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린 줄 알았는데 기러기 이사각 x 이석희 <작업실 「이사각」>계획을 하는 중, 계획만 하는 중, 계획이라도 하는 중. 6월을 계획하고 있다가 7월.. 8월.. 9월.. 10월이 될 것 같은 <작업실 「이사각」> 개업식. 작업실을 디자인한 이석희 디자이너의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정식으로 개업식은 하지 않았지만 공항동 길 끝자락에 있는 이 자그마한 공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드나들고 있다. 석희씨는 공간을 만든 사람 입장에서 ‘닳고 닳을 때까지 쓰면 되었다’라고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이사각 발대식 겸, 출범식 겸, 작업실 개업식 겸, 사실은 야심 차게 이석희 작가 데뷔전을 욕심 내고 있다. <오린줄>의 첫 번째 전시가 될 <작업실 「이사각」>은 공간 디자이너인 이석희의 「이사각」 작업실 인테리어와 완성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과정 중심의 작업 방식을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지 실험하고자 한다. 석희씨는 본인 왈, 자신은 (예술하는)너희들과 다르게 지극히 상업을 하는 인테리어 (소위)업자(디자이너란 단어도 손사레를 치며 No, No)라고 하지만 공간을 기획할 때 발휘되는 반짝이는 창의력과 디테일은 ‘이게 예술인데?’란 생각을 하게 한다. 순수예술 전공 출신이자 현재 그래픽 디자인만 하는, 그것도 이젠 실제 ‘디자인’보다 일이 되게 만드는 행위를 더 많이 하는 나는 이제 예술인이 아닌 걸까? 작업실을 만드는 일은 ‘내 작업’은 아닌 걸까? 미대를 나와 사각 캔버스와 화판에 무언가를 그리던 그게 예술이었을까? 이것이 저것 같고, 저것이 이것 같은 순간을 마주한다. 5월 중순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여러 일들을 교차해 가면서 진행하는 석희씨와의 현재 작업은 그 경계를 더 흐릿하게 한다. 분명 클라이언트가 있는 외주 사업이자 공동 작업인데, 진정 이게 ‘나’ 같기도 하다. <오린 줄 알았는데 기러기 PART1. 작업실 「이사각」>이 슬금슬금 진행되고 있다. 여기저기 말하고 다녀(지금 여기서도) 이제 무르지도 못할 상황인데, 미룰 수는 있어 9월 초에서 9월 말, 10월 중순까지 미루고 있는 중이다. 이왕 하는 거 하고 싶은 걸 잔뜩 늘어다 놓을 거라 오픈을 기념해 오리들도 풀어 놓아보련다. Joo 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