 프로그램이 탄생되었죠. 그것이 ‘젬베 왕국 만들기’의 시작이었습니다. 멤버들과는 젬베를 치는 시간 이외에 같이 술도 먹고 여행을 가기도 했어요. 젬베를 통해서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이 마음이 통했기 때문에 멤버들도 함께하고 있는 거겠죠? 이 사람들과 함께라면 서로를 축하하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젬베 왕국 만들기’‘젬베의 시대’는 2022년, 2023년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일반인(비 음악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에는 가족 중심 교육 프로그램이었어요. 젬베를 연주하고, 앨범을 만드는 것 이외에도 글과 그림을 활용한 인문학적 활동, 움직임 워크숍, 공연 관람 등도 병행했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서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습니다. 약 6개월 동안 24회를 진행했어요.2023년 ‘젬베의 시대’는 직장인, 성인 대상으로 진행했어요. 함께 연습하며 공연도 하고, 앨범도 냈죠. 3개월 동안 12주 차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어요. 이 프로그램에서 만난 분들과 프로그램 이외의 시간도 함께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젬베 왕국 만들기’가 시작되었습니다.‘젬베 왕국 만들기’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확실해요. 첫 번째,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 두 번째, 노력해서 해냈을 때 성취감을 느끼는 것. 세 번째, 합주의 순간을 즐기는 것입니다. 같이 합주를 하다보면 ‘우리가 된다’, ‘만들어 가고 있다’란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제가 젬베에 처음 빠졌던 이유와 같죠. 내가 리듬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고, 그것이 함께하는 리듬을 만들었을 때의 즐거움이란 젬베를 쳐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희열일 거예요!더 많은 사람들이 연주가 주는 힘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과 연주하고 싶고요. 현재는 이 순간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공유하기 위해 공연, 교육, 워크숍, 레슨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여러분, 행복해지고 싶으신가요? 그럼 같이 연주하시죠! 젬베와 함께 기다리고 있을게요! KI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