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첫 번째 마스터리 스킬 : 달리기 2년 전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땐 1k를 겨우겨우 달렸었습니다.그때 달리기를 할 수 있었던 동기는 이거였어요.‘1k든 100m든 간에 매일 한다는 데 의미를 두자. 하다 보면 점점 늘어날 거야. 지금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처럼.’그렇게 매일 쌓아온 1k가 어느덧 하프마라톤 21k의 완주가 되었습니다.그때는 달리고 난 후 몸이 엉망진창이었어요.‘내가 도대체 이걸 왜 하는 거지?’ 했어요.하지만 지금은 그 완주했던 기억이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정신적 지지대 역할을 해줍니다.도전해서 성취를 이뤄낸 기억이 또 다른 도전을 가능케 하는 거죠.매일 1k를 달렸던 기억이, 하프 마라톤 완주의 기억이 제 모든 삶에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그래서 여전히 고된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생각합니다.오늘은 여의도공원으로, 오늘은 서강대교를 건너서오늘은 광화문으로, 오늘은 노들섬에 가야지.여러 다짐과 불안 여러 가지 문장과 무질서하게 쌓인 생각을달리면서 먼지 털어내듯 덜어내고 싶은 마음으로요.어떤 생각의 시즌이냐에 따라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도 달라지곤 합니다.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한 루틴을 지켜낼 시즌에는 샛강의 조용한 길 또는여의도공원을 갑니다.평화롭고 차분하며 사람이 많이 없는 곳을 선호합니다.헤매는 기분일 때, 열정의 양이 이미 내가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넘어섰을 때감당할 수 없는 한 품에 들어오지 않는 큰 대도시의 모습을 띠는 곳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어느 날에는 밤 9시에 출발해서 광화문까지 내리 달렸습니다.오래전 혼자 광화문에서 걸었던 기억을 손에 쥐고 이제는 목적지가 된 그곳으로.촘촘하게 만들어지고 쌓아 올려진 하나하나의 도시들이 그때그때 다른 하나하나의 나를 감싸주는 겁니다.듣는 음악들도 늘 ‘나’라는 지금의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불규칙한 느낌이 전혀 없는 BPM 90대의 음악을 선호할 때도 있고 섬세함을 포착할 수 있을 만큼 기민한 상태라면 Jazz, Classic을 듣습니다.둔감한 상태일 때에는 오히려 빠르고 설득이 잘 되는 댄스 음악을 위주로 듣습니다.출발할 때는 내딛는 다리의 힘부터, 호흡까지 늘 다릅니다.하지만 도착할 때는 늘 똑같은 상태에 도달합니다.다리가 무겁고 호흡이 지쳤고 피로한 상태가 되었지만 내 정신과 마음만큼은 깨끗하고 가벼운 상태로요.flat한 도로처럼 평평한 ‘나’로써 내일을, 또 한 주를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보내기를 다짐하는 아무 날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달립니다.달리면서 나를 알아차리고 새로운 생각과 묵은 생각의 교차점이 생겨나는 그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주연희30대 초반의 파워 내향형 인간..